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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핵심경쟁력의 중심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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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5,246회 작성일 14-07-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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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핵심경쟁력의 중심이동


장우석 연구위원 / 현대경제연구원장우석 연구위원 / 현대경제연구원

1. 개요

 자동차산업은 국내 총생산 및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전후방 파급효과가 커서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부가가치 생산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2012년 기준), 자동차 수출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9%에 달한다(2013년 기준). 그런데 최근 자동차산업의 핵심경쟁력1)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도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차량 시스템의 지능화, 동력원의 전기화, 차체의 경량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치사슬의 변화 및 경쟁구조의 재편에 따른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고의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 트렌드에 대처하지 못하고 추락한 전철을 자동차산업에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자동차산업의 혁신 트렌드, 가치사슬의 변화 및 경쟁구조 재편 현황을 점검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 자동차 생산액의 GDP 대비 비중 >
< 자동차 수출의 총수출 대비 비중 >
자동차 생산액의 GDP 대비 비중 자동차 생산액의 GDP 대비 비중
자료 : 한국은행, 국민계정 자료 재구성.
 주 : 실질 부가가치생산액(2005년 기준).
자료 : 무역협회, SITC에 의한 무역통계 재구성.
 주 : 도로주행 차량 기준.



2. 자동차산업 핵심경쟁력의 중심이동

(1) 자동차의 진화에 따른 핵심경쟁력의 변화

 최근 자동차의 진화 트렌드를 살펴보면 차량 시스템의 지능화, 동력원의 전기화, 차체의 경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첫째, IT 융합 기술이 발전하고 안전성, 편의성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스마트카, 자율주행 자동차 등 차량 시스템의 지능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IT 업계는 자동차산업을 미래 최대의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차량용 운영체제(OS) 선점 등을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구글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도로 시험면허를 취득하여 100만km 이상의 무사고 주행에 성공하며 업계 선두주자로 부상하였다. 애플은 2014년 자동차 전용 운영체제(OS)인 '카플레이(CarPlay)'를 출시하였으며, 음성 명령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에 대응하여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한순간에 몰락한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지능화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우디는 2013년 구글에 이어 두 번째로 도로용 시험면허를 취득하며 기존 완성차업체들 중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벤츠 역시 2013년 독일 남서부에서 100km 자율주행에 성공하였으며, 2020년 자율주행 자동차 양산체제 구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둘째, 휘발유,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 엔진차에서 전기 배터리와 모터로 구동되는 동력원의 전기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자동차의 동력시스템은 엔진에서 전기모터로 진화하는 단계에 따라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전기차(EV), 연료전지차(FCEV) 순으로 상용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2) 주요 선진국 정부들이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전기자동차 개발 및 보급 확대에 주력함에 따라 자동차 동력원의 전기화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전기자동차의 보급을 위해 가장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자동차 연비 기준의 강화 등 기존 자동차에 대한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도 전기자동차 개발 및 구매 활성화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 보조금 지급 등의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셋째, 주요 선진국 정부들이 차량 연비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차체의 경량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2012년 미국 정부가 연비규제 강화 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은 평균 연비를 2025년까지 50% 이상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환경 기준 강화 추세에 따라 연비 개선을 위한 차체 경량화 요구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대응하여 완성차업체는 철강재 비중을 줄이고 경금속 및 복합재를 소재로 사용하는 등 차체 경량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철강재 대신 비철금속(알루미늄 합금, 마그네슘 합금) 및 합성수지(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 계열의 소재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이다.  이와 같은 자동차산업 핵심경쟁력의 변화는 가치사슬 변화, 산업구조 재편으로 이어지며 완성차 및 부품·소재 공급 기업들에게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의 진화 트렌드


(2) 자동차산업 가치사슬의 변화

 자동차의 지능화, 전기화, 경량화 트렌드는 가치사슬의 각 단계별로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첫째, 소재 부문에서는 철강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고 비철금속 및 합성수지 관련 산업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자동차용 경량 소재에 의한 대체위협에 대응하여 경량소재 개발에 주력해왔으나 추가적인 경량효과 실현에는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철금속 및 화학소재 업계는 자동차용 소재 개발에 적극 진출하면서 철강재를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 전체 중간투입액 대비 철강 1차제품 중간투입액 비중은 1990년 10.9%에서 2010년 7.2%로 감소한 반면, 플라스틱 제품의 중간투입액 비중은 같은 기간 4.5%에서 6.6%로 증가하였다.

< 국내 자동차산업 중간투입액 대비
철강 및 플라스틱 투입액 비중 >
< 미국 자동차용 소재의 비중 변화 전망 >
국내 자동차산업 중간투입액 대비 철강 및 플라스틱 투입액 비중 미국 자동차용 소재의 비중 변화 전망
자료 :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재구성.자료 : US DOE/DIA(2010).


 둘째, 부품 부문에서는 자동차부품의 전장화(電裝化), 동력원의 전기화가 진행됨에 따라 기계장비 및 엔진 부품의 비중이 감소하고 전자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내연기관 엔진 및 관련 부품의 비중이 감소하고 전기차 관련 부품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세계 자동차 제조원가 중 전자부품 및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5%, 2050년에는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자동차산업 중간투입액 대비
전기기계 및 장치 투입액 비중 >
< 세계 자동차 제조원가 중
전자부품 및 소프트웨어 비중 전망 >
국내 자동차산업 중간투입액 대비 전기기계 및 장치 투입액 비중 세계 자동차 제조원가 중 전자부품 및 소프트웨어 비중 전망
자료 :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재구성.자료 : Strategy Analytics.
 주 : '20, '30년은 전망치.


 셋째, 완성차 부문에서는 기존 완성차 제조업체의 그린카, 스마트카 생산 비중이 증가하는 한편, 신규 진입자의 등장 및 주도권 역전 가능성도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기존의 내연기관 승용차 판매량이 2020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고, 2030년에는 전기차 등의 판매대수가 기존 내연기관 엔진차의 판매대수를 추월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동계통의 단순화, 핵심경쟁력의 변화 등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신규 완성차업체의 시장 진입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2003년 설립된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러 모터스,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 등은 기존의 완성차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 동력원별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 전망 >
< 세계 자율주행자동차 시장 전망 >
동력원별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 전망 세계 자율주행자동차 시장 전망
자료 : IEA(2011).
 주 : HEV(하이브리드차),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EV(전기차), FCEV(연료전지차).
자료 : Navigant Research(2013).


 넷째, 인프라 부문에서는 전기차의 보급 확대로 정유업체의 사업모델 변화가 촉진될 것으로 보이며, 스마트카의 확산으로 지능형 교통 시스템 구축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규모는 2015년 1438억엔에서 2025년 2901억엔으로 성장할 전망이며, 기존의 정유업체, 전력업체, 완성차업체 등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과 협력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정부는 실제 도로에서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통일된 시스템을 제공하는 스마트 교통 시스템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3) 자동차산업의 구조 재편

 이처럼 자동차의 진화 및 자동차산업 가치사슬의 변화는 산업구조 재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첫째, 자동차산업의 핵심 부문은 기계부품 제작 및 조립 중심에서 IT제조, 소프트웨어, 첨단소재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ICT 분야의 특허분쟁은 자동차 영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모터제어장치, 연료전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충돌회피기술, 자동주차기술 등 그린카 및 스마트카 관련 특허 출원 및 소송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운영체제(OS) 및 기술표준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핵심기술 획득을 위한 M&A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둘째, 자동차산업 내 기업 간 관계는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한 수직적 구조에서 거래 관계의 개방도가 높아지는 수평적 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부품 공급자와의 거래는 자회사 거래, 공존적 협력사 거래 중심에서 병렬적 협력사 거래, 시장 거래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이며, 제한된 협력사 중심의 고착된 구조에서 다양한 플레이어의 등장 및 퇴출이 활발해지는 유동적 구조가 형성될 전망이다. 또한 자동차의 스마트화가 진행됨에 따라 단일 플랫폼 상에서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이 가능한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스마트카 및 전기차 관련 인프라 확충, 기술표준 정비, 안전 및 환경기준 마련 등과 관련하여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는 스마트폰 등과 달리 도로교통 시스템 및 공공 충전인프라와의 연계가 불가피하여 정부 정책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주요국 정부는 전기차, 스마트카를 자동차산업과 ICT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아이템으로 선정하고 유리한 경쟁환경 조성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3. 시사점

 자동차산업의 지각변동을 새로운 성장의 계기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첫째, 고속성장이 예견되는 스마트카, 그린카 사업과 기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급변하는 IT 융합 트렌드에 대응하여 소프트웨어 개발, 시스템 운영관리, 신규 서비스 모델 개발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원천 특허, 기술 노하우 등을 보유한 기업과의 제휴, M&A, 인재 영입 등을 통한 핵심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자동차산업 내 산?학?연 협력 활성화, 중소·벤처기업의 기술보호 강화 등 혁신 지향적 경쟁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보호 강화 및 공정한 거래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자동차산업 내 신규 진입, 인수·합병, 퇴출 등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규제를 정비하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글로벌 선진 기업 및 연구소와의 협력연구 활성화, 우수한 해외인재 유치가 활성화될 수 있는 개방형 혁신체제 구축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셋째, 정부는 초기 시장 창출 및 혁신 지향적 환경 조성을 위해 규제를 정비하고 스마트 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린카 및 스마트카 산업 발전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초기시장 창출을 앞당기기 위해 정부가 일정한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주요 선진국 정부는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 초기시장 창출이 어려운 산업을 대상으로 보조금 지급, 제도개선 등의 수요창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법적 지위 규정, 사고에 대한 대처 방안 마련을 서두르는 한편, 지능형 교통 시스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1) Prahalad and Hamel(1990)에 따르면 '핵심경쟁력(core competency)'이란 ①경쟁자의 모방이 쉽지 않고, ②다양한 상품과 시장에서 광범위하게 재사용이 가능하며, ③최종 소비자의 효용 및 상품, 서비스의 가치에 기여하는 기업의 경쟁력을 의미함. 2) ①하이브리드차(Hybrid Electric Vehicle) : 내연기관으로 주행하는 동안 발전기를 이용하여 배터리를 충전시키고 저속주행시 전기모터를 구동.
②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 외부 전원을 이용하여 배터리의 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차로 전기모터가 주 동력원.
③전기차(Electric Vehicle) : 내연기관 없이 충전된 전기에너지만으로 주행.
④수소연료전지차(Fuel Cell Electric Vehicles) : 수소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연료전지로 기존의 내연기관을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