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자동차 기술 및 시장 전망과 부품업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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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하반기 국내외 자동차시장 전망
정희식 연구위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최근 자동차산업이 대격변기에 접어들고 있다. 100년 이상 이어져 오던 내연 기관 시대에서 하이브리드차, 연료전지차 시대로 변화하고 있으며,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전기·전자, 정보통신, 신소재 등 첨단 기술이 융합되고 있는 추세에 놓여 있다. 지능형 자동차는 이제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은 운전자가 모든 것을 판단해 운전하지만, 지능형 자동차가 개발되면 차량이 도로의 모든 상황을 판단하여 주행하면서 운전자뿐만 아니라 보행자의 안전까지 고려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지능형 자동차 관련 전장부품의 기술 트렌드와 시장 전망을 살펴본 다음, 지능형 자동차 개발을 위한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대응 전략을 분석하려고 한다. 그리고 자동차의 지능화 또는 전장화라는 환경변화에 직면하여 국내 부품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지능형 자동차용 전장부품의 기술 트렌드
올해 1월에 출시된 현대차의 제네시스에 통합 운전자 정보 시스템(DIS)뿐만 아니라, 레이더와 센서를 통해 차간 거리를 유지해 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운전자의 스티어링 방향에 따라 전조등이 움직이는 적응형 헤드램프(Adaptive Head Lamp), 타이어 압력 측정 시스템(TPMS) 등 각종 첨단 전장 기술이 적용되었다. 이러한 기술들을 통해 지능형 자동차의 발전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지능형 자동차 관련 기술 발전 방향은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진행될 것이며, 주요 기술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 기술 트렌드는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능동형/지능형 안전기술의 개발 및 적용이 확산될 전망이다. 지능형 사고방지/회피, 차량 내외부의 상황 인지, 자동주행 보조 등의 시스템 및 서비스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다.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안전기술의 목표를 충돌하지 않는 차량을 개발해 교통사고를 제로화하는 데 두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첨단 안전 자동차(ASV : Advanced Safety Vehicle)를 개발 중에 있는데, ASV는 차량의 각 부분에 탑재된 센서 및 카메라로부터 운전자의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위험 상황 발생시 1차적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준다. 만약 사고 발생이 예상되는데도 운전자가 대응하지 않으면 자동차가 스스로 충돌 회피 조치를 취하는 안전기술을 적용한 차량을 말한다. 안전 관련 기술로는 충돌방지 기술, 지능형 주차지원 기술, 차량운동 통합 제어 기술 등이 있다.
두번째 기술 트렌드는 자동차에 흥미와 재미를 덧붙여 줄 수 있는 기술인, 카-인포테인먼트 기술이다. 이와 관련하여 자동차에 운전자 통합 정보시스템(DIS), 멀티미디어 네트워크, 텔레매틱스 등의 시스템 및 서비스들이 지속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특히 가전기기와의 연결, 네트워크를 이용한 생활정보의 입수 및 결제, 도로 정보의 수집 등이 추진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일본 스즈키의 경우 대형 LCD를 본네트에 장착한 게임 전용 경차를 모터쇼에 출품하기도 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소비자의 엔터테인먼트 욕구 충족과 제품 차별화를 위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능형 자동차 관련 기술 발전과 더불어 주목받을 전장부품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자동차의 지능화를 위한 컨트롤 기능인 ECU(Electronic Control Unit)의 통합이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의 엔진, 트랜스미션, 브레이크 등을 제어하는 전자 장치를 통틀어 ECU라고 부르는데, 최근 차체 제어뿐만 아니라 네이게이션과도 통합되어 두뇌 역할이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 즉 차량제어 기술이 네비게이션 기술과 기능적으로 밀접하게 연동되어 움직임으로써 지능형 자동차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는 네비게이션이 위치나 사물을 측정하는 센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수준이지만, 미래에는 도로 및 위치 정보를 가공해 운전 및 브레이크를 스스로 판단해서 지원하는 역할까지로 네비게이션의 기능이 확대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는 네비게이션이 자동차의 모든 기능을 통제하는 인공 두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대의 자동차에 탑재되는 ECU의 숫자는 자동차의 지능화 및 전자화에 따라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렉서스 LS시리즈의 경우 약 100개의 ECU가 탑재되어 있다. 그런데 도요타자동차가 기존 상식을 뒤집는 발상으로 ECU 통합을 통해 그 숫자를 줄이는 노력을 추진 중에 있다. 렉서스 시리즈에 탑재된 기존 3개의 ECU를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기존 전자제어식 브레이크 시스템(ECB)용 ECU, 차량 운동 제어시스템(VDIM)용 ECU 및 차량 내부 통신(CAN : Controller Area Network) 게이트웨이용 ECU를 ECB용 ECU로 통합했고, 제어프로그램인 소프트웨어도 3개를 하나로 합쳤다. 도요타는 ECU 통합을 더욱 빠르게 진행하여, 기능 기준으로 파워트레인 제어, 차체 제어, 안전 주행 제어 및 멀티미디어(ITS 포함)의 4개 군으로 통합할 방침이다.
아울러 차량제어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차량제어의 통합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차량의 전자화로 차량 탑재 기기간 데이터 통신량이 방대해짐에 따라 현재의 CAN(Controller Area Network) 통신으로는 이미 한계에 달하고 있다. BMW가 2006년에 최초로 적용하기 시작한 최대 10메가비트의 통신 속도를 가지는 FlexRay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업체들도 2010년에 출시되는 차종부터 FlexRay를 적용할 계획이다.
차량제어 시스템의 표준화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2003년에 다임러, BMW 등이 설립한 AutoSAR가 결성되었고, 2004년에는 도요타, 닛산 등 일본업체들이 JasPar라는 단체를 결성해 ECU 통합 및 표준화를 추진 중에 있다.
한편 안전장치 중에서도 전자 자세제어장치(ESC)가 가장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의 ESC 장착 의무화 계획과도 깊은 관련이 있으며, 자동차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 증대도 ESC 수요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2011년 9월 이후 모든 생산차량의 ESC 장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그밖에 올해부터 주목받을 주요 안전 관련 장치들로는 팝업 엔진 후드, Around View Monitor, 음주운전 방지 시스템 등이 있다. 우선 팝업 엔진 후드는 자동차가 보행자와 충돌했을 때 엔진후드 후단을 매우 빠르게 들어올려 엔진후드와 엔진 등 주요 부품들과의 공간을 충분히 만들어 냄으로써 두부 충격을 완화하는 장치이다. 이때 제어 알고리즘은 에어백의 전개 과정과 비슷하지만, 3개의 가속도 센서가 장착되어 보행자와 차량 충돌을 구분할 정도로 섬세한 측정 능력을 가지고 있다.
Around View Monitor는 180도까지 촬영 가능한 4대의 카메라를 프런트그릴, 좌우 사이드미러 및 백도어에 장착해, 이를 통해 촬영된 영상을 재처리함으로써 차량 위에서 바라보는 영상으로 네비게이션 스크린에 표시되도록 한 장치이다. 이 화상은 차량을 좁은 공간에 주차시킬 때 아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음주운전 방지 시스템은 알코올 냄새, 얼굴 화상 분석, 차량 움직임 등의 정보를 분석하여 음주운전 여부를 차량이 스스로 판단한 후 음주운전의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하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만드는 장치이다.
전동 파워스티어링의 개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일본 부품업체인 JTEKT는 픽업트럭 등 대형차에도 장착할 수 있는 전동 파워스티어링을 개발 중에 있다. 전동 파워스티어링은 작은 모터가 스티어링 칼럼 옆에 장착되어 핸들 작동을 보조해 주는 기능을 함으로써 기존 유압식보다 연비 개선에 효과를 발휘한다. 소형차는 3~5% 정도, 대형차는 1~2% 정도의 연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이는 약 50kg의 차체 경량화 효과와 맞먹는다. 제네시스에도 전동 파워스티어링을 장착함으로써 경쟁 차종 대비 높은 연비를 달성하고 있다. 이러한 전동 파워스티어링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압기구를 완전히 전동으로 대체(Steer by Wire)해서 에너지 절약, 저비용 등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배터리와 ECU 이중화에 따른 고비용 문제와 전자화에 따른 신뢰성 문제가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지능형 자동차의 통신 장치로는 IBA(ITS Business Application)가 주목 받을 것이다. IBA는 고속도로에서 요금 결제에 사용되는 ETC처럼 주차장, 주유소 등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 가능한 자동 요금징수 시스템을 말한다. 이는 자동차의 운전 기능에 추가로 정보 교환 및 결제 기능이 추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주유소, 주차장 등을 방문시 요금을 지갑에서 꺼낸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에 장착된 블루투스 등 무선통신을 활용하여 사전에 지정된 신용카드로 결제함으로써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즉 고속도로에서만 활용되던 ETC 기능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이러한 무선통신 기능이 추가되면 주유 후 생수나 휴지를 받는 것 뿐만 아니라, MP3, 영화 파일 등을 서비스로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용카드 정보, 고객 주소 등의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존재해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능형 자동차용 전장부품 시장 전망
2012년까지 지능형 자동차용 전장부품 시장은 연평균 7.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안전 관련 전장부품과 운전자 정보시스템 관련 전장부품의 수요가 제일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 관련 전장부품으로는 레이다, 카메라 등 센서와 데이터 처리 장치 관련 시장이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이며, 안전 관련 법률 및 규제 강화가 수요를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안전 관련 ECU 시장규모는 2007년 60억달러에서 2015년 100억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운전 지원 시스템(ADAS :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의 성장성이 제일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3억달러에 불과한 ADAS 시장은 2015년 20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주차지원 시스템, 긴급 구난 호출 시스템(E-Call) 등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에어백 시장도 성장성은 낮지만 안전 관련 ECU 시장의 약 2/3를 계속해서 차지할 전망이다.
가장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운전자 지원 시스템으로는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시스템(ACC : Adaptive Cruise Control System),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LDWS) 등이 있다. 그리고 사각 감시 시스템(Blindspot), 졸음 운전 방지 시스템 등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안전 관련 전장부품이 수요 폭발의 동인으로 주목받는 것은 법률 및 제도의 시행이다. 타이어 압력측정 시스템(TPMS)도 2007년까지 신차 의무 장착의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매년 수요가 2배 이상씩 증가해 왔다. 다음 전장부품 관련 법률로 주목받는 것은 미국의 ESC 의무화 계획이다. 올해 9월부터 신차에 ESC 장착이 부분적으로 의무화되고, 2011년까지 100% 완전 장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기간 | ESC 장착 비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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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9.1~2009.8.31 | 미국 신차 생산의 55% |
2009.9.1~2010.8.31 | 미국 신차 생산의 75% |
2010.9.1~2011.8.31 | 미국 신차 생산의 95% |
2011.9.1 이후 | 미국 신차 생산의 100% |
※ 주 : ESC는 자동차의 코너링, 급속한 방향 전환시 자동차의 전복을 방지하는 안전 장치임.
미국의 ESC 장착 의무화에 따라 ESC 보급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보쉬사가 예측한 바에 따르면, 2012년 ESC의 장착 비중은 미국과 독일의 경우 99%에 달하고, 유럽 전체도 77%, 일본은 50%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대수 기준으로는 북미가 2007년 700만대에서 2012년 1,600만대로, 유럽은 2007년 1,000만대에서 2012년 1,700만대로 연평균 15% 이상씩 늘어날 전망이다.
ESC에는 각종 센서와 이를 제어하는 ECU가 필요한데, 이들 센서와 ECU에 소요되는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06년 기준 170억달러 내외인데, 2011년에는 300억달러에 도달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6년 기준 차량 1대에 장착되는 반도체의 평균 금액이 300달러인데 2010년에는 400달러까지 증가하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는 안전과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네비게이션 기능 강화, 무선통신 기능 추가 등으로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 전망에 따르면 휴대전화용 반도체의 연평균 성장률은 -0.1%로 정체되고 있지만, 자동차용 반도체는 11.1%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일반 자동차 1대에 장착되어 있는 반도체 수는 100~150개이다. 부문별로는 마이크로 컨트롤러(MCU)가 20~30개, 메모리가 5~6개, 주문형 반도체(ASIC)가 10~15개, 파워IC 30~40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고유가로 하이브리드차가 많이 판매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반도체 장착 수는 약 730개이며, 금액 기준으로는 1,190달러에 달한다. 가솔린 중형차의 반도체 장착 금액보다 5배나 많다. 최근 고급차에도 첨단 전자 장치가 많이 장착되면서 대당 반도체 장착 금액이 800달러에 이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 증가는 반도체 업계의 구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즉 차량용 반도체에 강점이 있는 반도체업체들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의 매출 비중이 큰 기업들로는 미국의 프리스케일 반도체로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밖에 독일의 인피니언, 독일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일본의 르네사스 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차량용 반도체의 시장이 커질수록 이들 업체들이 반도체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더욱 커질 것이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의 고성능화와 고기능화가 진행되면서 차량용 반도체업체들 간 M&A 또는 전략적 제휴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M&A 또는 전략적 제휴의 방향은 차량용 반도체의 제품 라인업 확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완성차업체들과의 거래 관계가 이전보다 밀접해짐으로써 단순한 반도체 공급업체에서 벗어나 신차개발의 디자인 초기단계부터 참여하는 파트너 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능형 자동차의 기능을 통합 제어할 소프트웨어로 자동차용 OS(Operation System)가 주목받고 있는데, 현재는 심비안과 리눅스가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후발 주자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있는데, 특히 애플은 시장 규모를 현재 3%에서 2012년에는 13%까지 4배 이상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부품 시장을 지역별로 보면 중국 자동차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전장부품의 대규모 수요처로 중국이 새롭게 주목받을 것이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2000년대 이후 연간 20% 이상씩 성장하면서 올해 1,000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중국 전장부품 시장 규모도 지난해 약 135억달러에서 올해 170억달러로 26% 정도 증가할 것이며, 2010년에는 무려 280억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주요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전장부품 개발 및 생산에 있어 중국 진출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비스티온은 중국 상하이를 자사의 글로벌 전장부품 생산기지로 육성할 것이며, 본사 중국기술 센터 내에서 중국 시장용 전장부품들을 개발할 계획이다. TRW도 상하이에 브레이크 부문 전장부품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해 운영중이다. 심지어 덴소는 일본 본사로부터 완전히 독립시켜 R&D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일관 전장부품 생산체제를 중국에 구축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대응 전략
최근까지 지능형 자동차 관련 첨단 장치들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고급차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기술 혁신으로 인한 가격 인하와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증대로 대중차에도 일부 적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에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부품업체들과 협력하여 지능형 자동차용 전장부품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지능형 자동차용 전장부품을 개발하는 전략은 크게 세 단계로 구분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전장 부품업체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전장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다. 완성차업체가 전체 기본 구조를 설계하고 부품업체가 품질, 비용 및 납기를 준수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공급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텔레매틱스용 코맨드 시스템을 개발하고, BMW가 i-드라이브를 초기에 개발할 때 위 전략을 적용하였다. 두 번째는 핵심 전장 부품업체와 협력하여 기능이 통합되고 안정적인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전장부품을 개발하는 단계이다. 이때 완성차업체와 핵심 부품업체간 역할 및 위험 분담이 성공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도요타는 덴소를 지능형 자동차 개발의 핵심 파트너로 삼고 긴밀하게 협력하여 통합된 전장부품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세 번째 단계는 개발된 전장부품과 소프트웨어를 표준화하는 것이다. 표준화를 통해 핵심 부품업체의 독점적 지위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으며, 대량 생산에 의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BMW가 중심이 되어 추진 중인 차세대 차량내 통신인 플렉스 레이의 표준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어 첫 번째 표준화 사례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주요 완성차업체별로 지능형 자동차용 부품 개발 전략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BMW는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첨단 전장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제품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아울러 이러한 첨단 전장 기술이 BMW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내에 전장기술 혁신 위원회를 설치하고 직원들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받아 부품업체와 공동으로 시제품 제작과 테스트를 수행하였다. 현재까지 BMW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i-드라이브 등의 지능형 자동차 관련 기술들을 최초 적용함으로써 첨단 자동차의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고음질 라디오 청취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 위해 고음질(High Definition) 라디오를 알파인, 하먼 베커 등 카오디오 부품업체와 개발해 신차에 장착하기 시작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능형 자동차용 전장부품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내제화를 추진 중이다. 지능형 자동차의 안전성 확보, 정확한 원가 분석, 성능 향상 등을 위해서는 핵심 전장부품의 내제화가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05년 4월 동경에 전자부문 개발 센터를 설립해 화상 인식 기술, 통신 기술 등 전장 분야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이를 통해 자동차에 다양한 전자 및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시키는 속도를 증대시키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개발과 검증을 통합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수요 증가에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도요타 계열 부품업체인 덴소가 지능형 자동차용 핵심 전장부품을 개발하는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덴소가 개발 중인 자동차의 안전과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로는 인텔리전트 경고(Warning)시스템과 윈드쉴드(Windshield) 디스플레이가 있다. 인텔리전트 경고시스템은 자동차 내부 장착 카메라로 운전자의 시선을 측정하여 운전자의 시야에 없다고 판단되는 장애물 발견시 경고음 등으로 위험을 인식시키는 기술이며, 윈드쉴드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앞유리에 교통 정보를 표시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올해 2월에 출시한 도요타 크라운의 경우 세계 최초의 지능형 자동차 기술들이 적용된 사례가 많은데, 카 네비게이션과 차량 제어를 연계한 것이 주요 특징이다. 지도 데이타를 바탕으로 일시 정지선 바로 앞에서 운전자의 브레이크 작동을 도와주는 기능과 고속도로 합류 지점에 자동으로 변속함으로써 운전 위험을 줄여주는 기능 등이 적용되었다. 특히 이러한 모든 기능들이 새로운 장치(하드웨어)를 개발하지 않고 장치간 조합 또는 소프트웨어 변경을 통해 새로운 기능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이 획기적으로 보여진다. 이를 통해서 도요타가 지능형 자동차용 관련 기술과 제품의 시스템 통합을 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혼다는 아시모라는 로봇 개발을 통해 지능형 자동차 관련 인공지능 기술을 시험해 왔다. 로봇에 적용되는 컴퓨터, 각종 센서, 지능화된 제어 장치 등을 자동차에 혁신적으로 접목시키는 것을 목표로 수립한 것이다. 다음 단계의 로봇 개발 목표는 운동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에서부터 주위 상황을 판단해 작동을 스스로 제어하는 지능화 단계로 이행하는 것이다. 즉 자동차 개발 기술을 로봇 개발에 활용하고, 로봇 개발을 통해 습득된 기술은 자동차 개발 기술로 피드백(feed-back)시키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텔레매틱스의 기본 기능인 교통 정보 제공의 충실화와 서비스 이용 무료화를 통해 텔레매틱스 가입자 수를 대폭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혼다의 텔레매틱스 가입 차량들이 탐색 차량(probe car) 역할을 수행해 실시간 도로 교통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신뢰도를 제고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Y세대를 위한 새로운 정액 요금제를 도입해 자동차 신규 소비층의 수요를 촉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포드는 지난 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자동차용 무선 서비스 시스템을 개발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는데, 올해 SYNC라는 차량용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SYNC는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휴대전화와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연동시켜 음성으로 카 오디오와 네비게이션을 작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의 문자 메시지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서비스까지 구현하고 있다. SYNC는 395달러의 옵션으로 제공될 예정인데, 포드, 링컨, 토러스 등 12개 차종에 적용될 것이다. 포드는 최신 멀티미디어 시스템 개발을 통해 최근 부진에 빠진 자동차 판매를 회복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다.
부품업체에 주는 시사점
자동차의 지능화 또는 전장화의 흐름은 더욱 빨라질 것이기 때문에 국내 부품업체들도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부품 생산액 19조엔(190조원, 2006년) 중 약 35%인 6조 7,000억엔이 전장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파워트레인 전장부품(엔진제어장치, 발전기, 센서 등)은 전년동기대비 20% 이상씩 늘어나고 있으며, 조명 및 계량기 전장부품(헤드램프, 모터 등)은 14%씩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부품산업에도 이러한 추세가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런 추세가 전장 부품 관련 업체에 국한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잘못된 판단일 것이다. 자동차의 지능화는 과거 기계 중심의 부품이 전자기술과 융합되어 새로운 기능과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기존 부품의 제품 형태뿐만 아니라 시장 경쟁 구조까지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존 파워 스티어링은 엔진 회전에 의한 유압을 활용해 스티어링을 지원하는 방식이었지만, 최근들어 모터를 활용한 전동 파워 스티어링이 점차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전동 파워스티어링은 상시적으로 유압이 발생되는 낭비를 줄여, 연료 소비 효율을 개선시킬 수 있다. 와이어하네스도 자동차 내부의 전자 기기들을 연결하는 기능을 넘어서, 자동차 내외부의 센서들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을 내려 운전자를 지원하는 첨단 기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기계 부품들이 전기전자 기술과 융합하여 새로운 기능과 형태를 가진 메카트로닉스 부품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국내 부품업체들도 지능형 자동차용 전장부품 관련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부품업체 내부에 전기전자 기술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만을 통해 기술 개발을 시작한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기술개발을 위한 신중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우선 부품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핵심기술 역량을 파악해야 한다. 핵심기술 역량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데 큰 기반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현재 생산하고 있는 주력 제품에 전기전자 기술을 적용할 경우 어떻게 기능이 향상되고 부가가치가 제고될 수 있을 것인지를 분석해서 미리 그려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 미래의 제품 형태가 그려진다면 그러한 혁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전기전자 기술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부품업체가 필요한 전기전자 기술을 확보한 전기전자업체와 제휴관계 또는 지분 투자를 통해 기술 또는 제품 개발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전자산업의 수요 포화로 새로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전기전자 업체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자동차부품업체는 기술 및 제품 혁신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상호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즉 전기전자 업체는 자동차에 대한 노하우가 없고, 자동차부품업체는 전기전자 기술을 모른다는 약점을 제휴를 통해 보완하고, 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길도 함께 모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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