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자동차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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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자동차시장 전망
장재룡 책임매니저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2020년 세계 자동차시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부진 지속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도, 아세안 등 신흥국의 회복으로 2년 연속 감소세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美中 무역협상 불확실성 지속과 동시다발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 등으로 세계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내년 자동차시장의 회복은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1. 세계 자동차시장 동향 및 전망
올해 세계 자동차시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중국, 인도, 아세안, 중동 등 신흥국의 동반 부진으로 전년대비 5.0% 감소한 8,695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의 경우 미국은 美中 무역갈등 여파로, 유럽은 수출 부진과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경기 둔화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흥국의 경우 중국은 美中 무역갈등 지속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과 경기 둔화로 판매 감소세가 심화되었고, 인도는 경기부진과 금융경색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큰 폭으로 판매가 감소하였다.
내년 세계 자동차시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부진은 지속되지만, 중국, 인도, 아세안 등 신흥국의 회복으로 전년대비 0.4% 증가한 8,730만대로 전망된다. 선진국의 경우 미국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유럽은 브렉시트 등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2년 연속 감소세가 예상된다. 주요 신흥국의 경우 중국은 신에너지차(NEV) 폐지 전 특수로, 인도는 경기 회복 국면 진입으로 전년도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등 자동차 판매가 회복할 전망이다. 후년까지도 세계 자동차시장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9,000만대 수준으로의 회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차급별로는 SUV의 비중 확대 추세가 선호 지속과 신차 출시 증가로 인해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SUV 비중 확대 속도는 그동안 고성장이 지속된 영향으로 인해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SUV 비중은 34.2%로 전년대비 2.2%p 증가했는데, 올해는 35.6%로 전년대비 1.4%p 증가가 예상되며, 내년에는 36.9%로 전년대비 1.3%p 증가할 전망이다.
고급차의 경우 올해 세계 자동차시장의 부진으로 인해 전년대비 0.6% 증가하며 1,027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전년대비 2.8%로 성장세를 확대하며 1,056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신흥국에서의 양극화 확대에 따른 성장세 지속과 차급 다양화가 고급차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동차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전동차 판매는 테슬라의 모델3 판매 호조 등으로 BEV 증가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면서, 전년대비 15.3% 증가한 429만대로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HEV 비중이 올해는 절반 이하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주요업체의 BEV 신모델 출시 증가와 함께 유럽의 CO2 규제 강화로 성장세가 확대되면서 전년대비 29.3% 증가한 555만대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에서도 신에너지차(NEV) 보조금 폐지 전 특수로 인해 BEV 판매가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2. 지역별 자동차 시장 동향 및 전망
1) 미주권
먼저 미국 시장은 올해는 SUV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세단의 감소세 확대와 완성차업체의 인센티브 축소에 따른 소매판매 부진으로 전년대비 1.1% 감소한 1,708만대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에는 美中 무역갈등 장기화와 11월 대선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자동차 구매심리가 위축되면서 전년대비 1.6% 감소한 1,680만대로 전망된다. 2년 연소 감소가 지속되는 것이다. 특히 금리인하로 할부금리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차업체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판촉 축소가 지속되고 있고, 신차 가격 부담으로 소비자의 중고차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시장은 올해 고용 부진과 물가 상승에 따른 소매판매 둔화에도 불구하고, 플릿 판매 호조로 전년대비 6.8% 증가한 264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정부의 연금개혁과 공기업 민영화 등 재정 개혁의 진전으로 경기 회복 모멘텀이 강화되면 소매 판매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호조를 보이던 플릿 판매가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보다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전년대비 3.2% 증가한 273만대로 전망된다.
멕시코 시장은 정책 불확실성으로 민간투자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자동차시장의 부진이 심화되었다. 올해 자동차 판매는 전년대비 5.4% 감소한 135만대로 3년 연속 감소가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에는 3년 연속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와 기준금리의 단계적 인하 등으로 전년대비 2.5% 증가한 138만대로 전망된다.
캐나다 시장은 2017년 자동차 판매가 고점을 기록한 이후 대차수요 감소와 판촉 축소로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는 전년대비 4.1% 감소한 190만대, 내년에는 전년대비 1.6% 감소한 187만대로 전망된다. 2021년 이후에야 3년 연속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와 SUV 신차 출시 증가 등으로 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중남미 시장은 올해 최대 시장 아르헨티나의 산업수요 급감으로 인해 21.3% 감소한 117만대가 예상된다. 내년에는 아르헨티나가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고, 콜롬비아의 경기가 안정되면서 2.5% 증가한 120만대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 10월 발생한 칠레에서의 반정부 시위 확대에 따른 비상사태 선포와 같이 중남미 전역에 정치적인 불안 요인이 산재해 있어 자동차시장의 회복을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다.
2) 유럽권
유럽 시장은 올해 작년 9월 시행된 WLTP(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의 기저효과와 美中 무역갈등,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 대내외 리스크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년대비 1.0% 감소한 1,756만대가 예상된다. 작년의 경우 WLTP 시행 전 선수요가 발생한 데 비해 WLTP 시행 이후에는 올해 초까지 인증 문제로 인한 공급 지연 등으로 판매 감소가 지속되었었다. 내년에는 CO2 규제 강화로 인해 판매 감소가 확대될 전망이다. 완성차업체 대부분이 강화된 CO2 규제치(130g/km → 95g/km) 충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패널티 절감을 위해 판매 물량 조정에 나서면서 전년대비 3.0% 감소한 1,703만대가 전망된다. 한편 대폭적인 CO2 규제 강화에 맞춰 폭스바겐 ID 3/ID 4, 테슬라 모델Y, 볼보 폴스타2, 포드 쿠가 PHEV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BEV/PHEV 신모델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유럽에서의 내년 전동차 판매는 142만대로 전년대비 4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디젤차 수요 감소와 완성차업체의 규제 대응을 위한 공급 축소분을 만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 시장은 올해 경제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부가세(VAT) 인상(18% → 20%)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자동차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년대비 2.1% 감소한 176만대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물가 안정 및 재정지출 확대로 경제가 소폭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방 경제제재 지속에 따른 약화된 소비자 구매 여력과 교체수요의 기반이 되는 2015~2016년 사이의 신차수요 감소 영향으로 2년 연속 감소하며 전년대비 0.6% 감소한 175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터키 시장은 올해 내외부적인 정정 불안으로 전년대비 37.6% 대폭 감소한 38만대로 예상된다. 2016년 97만대 이후 3년 연속 감소하면서 자동차시장이 40%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내년에는 3년 연속 급감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10.3% 증가한 42만대가 전망된다. 하지만, 환율 불안이 지속되면서 고점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의 부진한 시장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 아시아권
중국 시장은 올해 美中 무역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부양 정책이 지연되고, 딜러 재고도 악화되면서 전년대비 10.9% 감소한 2,050만대가 예상된다. 내년에는 신에너지차(NEV) 보조금 폐지(2021년) 전 특수로 인한 선수요와 2년 연속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3.9% 증가한 2,130만대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융 규제, 경제 개혁 지속 및 무역갈등 장기화로 인해 경제 성장률이 6% 수준으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여 소매 판매는 정체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후년의 경우 공산당 창당 100주년으로 대규모 경기 부양 정책이 예상되는 만큼 자동차시장의 회복세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시장은 올해 농업 생산 저조와 금융 경색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13.5% 감소한 292만대로 예상된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인도 경기가 노동법 및 토지법 개혁, 기준금리인하, 유동성 공급 등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로 인해 다시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서 판매가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BS6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BS4 차량 재고 소진 및 BS6 적용 신차 판매 개시로 해소되면서 내년 판매는 전년대비 4.0% 증가한 303만대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권의 유동성 위축이 지속되고,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가처분소득 감소로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아세안 시장은 올해 수출 경기 악화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전년도 수준으로 정체된 352만대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태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투입을 확대하고, 감세 정책과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전년대비 5.5% 증가한 372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자동차 대중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아세안 자동차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호주 시장은 올해 주택 등 자산가격 하락과 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구매력이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정부의 대출심사 강화로 가계부채 규제가 확대되면서 전년대비 7.9% 감소한 106만대가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에는 정부의 경기 부양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소득세 감면과 함께 건설업, 광산업 등에서의 일자리 증가로 실업률이 하락하면서 산업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해 전년대비 1.3% 증가한 108만대가 전망된다.
4) 아중동권
중동 시장은 올해 중동 최대 시장인 이란에서 미국의 제재 여파로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이탈하면서 판매가 급감하고, 저유가 지속으로 인해 전년대비 16.3% 감소한 241만대가 예상된다. 내년에도 이란 내에서의 차량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GCC도 경제 개혁의 부작용으로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보여 전년대비 2.0% 감소한 226만대로 전망된다.
아프리카 시장은 올해 알제리의 외화 유출 규제, 남아공의 전력난, 이집트의 불매운동 영향 등으로 전년대비 7.1% 감소한 113만대가 예상된다. 내년에는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년대비 1.7% 증가한 115만대가 전망된다.
5) 국내
국내 시장은 올해 SUV를 중심으로 한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외산차의 WLTP 인증 지연으로 인한 공급 부족 문제와 올해 중반 이후 일본차에 대한 불매 운동 등으로 전년대비 3.6% 감소한 175만대가 예상된다. 내년에도 美中 무역갈등의 장기화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확대 및 韓日 관계 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RV 신차가 다수 출시되고, 외산차의 공급문제도 해결되면서 자동차 판매는 전년대비 1.2% 증가한 177만대로 전망된다.
이처럼 내년 세계 자동차시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올해와 비슷한 정체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럽을 필두로 한 환경규제 강화와 중국에서의 NEV 보조금 폐지 전 선수요 등으로 전동차 판매는 BEV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완성차업체들은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에 대한 투자비 확보를 위해 인원 감축을 비롯한 강도 높은 비용 절감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또한 고성장하고 있는 모빌리티 시장은 완성차업체에게 기회이자 위기로 다가오면서 이에 대한 완성차업체의 대응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자동차산업에서의 구조적인 변화는 완성차업체 뿐만 아니라 부품업체를 비롯한 자동차산업 밸류체인 전반의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변화에 적기에, 적절히 대응하고, 적응한 업체만이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은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과 관련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비용 절감을 위한 과감한 개혁과 함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외부업체와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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