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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속 2교대의 무리한 시행은 재고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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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110회 작성일 08-07-2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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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속 2교대의 무리한 시행은 재고되어야…

신달석 이사장

신달석 이사장 /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현대·기아차 노사는 지난 2005년 단체교섭을 통해 현행 주야간 2교대 근무형태를 주간연속 2교대로 변경하고 2009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는 노조의 건강권 확보 차원에서 근로시간을 축소하고 심야노동을 철폐해야한다는 명분이었으며, 임금 및 생산량 감소에 대한 대응 방안 등 세부적인 사항은 시행이전에 별도 노사합의를 거치도록 되어있다. 그 후 노사 양측은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노사 동수로 추천한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노·사·전문위원 3주체가 협의를 계속 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노사양측은 여러 쟁점사항에 관해 첨예한 입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협상과정이 순탄치 않으리라 예상된다. 노조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 보전을 요구하는 동시에 노동 강도의 강화는 거부하고 있으며, 사측은 생산속도 향상 등 생산성과 연계되는 임금의 질적 보전은 협상 가능하지만 추가 설비투자를 통한 생산량 보전은 수익성 악화로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참고로 지난해 현대차의 시간당 생산량을 기준으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에 따른 생산 감소물량은 연간 26만 5천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1인당 생산대수는 도요타가 61.9대인 반면 현대차는 29.6대로 50%에도 못 미친다. 또한 2007년 하버리포트에 따르면, 차량 1대당 조립시간은 현대차가 30.3시간인데 비해 포드는 23.2시간, 도요타는 22.1시간, 혼다는 21.1시간이다. 이처럼 현대차의 생산성이 경쟁사와 비교하면 크게 뒤쳐져 있는 현실을 무시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아무런 대안도 없이 노동시간 단축만을 요구하는 노조의 주장은 너무 무책임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자동차산업에서 대규모 생산량 감소에 따른 매출손실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면 미래형자동차 등 신기술 투자여력은 줄어들게 되어 결국 경쟁력 약화를 필연적으로 수반하게 된다. 또한 현대·기아자동차의 근무형태 변경문제는 수많은 중소 협력부품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큰 사안이기 때문에 우려하는 바가 크다. 최근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자재가격 상승과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물가상승에 따른 각종 경비증가를 견디기에도 힘겨운 중소 부품업체로서는 대규모 생산 감소로 인한 매출감소가 더해진다면 치명적인 경영악화를 피할 길이 없다. 협력부품업체의 경영이 악화된다는 것은 품질, 납기 등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불안정한 경영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결국에 완성차업체의 경쟁력 약화로 연결되는 악순환 고리가 생성되는 것이다. 지난해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미국 GM을 제치고 생산·판매 전 부문에서 세계1위를 차지했다. 1931년 이후, 75년간 세계1위 자리를 지켜온 GM이 도요타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GM이 근로자와 퇴직자에게 지급해온 연간 90억 달러에 달하는 의료 및 연금비용 부담을 빼 놓을 수 없으며, 이는 GM이 생산하는 차량 1대당 1,500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이다. 반면 도요타는 수년째 노조와 임금동결에 합의하고 생산성 향상에 매진해 온 결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지금부터라도 현대·기아차 노조는 GM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4천500여 협력 부품업체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근무형태 변경의 적절한 시기와 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최선책을 찾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만이 지난 40년간 미우나 고우나 현대·기아차를 국산차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애용해준 소비자, 즉 온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