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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3대 부품업체의 사업 전개 및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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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204회 작성일 08-12-1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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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3대 부품업체의 사업 전개 및 성과

- 덴소, 보쉬, 델파이를 중심으로 -

옥승민 주임연구원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옥승민 주임연구원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최근 일본 및 유럽을 중심으로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간 관계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공생관계 강화 현상은 자동차부품산업에서 글로벌 선도 업체의 사업 전략은 어떠할까 라는 관심을 유발케 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2000년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계 순위에서 줄곧 1~5위권 내를 유지하고 있는 덴소, 보쉬, 델파이의 사업 전개 방향과 성과를 분석해 보기로 하겠다.

1. 자동차부품산업에서 3사의 위상

분석대상인 덴소, 보쉬, 델파이 3사는 완성차업체 납품 기준에 의거,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줄곧 매출규모 최상위를 차지한 회사이다. 특히 덴소와 보쉬는 영업이익률 또한 10%를 상회할 정도로 수익성 측면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3사 공통적으로 자동차의 핵심 기술 분야인 구동부품 부문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보쉬는 디젤 구동부품 부문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 시장지배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 10대 부품업체 최근 6개년 순위 추이>

순위2002년2003년2004년2005년2006년2007년
1델파이보쉬보쉬보쉬보쉬덴소
2보쉬델파이델파이덴소델파이보쉬
3덴소덴소덴소매그나덴소매그나
4비스티온비스티온매그나델파이매그나컨티넨탈
5존슨컨트롤존슨컨트롤존슨컨트롤존슨컨트롤존슨컨트롤델파이
6리어리어비스티온아이싱정기아이싱정기아이싱정기
7매그나매그나리어리어리어아이싱정기
8아이싱정기아이싱정기아이싱정기비스티온포레시아포레시아
9TRW포레시아포레시아포레시아발레오리어
10포레시아발레오TRWTRWTRWZF
자료 : Automotive News 'top 100 Global Suppliers (2002~2007)'

2. 덴소의 사업 전개 및 성과

덴소는 도요타의 자회사이고, 2007년 매출 32조원 중 97%를 자동차산업에서 창출하고 있는 회사이다. 이 중 공조부문 매출 비중이 전체의 32%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회사인 도요타 그룹의 매출이 절반 수준을 차지하면서 지역적으로는 일본계 완성차업체로의 매출이 약 65%를 구성하고 있다. 덴소의 시기별 경영전략은 다음과 같다. 1949년 도요타로부터 분리하여 1953년 보쉬와 기술계약을 체결한 이후 약 15년 동안은 적극적인 보쉬의 전장부문 기술 도입을 통해 사업기반을 확립하였다. 이어서 일본 내수와 수출이 성장했던 1970년대부터는 과감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였고, 미래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 투자로 카일렉트로닉스 시대를 대비하였다. 이러한 준비는 1980년대 완성차업체의 급속한 세계화와 본격적인 카일렉트로닉스 시대를 거치며 급속한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또한 이 시기에 전자제어 및 통신부문의 기술/제품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게 된다. 1990년대 이후에는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완성차업체의 성장과 현지 생산체제에 맞추어 기존 제품 영역을 확대하고, 현지 성장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였으며, 이러한 역사적 과정을 통해 덴소는 1998년 이후 현재까지 연평균 매출액 10%, 영업이익 15% 증가라는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덴소의 경영 성과 추이>

Annual Report(연결기준전사실적), 내부분석 이러한 덴소의 고성장 원동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를 사업, 거점, 고객 측면에서 살펴보겠다. 먼저 사업 측면에서 보면, 기존 사업인 공조부문 이외에도 커먼레일 등 파워트레인 부문과 정보/안전 부문 강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핵심 신규사업을 발굴한 것이 원동력이 되었다. 1995년 상용(商用)차용 커먼레일의 상용(常用)화, 1999년 승용차용 커먼레일 양산 등의 기술적 성과와 2002년 ITS 사업부 신설 및 2006년 정보안전 사업부 강화 등 조직측면의 지원은 신규 사업 성공의 밑거름으로 작용했으며, 결국 파워트레인 및 정보/안전 부문은 1999년에서 2007년까지 덴소 성장 부문의 약 56%를 담당하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하게 된다. 다음으로 거점 측면에서 볼 때, 모회사인 도요타가 본격적인 현지화를 추진한 이전 시점인 1970년대 초반부터 덴소는 미주와 아시아 지역에 공조 부문을 중심으로 생산기지를 확보하였다. 1980년대 중반 엔화 가치가 급상승한 시기에는 일본 완성차업체의 초기 해외 진출에 맞추어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하였고, 1990년대 미주, 유럽, 아시아 지역으로의 다변화를 거쳐 2007년까지 94개의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최근에는 중국, 태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핵심부품까지 생산제품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부품업체로 위상을 차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고객 측면에서 살펴보겠다. 1990년대에 덴소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던 모회사 도요타 매출은 2007년에도 유사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0여 년간 최대 고객 도요타가 2배 이상의 높은 성장을 구가하였고, 이와 함께 일본 및 해외 다른 완성차업체로의 고객 다변화에 성공하면서 덴소의 성장은 더욱 날개를 달게 되었다. 이러한 사업(제품), 지역(거점), 고객 측면에서의 성장 원동력으로 2007년 완성차업체 납품 기준 글로벌 매출 순위에서 덴소는 수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보쉬를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최근 덴소는 「덴소 비전 2015」발표를 통해 시대를 리드해 가는 선도 기술력의 계속적인 확보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사업 현지화 노력, 그리고 혁신과 창조에 부합하는 지속적인 인재 육성을 약속하였다.

<덴소 비전 2015>

덴소 비전 2015  자료: 덴소그룹의 실태조사 2008, 덴소보도자료

3. 보쉬의 사업 전개 및 성과

2000년대 수년간 완성차업체 납품 기준 글로벌 매출 순위에서 부동의 1위였던 보쉬는 최근 덴소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지만 여전히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선도 부품업체로서 위상을 가지고 있다. 보쉬는 커먼레일 등의 파워트레인 기기, ABS 등의 샤시 부품으로 대표되는 자동차부품 부문과 가전, 전동공구 등의 소비자제품/건설 부문, 그리고, 공장 자동화 설비 및 식품/의약품 포장 솔루션으로 대표되는 산업제품 부문을 사업영역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사업영역을 보유한 보쉬는 2007년 그룹 총 매출액 59조원 중 약 60%에 해당하는 36조원을 자동차부품 부문에서 창출하고 있는 회사이다. 앞서 설명한 덴소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자동차 사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업을 다각화하였다는 것이다. 보쉬의 사업 전개 역사를 보면 이러한 다각화 전략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보쉬의 사업 전개 역사>

보안정보통신 자동화 포장 영상기기 가전제품 열기기 전동공구 보쉬의 사업성과를 보면 1990년대까지는 자동차부품 부문이, 2000년대 이후부터는 공장 자동화 설비, 포장 솔루션 등의 산업제품 부문 즉, 비자동차 부문이 그룹 전체의 성장을 주도하였다. 보쉬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1900년대 자동차부품산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렸지만, 2000년대 들어와 기존 경쟁업체들의 신기술/신제품 개발과 신규 업체의 시장진입이라는 도전을 받게 된다. 특히 디젤 엔진 부문에서 덴소의 1800bar 커먼레일 세계 최초 개발(2005)과 독일계 부품업체인 지멘스의 1800bar 커먼레일 개발(2006)은 큰 위협이 되었다. 1978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ABS라는 혁신적 제동시스템은 범용화 되었고, 이후 한 단계 발전된 TCS/ESP에서는 신규 시장 진입자인 컨티넨탈 테베스에게 시장 점유 1위(2006년 기준)를 내주게 되는 등 보쉬는 자동차부품 부문의 성장에 있어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 자동차부품 부문의 경쟁 격화와 독점 지위 상실에 따라 그룹 차원의 자원 배분 전략도 변화를 하게 된다. 생산거점 확대가 1990년대에는 자동차부품 부문에서 44건, 산업제품 부문에서 1건이 추진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자동차부품 부문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국한한 11건, 산업제품은 7건의 생산거점 확대가 추진되어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이와 함께 타기업 인수/합병(M&A) 추진 건수도 자동차부품 부문이 1900년대 7건에서 2000년대 1건으로 축소되고, 산업제품 부문은 1900년대 2건에서 2000년대 4건으로 증가한 것으로도 보쉬의 자원배분 전략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유럽 완성차 메이커에 대한 의존도는 1999년 55%에서 2007년 61%로 증가하였다. 2000년대 서유럽 완성차업체의 저성장과 높은 의존도는 보쉬의 자동차부품 부문의 저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아울러 도요타, 혼다와 같은 일본계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가 수직 계열화를 통한 관계 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성장하는 일본계 완성차업체로 고객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축소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 보쉬는 과거 선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를 해왔던 자동차부품 부문의 성장 저하를 공장 자동화 설비, 포장 솔루션 등의 산업제품 부문과 같은 비자동차 부문으로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극복하였다. 자동차부품 부문의 저성장은 관련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 약화로 초래되었지만, 글로벌 거점 확보 부진, 주요 고객들의 성장 부진, 아시아 완성차업계의 부품업체 수직 계열화 강화도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기술력과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면서 지속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보쉬의 사업 다각화 사례는 자동차부품산업에 또 다른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 델파이의 사업 전개 및 성과

마지막으로 앞서 두 회사와는 성과 측면에서 상반된 결과를 보여 주고 있는 델파이를 살펴보겠다. 델파이는 2007년 매출 21조 가운데 자동차부품 사업 비중이 99%에 달하는 자동차부품 전문 기업이며, 현재는 전기/전자 구조물 부문, 파워트레인 시스템 부문과 오디오, 전자/안전/공조 부문을 자동차부품 사업영역으로, 의료/군수/우주사업 등을 비자동차 사업영역으로 영위하고 있다. 또한 2007년 기준으로 GM 매출 비중은 37%, 이를 포함한 북미계 완성차업체 비중이 60% 수준에 달하며, 지역적으로도 북미 지역 비중이 50%를 상회하는 등 대표적인 북미계 자동차부품업체라 할 수 있다. 델파이의 역사는 GM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GM 내에 존재한 각각의 부품 사업들이 하나의 부품사업부로 합쳐지고, 이후 부품사업부가 별도의 회사로 분사되면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분사 이후에도 GM 쇠락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파산하게 되는 등 탄생에서 흥망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GM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의 경영성과는 북미 시장의 위축, GM 매출 하락과 일부 사업 부문의 매각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축소되어 왔으며, 아울러 영위하는 부품 사업 전 부문이 마이너스 또는 낮은 성장을 보이면서 대부분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델파이 최근 경영 성과 추이>

영업이익 최근 델파이의 성과 부진은 우선 지역 측면인 북미 자동차산업의 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부품산업의 매출 기반이 되는 완성차 생산 대수 추이를 살펴보면 북미 지역의 경우 2000년 정점으로 2001년 급속한 하락을 맞이하게 된다. 1999년 이후 그 비중이 하락 추세이긴 하지만 계속해서 매출의 50% 이상을 북미 지역에서 발생시키고 있던 델파이는 이 지역의 산업 경기 하락에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지역 측면과 유사하게 최대 고객인 GM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델파이의 성과 부진은 연동되었다. 1999년 76%에서 최근 2007년 37%로 GM 매출 의존도가 하락하기는 하였지만 2005년 파산 직전까지도 50% 수준의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었으며, 이러한 높은 의존도로 인하여 델파이는 GM의 경영 성과 악화에 따라 직접적인 악영향을 받게 된다. 또한 고객 다변화 노력도 2002년 GM의 수주 보증 종료에 의하여 델파이가 어쩔 수 없이 진행하였던 측면을 감안할 때, 이익이 담보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GM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델파이의 영업이익률은 점점 악화 되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렇듯 델파이는 지역 경기의 하락과 주 고객의 성과 하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성과 부진이 계속되었다. 수요처 관점의 대외적 환경(지역/고객) 측면이 주된 영향을 주었지만, 내부적 사업 운영의 취약성 또한 성과 하락에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GM에서 분사할 때, GM과 UAW와의 근로계약을 그대로 승계하면서 경쟁사 대비 높은 임금과 복리후생이라는 고비용 구조를 안고 있었고, 2004년 기준으로 향후 매각되거나 매각 대상이 되는 제품군 비중이 32%에 육박할 정도로 효과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영하지 못하였던 점 또한 경쟁력 약화의 주범으로 지적된다. 내부적으로 비핵심 사업을 지정하고, 매각 대상 사업으로 관리를 하였지만 파산 이전까지 사업 또는 자산 매각 건수는 5건에 불과하였고, 대부분 파산 이후에 매각 또는 매각이 진행되어 내부적인 자원 배분 또한 비효율적이었다. 델파이는 이렇듯 대내외적인 여건으로 인하여 결국 파산을 하였지만, 2000년 초반까지 핵심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부품산업을 선도하였던 부품업체였다. 특히 미래 사업인 위성사업과 구동 부문의 연료전지사업에 대해서는 파산 직전까지도 적극적인 제휴를 추진하여 활발한 신제품 개발을 진행하였다. 최근 델파이는 회사 변환 계획에 의거하여 GM/UAW와 근로계약 재협상, 고강도 구조 조정 및 고객 다변화를 통한 회생 전략을 추진 중에 있으며, 그 규모나 부품산업 전반에 주는 영향력으로 볼 때, 성공 여부는 높은 관심 사항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5. 시사점

이상으로 살펴 본 글로벌 부품업체 3사의 사업 전개 및 성과를 통해 다음과 같은 3가지 시사점을 도출해 볼 수 있다.

<글로벌 상위 10개사 연구개발 규모 및 비중 현황_2006년 기준>

글로벌 상위 10개사 연구개발 규모 및 비중 현황_2006년 기준 먼저 3사가 글로벌 선도 부품업체로 자리할 수 있었던 핵심 역량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자체 기술 확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3사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와 비중을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빠른 기술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휴와 인수/합병(M&A) 활용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기술력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켜야 하고, 더 나아가 미래 핵심 기술 요소를 스스로 찾아 개발할 수 있어야 극심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모회사의 기반이 성장 과정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설명한 업체들 가운데 덴소와 델파이의 사례가 이러한 두 가지 요인을 각각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앞서 설명한 델파이 성과 하락의 경우와 같이 모회사의 의존도가 높을 경우, 모회사 성과에 동반하여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완성차업체의 세계화 추세에 맞춘 적극적인 세계화/현지화 노력이다. 여기에는 모기업 해외 진출을 기반으로 하되, 고객 다변화 차원의 단독 해외 진출 또한 포함될 것이다. 또한 제품 및 지역별 전개에 있어 투자 리스크, 신속성, 고객/유통망 확보, 단독 또는 합작 투자 여부, 제휴 및 M&A 추진 여부와 같은 전략적 접근을 통해 자원 낭비를 최소화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