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변속기 시장의 글로벌 경쟁(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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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변속기 시장의 글로벌 경쟁(上)
- 기술 및 시장 중심
모세준 연구위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VW, 닛산, 혼다 등은 연비개선을 위해 차세대 변속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주요 차세대 변속기에는 다단화 자동변속기(AT1)), 무단변속기(CVT2)), 듀얼클러치변속기(DCT3))가 있다. 자동변속기의 다단화로 인한 연비개선 효과가 낮아지면서 일본업체들은 무단변속기, 유럽업체들은 듀얼클러치변속기를 활용하여 새로운 변속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에 차세대 변속기 시장을 2편으로 나누어 조명해 보고자 한다. 상편에서는 차세대 변속기 시장의 기술 및 시장 동향을 살펴보고, 하편에서는 부품/완성차업체의 개발 경쟁을 분석할 예정이다.차세대 변속기 부상
향후 자동차는 하이브리드를 거쳐서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전기차, 연료전지차로 발전할 것이다. 하이브리드는 엔진, 변속기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변속기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순수 전기모터만으로 구동되는 전기차, 연료전지차는 엔진, 변속기 기술이 불필요해진다. 모터에는 간단한 감속기만 필요하며, 이 감속기는 간단한 기어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기존 변속기만큼의 복잡한 기술이 요구되지 않는다. 하지만 친환경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전기차 시장이 부진하여 변속기 기술은 앞으로도 중요할 것이다. 과거 친환경차에 대한 시장 전망은 2020년을 전후하여 내연기관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가 부상할 것이라고 하였다. 실제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증가하였지만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여 과거의 전망이 너무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최근 시장 전망에 의하면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시장은 12% 증가율을 보이면서 1,36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 비중은 11% 수준이고 이 중 대부분이 하이브리드차이므로 전기차 시장은 2.5%에 불과하다. 결국 변속기가 필요한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2030년 이후에도 95% 이상을 차지하므로 변속기 기술의 중요성은 약화되기 어려운 상황이다.자료 : 후지경제연구소, 주 : FCEV 미포함
변속기 기술의 발전
최초로 개발된 자동차용 변속기는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발명된 3단 수동변속기이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미국 GM이 주도적으로 변속기 기술을 발전시켰으며, 1940년에는 자동변속기를 개발하여 상용화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1990년대 이전까지 자동차용 변속기는 5단 수동과 4단 자동변속기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석유파동 이후 연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차세대 변속기 경쟁이 심화되었다. 기존 자동변속기는 1989년에 5단 자동변속기가 개발되면서 전 세계적인 다단화 경쟁이 시작되었다. 이와 더불어 일본업체들은 다단화 자동변속기에 대응하기 위해 무단변속기에 대한 기술을 육성하였으며, 유럽업체들은 수동변속기를 개선한 듀얼클러치변속기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최근에는 이런 차세대 변속기들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다단화 자동변속기, CVT, DCT 기술이 혼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에는 앞에서 언급된 차세대 변속기들이 모두 사용될 수 있지만, 시스템에 맞게 변형되어야 한다. 업체별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상이하고 다양하여 전체 시스템 효율성을 최적화할 수 있는 변속기가 사용된다. 최근 상용화되고 있는 시스템에서는 주로 CVT와 다단 AT가 사용되고 있다.① 자동변속기
자동변속기(AT)는 클러치 페달로 기어를 변속하는 수동변속기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따라서 자동변속기 발명은 운전에 미숙한 여성, 노약자들이 쉽게 운전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변속감을 제공할 수 있어서 연비가 악화되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주요 기술로 자리 잡았다. 자동변속기 개발은 1900년대 초반에 독일에 의해 시도되었으나, 상용화는 1940년대 초 GM에 의해 이루어졌다. 초기 모델은 2단이었으며 1940년대 4단으로 발전하였다. 이후 4단은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였다. 5단은 50년 후인 1990년 초에 일본업체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10년 후인 2000년 초에 독일, 일본업체들이 6단을 출시하였다. 미국에 의해 개발된 4단 변속기가 오랫동안 사용되었으나, 1990년대 이후 일본, 독일업체들이 5단 이상의 변속기를 개발하면서 다단화 경쟁이 심화되었다. 최근에는 9단까지 개발되었으며 향후 10단 이상의 자동변속기가 출시될 예정이다. 문제는 최근 20여 년간 진행되어 온 자동변속기 다단화 경쟁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다단화를 통해 소형화, 효율성 개선을 달성하였다. 하지만 지속적인 다단화를 추진할 경우 연비개선 효과가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향후 진행되는 다단화는 연비개선 효과보다는 마케팅적인 요소가 강해지고 있다.자료 : ZF | 자료 : ZF |
② 무단변속기
무단변속기(CVT)는 기어를 통해 동력이 전달되는 기존 변속기와 달리 2개의 도르래를 벨트 등으로 연결하여 변속이 무한대로 이루어지는 기술이다. 연속적인 변속으로 엔진과 함께 효율적인 조합을 구성할 수 있어서 경제성이 우수하다. 그리고 기존 변속기의 단절된 변속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가장 부드러운 가속을 실현할 수 있다. 하지만 벨트에 의한 동력전달로 미끄러짐이 발생하여 출력이 높은 대형차에 적용할 수 없고 주로 소형 및 경차에 적용되어 왔다. 초기 자동차용 CVT는 1958년 네덜란드 DAF社에 의해 상용화되었다. 당시 내구성 부족으로 적용차량이 소형차에 한정되어 널리 보편화되지는 않았다. 1980년대 이후 일본업체들이 다시 관심을 가지면서 기술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일본업체들은 소형차 위주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었고 경제성이 우수하여 CVT에 대한 투자에 열중하였다. 따라서 주요 일본업체들은 독자적인 CVT를 개발하였고 최고의 기술 수준을 확보하였다. 특히 닛산은 CVT를 가장 이상적인 변속기로 판단하여 대형차에도 적용하고 있다. 무단변속기는 여전히 자동변속기 대비 부족한 내구성, 핵심부품 독점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다양한 운전조건에서 벨트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필요하며, 핵심부품인 벨트는 보쉬 등 일부 업체가 독점하고 있어 보편화될 경우 기술 의존도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그리고 시장에서의 상품성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변속감을 제공하므로 소비자들은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며 부드러운 변속감에 대한 선호, 비선호가 모두 존재한다.자료: 르노닛산 |
③ 듀얼클러치변속기
듀얼클러치변속기(DCT)는 수동변속기를 자동으로 변속하게 하는 시스템의 일종이다. 수동변속기는 동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거의 없어 연비가 가장 우수하다. 이런 특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자동변속기의 편리성을 추가한 것이다. 과거 수동변속기를 자동화하는 시도는 있었다. 1990년대 자동화수동변속기(AMT) 기술이 개발되었으나 기술적 한계로 보편화되지 못하였다. DCT는 이를 발전시킨 형태로 2개의 클러치를 사용하여 빠른 변속을 가능하게 하고 스포티한 주행감을 살릴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DCT는 2003년 VW이 양산차에 최초 적용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 기술은 유럽업체들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VW, BMW, PSA, 볼보/포드 등이 상용화하였으며, 일본은 미쓰비시만 개발 경험이 있다. 특히 VW그룹은 주력 변속기로 DCT를 선정하여 전 차종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중국업체들에게도 기술을 공여하여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효율성이 차세대 변속기 중에 가장 우수하여, VW의 경우 6속 DCT가 6속 AT에 비해 연비를 10%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의 원천이 수동변속기이기 때문에 자동변속기만큼 변속이 부드럽지는 않다. 그리고 구조가 매우 복잡하여 가격이 비싸며 기계적인 소음과 고장에 대한 우려가 많은 단점이 있다. 따라서 품질 안정화와 자동변속기에 익숙한 소비자의 이질감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자료: 르노닛산 |
변속기 시장 동향과 전망
① 세계 변속기 시장 규모
세계 변속기 생산량은 2012년 8,123만대 규모이며 2019년까지 연평균 3.8% 성장하여 1억 572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변속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수동변속기는 시장 평균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까지의 연평균 증가율은 3.5% 수준으로 MT시장 비중은 49.5%로 소폭 낮아지지만 생산량이 5,237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완성차 시장이 신흥국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어 저렴한 MT수요는 꾸준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동변속기는 차세대 변속기들의 시장 잠식으로 2005~2012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였다. 그리고 향후에도 성장이 거의 정체되어 AT 시장 비중은 2012년 34.6%에서 2019년 28.1%로 크게 감소(6.5%p) 할 전망이다. 무단변속기는 2005~2012년 연평균 17.7%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하이브리드차 성장과 일본업체들의 적용 확대로 2019년까지 연평균 7.5% 성장이 예상된다. 따라서 CVT 시장 비중은 2012년 8.3%에서 2019년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듀얼클러치변속기는 2005~2012년 연평균 44.9%의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DCT는 VW 등 유럽업체들이 중심이 되어 적용 차량을 확대하고 있어서 2019년까지 연평균 15.2%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따라서 DCT 시장 비중은 2012년 3.8%에서 2019년 7.8%에 이르면서 CVT와의 격차를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자료 : IHS
② 주요 국가별 변속기 사용 환경
변속기는 지역별 선호도 차이가 큰 특성이 있다. 변속기별 선호도가 극명하게 차이 나는 지역은 유럽과 미국이다. 2012년 유럽은 수동변속기 비중이 여전히 70%에 이르고 있고 미국은 자동변속기 비중이 81%에 달하고 있다. 향후 차세대 변속기들이 시장을 확대하면서 수동과 자동변속기 비중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유럽은 듀얼클러치변속기 비중이 8.2%(’12년)에서 12.4%(’19년)로 늘어나며, 미국은 무단변속기 비중이 8.1%(’12년)에서 10.3%(’19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수동변속기를 선호하는 유럽은 듀얼클러치변속기로, 자동변속기를 선호하는 미국은 무단변속기로 수요가 이전될 전망이다.자료 : IHS
일본은 과거 무단변속기로 자동변속기를 대체하여 2012년 무단변속기 비중이 43%에 이르고 있다. 현재에도 높은 이 비중은 앞으로 크게 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은 유럽과 변속기에 대한 선호도가 유사하여 향후 듀얼클러치변속기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유럽에 비해 자동변속기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서 무단변속기 시장도 동반 확대될 것이다. 유럽은 수동변속기, 미국은 자동변속기, 일본은 무단변속기를 선호하는 것은 국가별 자동차 관련 환경 차이에서 비롯된다. 유럽의 경우 연비를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부과하는 특성이 강해 소비자들이 연비가 우수한 수동변속기를 선호한다. 그리고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도심 정체가 적어서 수동으로 변속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도 적다. 또한 고속도로 제한속도가 대부분 130km 이상으로 질주 가능한 도로환경이 조성되어 가속 및 응답성이 우수한 수동변속기 특성이 선호되고 있다. 미국은 출퇴근 시 도심 및 고속도로 정체가 심하여 소비자들은 연비가 낮아도 편의성이 높은 자동변속기를 선호한다. 그리고 직선도로가 많아서 주로 크루즈컨트롤을 사용하여 일정 속도로 장기간 운전하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이런 환경에서는 자동변속기가 편리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호한다. 또한 소비자들이 계단형 변속감에 익숙해져 있어서 이런 느낌이 없는 무단변속기에 대한 선호도는 낮은 편이다. 일본은 도로가 좁고 정체가 심하여 수동변속기를 선호하지 않는다. 또한 대부분의 고속도로 제한속도가 80km 이하로 주행속도가 낮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응답성은 좀 떨어지지만 저속 주행에서 효율성이 높은 무단변속기를 선호한다. 경차 시장이 발달한 것도 소형차에 적합한 CVT가 보편화된 이유이다.③ 자동변속기 다단화 동향
자동변속기는 다단화를 통해 차세대 변속기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자동변속기는 6단이다. 전륜(FF) 및 후륜(FR)차용 6단 비중은 각각 61%, 38%이다. 전륜차를 주로 생산하는 일반 브랜드는 6단을 주로 적용하고 있으며, 후륜차를 주로 생산하는 럭셔리 브랜드는 6단을 비롯해 8단까지 적용하고 있다. 향후 다단화 진행과 함께 자동변속기의 주력 단수는 상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FF의 경우 2019년 8/9단 비중이 19%, 18%로 늘어나고 6단 비중은 51%로 감소할 것이다. 6단이 주류를 유지하지만 8/9단의 성장률이 연평균 6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FR의 경우 2019년 9/10단 비중이 16%, 11%로 증가하고, 8단 비중이 28%에 이르면서 6단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자료 : IHS
시사점
우선, 차세대 변속기에 대한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선별적인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업체별 다단화 자동변속기의 기술 차이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무단변속기, 듀얼클러치변속기 기술 차이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일부 선진업체들이 오랫동안 기술을 축적해온 변속기 방식을 주력으로 선정하여 적용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업체들은 무단변속기를, 유럽업체들은 듀얼클러치변속기에 대한 기술적 우위가 높다. 국내업체들이 이 모든 기술에서 기술격차를 해소하기에는 역량이 분산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현재 역량을 고려하여 집중할 차세대 변속기 기술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국내업체들은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선진업체들의 우월적 기술을 회피하는 과정에서 높은 비용, 낮은 효과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확대를 고려하여 주력 차세대 변속기를 선정해야 한다. 친환경차 중 하이브리드차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차 성능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변속기 개발이 필요하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업체별로 상이하고 변속기 조합에 따라 전체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이브리드차 개발 전략을 고려한 주력 차세대 변속기를 선정해야 중복 투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시장별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하여 차세대 변속기 적용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차세대 변속기로 세계 시장을 모두 대응하기에는 소비자 선호도가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오랜 기간 학습을 통해 형성된 선호도이므로 공급자 위주의 변화를 추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기존 자동변속기, 수동변속기 선호 시장을 각각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변속기 기술 개발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전글차세대 변속기 시장의 글로벌 경쟁(下) 1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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