2013 국내 자동차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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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국내 자동차시장 전망
강동완 연구위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2012년 국내 판매, 4년 만에 감소 전환
국내시장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판매가 122만대까지 감소했지만 2009년부터 호전되며 2011년까지 3년 연속 증가했었다. 2009년은 개별 소비세 인하와 노후차 교체 지원 정책 등 정부 지원 정책, YF쏘나타, 쏘렌토R, 투싼ix 등 인기 모델의 신차 출시가 주요 원인이었다. 2010년은 아반떼, K5, 스포티지R 신 모델 출시로, 2011년에는 신형 그랜저와 모닝의 출시로 3년 연속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3년 동안 증가하던 국내시장은 그리스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을 직접 받으면서 2011년 10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2012년 들어서도 마이너스 성장은 지속되어(2월, 5월 제외) 9월까지 국내 판매는 전년비 5.9% 감소한 111만 5천대를 기록했다. 부진 원인은 경제 상황과 시장 내부 요인으로 나눠 볼 수 있다. 경제적으로는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폭이 확대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졌고,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로 유가가 치솟아 가솔린 가격이 리터당 2천원을 상회하는 등 고유가가 지속되었다. 가계부채 확대로 이자와 원리금 상환부담이 증가하여 실질 소비 여력이 축소되는 등 전반적 경제 여건이 자동차시장에 부정적이었다.
자동차시장 내부 여건도 악화되었다. 2011년 초 출시된 그랜저와 모닝의 신형 모델 판매 증가에 비해 2012년에는 신차 출시가 적었고 신형 싼타페도 8월 생산차질을 빚는 등 신차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소형 상용차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가격이 인상된 것도 판매 부진의 한 요인이었다. 2,000cc 이상 차량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로 판매가격이 하락한 것은 긍정적 요인이었지만 수요 증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수입차는 고공 행진, 차급은 양극화
국내시장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수입차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국내업체의 신차 출시가 부족한 상황에서 해외업체는 경쟁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면서 판매 가격을 인하하고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판매 확대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9월까지 수입차는 월 평균 1만대 이상, 전년비 20.1% 증가한 9만 6천대를 판매했다. 시장점유율도 8%를 상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차급별 판매는 최대 차급인 준중형이 두 자릿수 감소를 보인 반면, 경차와 수입차는 크게 증가해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경차는 신차 레이 출시 효과와 고유가 지속으로 유지비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모닝, 스파크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전년비 10.5% 성장했다. 준중형은 모델 노후화가 심화되고 경차 수요로 소비자 이동이 증가하면서 21.4% 감소했다. 하반기 신차 K3, 아반떼와 SM3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되어 판매가 증가하면서 연말까지 감소폭은 줄어들 전망이다. 대형 차급도 작년 초 신형 그랜저의 판매 호조로 인한 기저 효과로 26.2% 감소하며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상용차는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소형 상용이 부진했고 건설투자 감소 등에 따른 중대형상용 부진까지 겹쳐 13.8% 감소했다.
기아ㆍ한국GMㆍ쌍용 증가, 르노삼성 부진
업체별로는 현대가 그랜저 판매의 기저효과와 아반떼/쏘나타 감소를 신차 i30, i40, 싼타페 출시로 상쇄하면서 판매는 5.8%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변동 없이 43.2%를 지켰다. 기아는 35만대로 4.6% 감소했지만 신차 레이, K3, K9 효과로 점유율은 0.4%p 상승했다. 한국GM은 신차 말리부 출시와 캡티바 호조로 0.5%p 점유율이 증가했지만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스파크의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어 증가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쌍용도 경영정상화와 SUV 차종의 선전으로 11.8% 증가하며 점유율을 0.5%p 늘였다. 반면 르노삼성은 주력차종인 SM3, SM5의 극심한 부진, 신차 부재, 영업망 위축으로 판매가 48.6% 감소하며 점유율도 7.2%에서 3.9%로 3.3%p 감소했다.2013년, 대내외 불안요인 증가
내년 국내경제는 대내외 여건 악화로 경기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 지속과 미국 경기 회복 지연, 신흥국 성장세 둔화 등 대외 여건이 2012년 대비 크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2012년 0.1%의 낮은 수출 증가율에 따른 기저효과로 수출 증가세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회복세가 지연되고 주요 수출국의 보호주의 강화 정책 등으로 회복세는 지연될 전망이다.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외환시장에서 원화 강세 전망도 수출 경기에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 성장률도 3.2%로 3%대 초반의 저성장세가 예상된다.투자 면에서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수출이 제한적으로 회복하고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본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기업의 투자 심리는 지속적인 위축이 예상된다. 주택경기 부진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은 가계의 금리 및 원리금 상환 부담을 확대시켜 실질 구매력을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득 창출 능력이 부족한 저소득층과 고령층,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가계부채 조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향후 가계부채 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소비 위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13년 판매, 1.0% 감소한 153만대
2013년 국내시장 환경은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가 상존할 전망이다. 공급이 부족했던 소형 트럭이 물량이 증대되어 상용 부문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한-EU FTA 발효 2주년인 2013년 7월 EU산 소형차와 중대형 승용 관세가 각각 4.0%, 1.6%로 추가 인하되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하지만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가계 부채 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실현 시 부채 상환에 따라 고가 내구재인 자동차 수요의 축소는 불가피하다. 공급 측면에서도 판매를 견인할 볼륨모델의 신차 출시가 2012년에 이어 적을 것으로 예상되어 신차 효과로 인한 수요 증대는 제한적으로 예상된다. 현대는 싼타페 롱바디와 연말 제네시스 후속을, 한국GM은 소형 SUV 트랙스를, 르노삼성도 소형 SUV 출시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기아는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신 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데, 쏘울 후속, 카렌스 후속, K3 하이브리드의 신차와 K5 페이스리프트로 판매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하이브리드차의 세제 감면 기간을 연장하여 고연비차에 대한 세제 지원을 지속한다. 하이브리드차 구매시 취득세는 2014년까지,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는 2015년까지 감면되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차에 대한 취득세 감면도 2015년까지 3년 연장된 점도 경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조건이다. 한-미 FTA 발효 1주년에 따라 2.0ℓ 초과 차량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가 현재 8%에서 7%로 낮아진다. 이런 요인들을 종합해보면, 2013년 국내 판매는 전년비 1.0% 감소한 153만대로 전망된다. 판매는 금년에 이어 2년 연속 하락세이며, 향후 경제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수요 위축도 우려된다.
승용은 정체, RV/수입차 증가
차급별로는 전통적인 볼륨 차급인 준중형, 중형, 대형은 감소하는 반면 RV는 신차 출시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차는 세금 면제 혜택 등 경제적 이점이 부각되면서 판매 호조가 지속되겠지만, 모닝과 레이의 신차 효과가 감소되면서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소형은 신차 출시가 없어 금년 대비 감소한 4만 8천대 수준으로 2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며, 준중형은 하반기 출시된 K3, 아반떼와 SM3 페이스리프트 효과가 사라지면서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형 차급은 국내시장의 최대 차급으로 위상을 이어가겠지만, 2012년의 저조한 판매 성적에 이어 2013년에도 8.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대형에서도 그랜저 신차 효과 감소와 제네시스 신차 출시에 따른 대기 수요로 전년비 7.2%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SUV 차급은 한국GM 트랙스, 르노삼성 소형 SUV 등 소형 모델과 싼타페 롱바디가 출시되면서 신차 효과를 등에 업고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MPV에서도 2006년 뉴 카렌스 출시 7년 만에 후속 모델이 출시되면서 미니밴 차급도 7.8% 증가할 전망이다. 자영업자와 소규모 서비스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소형상용은 공급 부족이 일부 해소되면서 5.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는 증가세는 둔화되지만 한-EU FTA에 따른 관세 추가 인하, 지속적인 신차 출시, 젊은 고객층으로의 저변 확대 등 각종 호조 요인이 계속되면서 2013년에도 3.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별로는 판매 상위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독일 4개 업체를 중심으로 공세가 강화되면서 업체간 부익부빈익빈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BMW가 10월 선보인 신형 1시리즈의 2012년 판매분 모두가 소진되었고, 벤츠 신형 A클래스도 3천만원대로 출시해 중대형의 성공적 확대를 소형차로 연결시키는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인기 모델인 골프의 7세대 제품을 하반기 출시하여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는 2012년 신형 캠리의 호조와 함께 하이브리드차 시장 성장에 공을 기울일 예정이다. 피아트는 500을 출시하면서 한국시장에 재 진입할 계획인데, 이로써 수입 소형차 시장의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수출과 생산, 소폭 증가
2013년 수출은 전년비 1.2% 증가한 331만대가 될 전망이다. 국내업체의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지속되는 등 제품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으며, 한-미, 한-EU FTA 발효로 해당 지역 수출에 대한 가격 경쟁력 제고도 긍정적 요인이다. 르노삼성과 쌍용은 신흥시장 수출 비중을 확대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현대도 신형 싼타페,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기아는 K3 등 인기 차종의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반면 북미와 신흥국 경제 약화는 수출에 부정적 요인이다. 생산은 전년비 0.4% 증가한 471만대로 수출 증가세 지속과 가동률이 감소했던 르노삼성의 생산 증대는 긍정적인 반면, 국내 수요 감소와 주요 완성차업체의 주간 연속 2교대 근무는 생산량 축소를 초래할 전망이다.수요 감소 요인 모니터링 및 대비 필요
2013년 국내 자동차시장의 성장 여부는 대내외 경제 여건에 달려있다. 유럽 재정위기 안정이 대외적으로 가장 큰 변수이며,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계부채의 조정 여부가 국내 경기를 좌우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업체의 신차는 부족한 반면 수입차는 가격 경쟁력과 신 모델 출시를 앞세워 공세를 강화할 전망이어서 국내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체들은 수요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시장 상황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이전글2013 세계 자동차시장 전망 1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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