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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동력자동차 충돌후 전기적 안전 표준 개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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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165회 작성일 15-06-1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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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동력자동차 충돌후 전기적 안전 표준 개발 현황


한창수 책임연구원 / 자동차부품연구원한창수 책임연구원 / 자동차부품연구원

1. 표준의 배경

 현재 전 세계적인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가격(차량가격, 보조금, 전기비용), 성능(일충전주행거리, 가속력, 등판능력), 인프라(충전소, 충전방식, 주차장) 등에 맞춰져 있다. 1993년부터 전기자동차를 연구해 온 필자로서는 오히려 안전(감전, 화재, 폭발)에 대한 우려가 생각보다 크게 부각되지 않는 것은 다행이라 생각된다. 그때는 비가 오는 날이나 침수시 감전에 대한 우려로 인하여 전기자동차 사용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 컸으니까 말이다.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안전에 대한 이슈가 크게 부각되지 않은 것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축적된 고전압 배터리 절연기술 등으로 인하여 실제 침수로 인한 감전사고나 심각한 형태의 폭발 사고 등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적인 전기동력자동차의 구동시스템은 일반적으로 <그림1>과 같이 +극과 -극 사이의 노이즈 제거를 위한 X-캐패시터와, 극과 접지 사이의 노이즈 제거를 위한 Y-캐패시터를 가지고 있다. 사고 발생시 릴레이에 의해 배터리의 전원은 차단된다고 하더라도 캐패시터의 특성상 일정 시간동안 전기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데 절연이 파괴될 경우 탑승자가 탈출을 시도하거나 제3자가 구출을 하려다가 만에 하나라도 감전이 될 가능성은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전기자동차용 전기구동시스템
< 그림1 > 일반적인 전기자동차용 전기구동시스템


 이와 같은 감전에 의한 사고에 대응하기 위하여 <표1>과 같이 각 완성차업체는 차종별로 긴급대응가이드(ERG : Emergency Response Guide)를 통해 사고시 고전압 시스템의 전압을 안전한 상태까지 감소시키는데 소요되는 고전압차단시간을 제시하고 있는데 아우디가 가장 짧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같은 독일 완성차업체의 전기적 안전에 대한 연구내용을 다임러사의 충돌안전 개념 연구를 통해 살펴보았다.

< 표1 > 차종별 고전압 차단 시간
차종별 고전압 차단 시간


2. 독일 다임러사의 충돌안전 개념

 Rainer Justen 박사에 따르면 다임러사는 메르세데스 벤츠 S 400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면서 7단계 안전 개념을 정립하였고 이후 개발되는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1. 모든 고전압 와이어링에 대해 충분한 절연과 특별한 플러그를 가진 칼라코드와 접촉 보호장치 2. 화재보호벽 앞에 매우 단단한 영역내에 잘 보호되어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용 고강도 철재 하우징 3. 분리된 냉각회로와 터짐판을 가진 분출용 벤트를 가진 충격흡수젤 속에 놓인 배터리셀 4. 자동으로 배터리 터미널을 분리시키기 위한 다중 안전 인터록 5. 연속적인 단락회로와 이상 모니터링 6. 고장 또는 화재시 고전압 시스템의 액티브 방전 7. 사고시 전압 시스템의 파이로 작동 트리핑

 특히 사고시 고전압의 차단을 위하여 배터리 컨텍터를 오픈한 후 5초 이내 고전압을 교류 30 V 및 직류 60 V 이하로 감소시키기 위하여 단락 회로를 통해 액티브하게 방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와 같은 고전압 방전은 전면/측면/후면 충돌 및 전복에 대한 충돌 감지 센서에 링크되어 있는 구속 시스템의 구동에 의해 이루어진다.  캐패시터에 포함된 고전압 에너지를 최대한 빠르게 소진시키기 위하여 사용되는 PRE-SAFE 시스템은 프리텐셔너의 프리텐션 시간을 기존 100 ms에서 10 ms 이하로, 벨트에서 탑승자 수축에 사용되는 인장력을 기존 200 N에서 800 N으로 향상시켜 탑승자를 충돌 전 이상적인 시트 위치로 되돌려 보내는 전동화된 시트 벨트와 연계하여 사용되고 있다.  <그림2>는 다임러사에서 제시하는 사고의 종류에 따른 스위치 오프 전략을 나타내고 있다. 시트 벨트 프리텐셔서 또는 에어백 1단계가 구동되는 전면 충돌 같은 덜 심각한 사고의 경우 고전압 시스템은 가역적으로 셧다운시켰다가 자체 진단 후 절연 이상이 감지되지 않으면 복귀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에어백이 완전 전개되는 심각한 사고일 경우에는 고전압 시스템을 비가역적으로 차단하게 되는 2가지 전략을 이용하고 있다.

충돌시 고전압 차단 전략
< 그림2 > 충돌시 고전압 차단 전략



3. ISO 6469-4 표준

 이와 같은 충돌후 전기적인 안전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임러사를 포함한 독일측에서는 2011년 11월 국제표준기구인 ISO(International Standardization Organization)에서 6469-4 표준 제정을 발의하였고 TC22(자동차) SC21(전기자동차) WG1(안전분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미 ISO에서는 전기자동차 안전표준 6469 시리즈 3종과 연료전지자동차 안전표준 23273 시리즈 1종을 발간하였고 국내에서는 이를 부합화하여 KS 표준으로 제정한 상태이다. KS R ISO 6469-1~3은 각각 배터리, 차량, 탑승자에 대한 안전표준이고, KS R ISO 23273은 압축수소 충전 차량에 대한 안전표준이다.

- ISO 6469-1 : 내장형 전기에너지 저장장치 - ISO 6469-2 : 기능적 안전대책과 고장 대비 보호 - ISO 6469-3 : 전기적 위험에 대한 인명보호 - ISO 23273 : 압축수소 충전 차량의 수소위험 방지

 ISO 6469-4의 적용 범위는 최대 작동 전압이 교류 30~1000 V 또는 직류 60~1500 V인 전압 등급 B 전기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의 내부와 외부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충돌 후 전기적인 안전 요건만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충돌 시험 절차에 대해서는 각국에서 규정하고 있는 표준에 따라 시험하도록 하고 있고 시험 후 전기적인 결과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다.  충돌 후 전기적인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4가지 기준 중 최소한 하나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 전압 한계 - 절연 저항 - 물리적 보호 - 전기 에너지

1) 전압 한계

 전압 한계는 ERG의 고전압 차단 시간과 같은 개념으로 <그림3>과 같은 전기동력자동차의 전기 회로에서 차량이 초기 충격 후 일정 시간(tm) 때 측정한 전압 V1, V2, Vb가 교류 30 V 또는 직류 60 V 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tm이라는 시간은 본 표준에서 가장 많은 논란이 있는 부분으로서 각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압 측정의 시간이 달라 독일의 경우 10초를, 일본의 경우 60초를 주장하였고 비록 독일에서 의장을 맡았지만 의견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독일의 경우 자국의 기술적인 우위를 통해 더욱 안전한 기준으로 표준에 삽입코자 하였으나 60초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일본에서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자국의 완성차업체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막대한 자금 투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용하지 않았다. 확실한 수치는 최종본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겠지만 아마도 10초라는 수치 기입없이 tm이라는 기호를 통해 각국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할 것 같은 분위기이다.

V1, V2, Vb의 측정 위치 < 그림3 > V1, V2, Vb의 측정 위치


2) 절연 저항

 절연 저항이란 전기가 흐르는 부분과 접지 사이의 저항을 말하는 것으로서 직류 회로에 대해 100 Ω/V, 교류 회로에 대해 500 Ω/V 이상을 가지도록 하고 있다. <표2>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인체는 미소한 전류만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절연 저항을 통해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4>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12V 연축전지는 기존 차량과 동일하게 차체에 접지되어 있다. 반면 <그림5>와 같이 고전압 배터리는 차체와의 절연으로 인해 침수시에도 절연파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만약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절연 저항이 저하되지 않아야 한다.

< 표2 > 60 Hz 교류전류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
60 Hz 교류전류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

12V 배터리 접지 < 그림4 > 12V 배터리 접지


고전압 배터리 접지 < 그림5 > 고전압 배터리 접지


3) 물리적 보호

 차량이 충돌하더라도 전기적으로 노출되는 부분이 없다면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이 표준에서는 ISO 20653에 따른 보호 등급 IPXXB를 따르는데 손가락이 틈 사이에 들어가 감전되는 것을 가정하여 <그림6>과 같은 손가락 형태의 조인트 시험용 핑거를 이용하여 10 N ± 10 %의 하중으로 시험한다. 시험을 위해서 램프와 직렬로 연결된 저압장치(40~50V)를 시험용 핑거와 측정부 사이에 연결하여 램프가 켜지지 않으면 물리적인 보호가 되어 있다고 간주할 수도 있다.

IPXXB 시험용 조인트 시험용 핑거 < 그림6 > IPXXB 시험용 조인트 시험용 핑거


4) 전기 에너지

 <그림1>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제적인 전기동력자동차의 구동시스템에는 X-캐패시터와 Y-캐패시터를 포함하고 있는데 두 캐패시터 내에는 모터 구동 및 노이즈 제거에 필요한 에너지가 저장되어 있을 것이다. 차량 충돌 후 배터리 터미널이 분리된다고 하더라도 잔류 에너지가 남게 되는데 충돌 후 일정 시간 후 두 캐패시터 내에 저장된 에너지의 합이 0.2 J 이내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전압 한계와 마찬가지로 일정 시간에 대한 것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차피 잔류 에너지와 전압 한계는 비례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 시간이 정해지면 완성차업체들은 그 시간 내에 캐패시터 내에 잔류 전기 에너지를 소진시키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이는 기술적인 한계나 비용상승을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중요사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4. 향후 진행방향 및 국내 대응 방안

 현재 본 표준은 마지막 단계인 발간을 앞두고 FDIS(Final Draft International Standard) 단계에서 수정작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작년 10월경 커맨트 검토 회의를 완료하고 최종 마무리 작업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전압 한계와 전기 에너지에 대한 측정시간에 대해서는 각국에서 정하는 것으로 결정이 될 것 같은 분위기인데 이는 독일(Daimler, VW), 일본(Toyota, Honda, Nissan), 프랑스(Renault), 미국(Ford) 등 각국의 표준 전문가들이 주로 완성차업체에서 참여하고 있으므로 실제적인 자사의 기술력과 손익을 따져가며 제정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완성차업체나 부품업체의 전문가들의 참여가 거의 없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현재 상태에서는 측정 시간에 대한 항목이 그다지 큰 규제가 되지 않을 정도라고 판단되지만 전기동력자동차의 증가와 함께 충돌 후 안전에 대한 이슈는 더욱 커질 것은 불 보듯이 뻔한 일이고 이때 대비하는 것은 다소 늦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는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선두자리에서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을 개발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도 안전 표준을 제정하는데 있어서는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참고문헌
[1] ISO/FDIS 6469-4:2014 Electrically propelled road vehicles – Safety specifications – Part 4 : Post crash electrical safety. [2] Rainer Justen, Daimler AG, Crash safety of Hybrid- and battery electric vehicles, 22th ESV-conference, Paper No 11-0096,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