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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 다시 모빌리티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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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106회 작성일 23-03-1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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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 다시 모빌리티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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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정책연구소 양재완 선임연구원 

 지난 1월 5일~8일, 총 4일간 美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글로벌 최대 기술 및 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취소·축소 운영되며 운영에 차질을 겪었음에도 이번 CES 2023은 삼성, LG 등 국내 550여 개의 기업을 포함하여 글로벌 173개국 3,00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약 11만 명의 관람객이 동반되며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전시 품목은 일반 가전을 포함하여 메타버스, AI, NFT, 헬스케어,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였으며, 대표적으로 모빌리티 분야를 전면에 세워 전동화, 자율주행, 차량 SW, 인포테인먼트 등 급변하는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경우, 각사별로 추구하고 있는 중장기 미래차 계획에 기반하여 양산이 임박한 신차들과 이에 들어가는 신기술을 중심으로 소개하였다. 폭스바겐은 공격적인 전동화 전략을 통해 그간 부재했던 세단형 전기차 모델인 ‘ID.7’을 공개하고, 아우디는 차량 내 가상 현실(VR, Virtual Reality) 게임이 가능한 VR 인카 엔터테인먼트(VR In-Car Entertainment) 시스템을 전시하였다. 
  벤츠는 최근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경험(UI/UX) 분야에서 새로운 프리미엄을 추구해오던 최신 운전보조시스템(ADAS) 기술과 함께 ZYNC(`19년 美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차량용 UI/UX 인포테인먼트 업체)사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개하기도 하였다. 
  전동화에 집중하고 있는 BMW는 완전히 새로운 전기·전자 아키텍처 및 개선된 구동 시스템, 생산 비용 절감을 표방하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Neue Klasse’와 이를 적용한 새로운 전기차 컨셉카인 ‘BMW i 비전 Dee’를 공개하였다. Dee는 Digital Emotional Experience을 뜻하며 운전자와 자동차 사이 관계를 더욱 가깝게 만들겠다는 BMW의 목표 의식이 담겨져 있고, 차량 디지털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었다. 
  스텔란티스는 그룹 산하의 피아트를 통해 인터랙티브 쇼룸 ‘피아트 메타버스 스토어’를 선보였으며, 램(RAM)은 전동화 플랫폼인 ‘STLA Frame’ 기반의 신형 픽업트럭 전기차 컨셉카 등을 소개하며, 다양한 미래차 방향성을 보여주었다. 
  일본 소니와 혼다가 합작한 전기차 프로젝트 기업인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신형 전기차 EV 브랜드명을 ‘AFEELA’라고 발표하고 프로토타입 차량을 최초로 공개하였다. 이 프로토타입 차량에는 45개의 카메라와 라이다, 초음파 등의 센서를 장착하고,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5’를 차량에 탑재하여 다양한 멀티미디어 액티비티를 차량 내에서 할 수 있도록 구현하였다. 이 프로토타입 차량에 기반한 양산형 모델은 `25년초부터 사전 예약을 진행하고, `25년 말경에 고객들에게 인도할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다.

  주요 부품 기업들도 전동화, ADAS, AI, 인포테인먼트 등 현실적인 기회에 주목하며 신제품들을 공개하였다. 전통적인 부품 기업들 중에 한국의 현대모비스는 신기술을 융합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 PBV) 컨셉카 2종을 공개하였다. 전동화 시스템 기반 PBV 자율주행 차량인 ‘M.Vision TO’에 ADAS 센서와 e-코너 모듈, MR(혼합현실), 디스플레이 등을 탑재하였고, 레저와 휴식 아웃도어용 PBV인 ‘M.Vision HI’ 차량은 차유리를 대형 디스플레이로 활용하여 영화 감상이나 인터넷 쇼핑이 가능하도록 구현시켰다. 다른 국내 대표 부품 기업인 HL 만도는 by-wire 기술 기반으로 제동, 조향, 현가, 구동이 통합된 ‘일렉트릭 코너 모듈’ 등을 전시하였다.
배터리 기업인 SK온은 현재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에 장착되고 있는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SF(Super Fast) 배터리와 포드 F-150에 들어가는 니켈 비중 90%인 NCM9 등 배터리 3종을 전시하고, 미국 ‘Solid Power’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하였다. LG 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 기판을 활용하여 가볍고 구부릴 수 있는 P-OLED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안경없이 3D를 구현한 3D 계기판, 독자 개발한 필름 형태 익사이터가 디스플레이 패널 또는 내장재를 진동판 삼아 소리를 내는 방식인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 등을 보여주었다.
  그밖에 해외 대표 부품 기업들 중 보쉬는 인포테인먼트와 ADAS 기능이 통합된 차세대 차량제어 도메인 컴퓨터, 자율주행 레벨4 수준의 장거리 라이다와 전기차용 전기 구동 장치 e-Axle 시스템을 전시하였으며, 콘티넨탈은 자율주행 기능 강화를 위해 AI 기술이 적용된 시스템 온칩과 고성능 라이다를 공개하고, 센터페시아에 탑재되는 1.2m 길이의 곡선형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미래차 발전에 빼놓을 수 없는 SW 기술을 보유한 다양한 빅테크 기업들이 자율주행과 전동화 트렌드에 걸맞게 차량 SW 기술과 자사의 IT·AI와 관련한 서비스화 방안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구글은 자체 차량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체험할 수 있도록 차량 2대를 배치하여 새롭게 적용된 디지털 키 기능인 '키 셰어링(Key sharing)'과 AI 음성인식 기능, 그리고 차량 디스플레이에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음악 감상, 지도 검색,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을 경험 할 수 있는 기능들을 선보였다.
  아마존은 ‘Amazon for automotive’라는 이름으로 모빌리티 기술을 전시하고, 자사 음성인식 AI 서비스인 ‘알렉사(Alexa)’가 탑재된 전기차 ‘루시드(Lucid)’를 전시하여 차량 내에서 대쉬보드나 디스플레이의 작동없이 목소리로만 원하는 기능을 동작시키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게다가 전기차 충전시설인 ‘EV go’를 동반 전시하여 전기차 충전 중에도 알렉사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을 부각시켰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데이터 분석, 처리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강화 기술을 함께 소개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차량용 SW 시장 진입을 위해 관련 서비스를 이번 CES에 소개하였다.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차량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여 주행이나 차량 수리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부스에 차량 모형을 설치하여 관람객들이 직접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차량용 SW를 체험할 수 있도록 운영하였다. 그 밖에 AR·MR·메타버스의 자동차 산업 적용 가능성을 제시하는 한편, IoT 기술로 전기차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차량 SW 등을 소개하며 모빌리티 산업 내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엔비디아는 클라우드 기반 게이밍 서비스인 Geforce Now의 적용 대상을 자동차로 확대하고, 향후 현대차그룹, BYD, 폴스타 등 완성차 기업들이 해당 기능을 탑재할 것임을 홍보하였다.

  CES는 일반 가전·IT 전시회를 넘어서 자동차의 미래와 가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모빌리티의 장이 되었다. 이번 CES 2023에서도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 모빌리티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주었고, 완성차 기업을 포함한 대형 부품 기업, 빅테크, 스타트업 등이 참여하여 전동화와 차량 SW 방향성에 대한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미래차 SW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는 IT 기업들, 전동화·차량용 SW·고객 경험 등의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는 완성차 기업과 부품 기업 등, 심화되고 있는 모빌리티 기술 경쟁 속에서 내년에도 더 새롭고 다양한 신기술들이 소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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