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하반기 국내외 자동차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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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하반기 국내외 자동차시장 전망
김철묵 선임연구위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1. 상반기 시장동향 및 특징
2012년 상반기 세계 자동차시장은 유럽발 재정 및 금융위기, 이란사태 악화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7.2% 증가한 3,970만대로 추정되어 지표상으로는 호조를 보였다. 상반기 세계 판매 증가는 주로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에 의한 생산 차질이라는 기저효과에 인한 일본과 미국의 호조가 주원인이다.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시장의 증가율은 2.5% 정도로 전반적인 상반기 세계 자동차 판매는 예년에 비해 부진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상반기의 세계 자동차 판매는 일본과 미국, 인도 등이 호조를 보인 반면, 서유럽과 브라질, 한국 등이 감소하는 등 지역별로 상당히 차별화된 양상이었다. 일본은 53.6% 증가한 294.7만대(중대형상용 포함), 미국은 14.8% 증가한 727.2만대로 두 나라에서 증가한 196.7만대는 전 세계 증가분 267.9만대의 73.4%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판매가 감소했던 서유럽은 재정위기와 금융위기의 진원지로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전년대비 7.0%가 감소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브릭스시장은 정부의 지원정책, 자동차대중화 확산 등으로 세계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각국 정부의 정책과 경제 여건에 따라 차별화 되었다. 인도는 4월 소비세 인상전 특수, 러시아는 고유가에 따른 특수 등으로 1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2/4분기 경제성장률이 7%대로 하락하는 등 경제 부진의 여파로 증가율이 급격히 낮아졌으며, 브라질은 금융시장 불안과 수입차에 대한 세금 인상 등 각종 악재로 0.4% 감소했다.
하반기 세계 자동차시장 전망
2012년 하반기 세계 자동차 판매는 상반기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유럽발 재정위기의 신흥시장 확산, 미국의 경제 회복세 약화 등으로 판매 증가율이 상반기 7%대에서 4%대로 하락할 전망이다. 연간으로는 상반기의 호조로 7,840만대를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4.8%에 비해 1%P 상승한 5.8%가 예상되지만 일본과 미국을 제외할 경우 2.9%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하반기 세계시장의 주요 불안요인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다.최근 IMF 등 각종 기관에서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등 세계 경제의 불안 지속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또한 상반기 높은 증가율의 주요 원인이었던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거의 사라지는 것도 하반기 증가폭 둔화의 주요 요인이다. 다만, 중국의 기차하향 등 신차구매지원정책과 브라질의 공업세(IPI) 인하 등 일부 국가에서 부양책을 펼치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3. 지역별 시장전망
하반기 미국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한 706만대, 연간 판매는 12.2% 증가해 1,434만대가 전망이다. 미국은 할부시장의 자금 공급 확대 및 저금리 기조 유지, 혼다 어코드와 닛산 알티마 등 주요 모델의 신차 출시 등으로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대내외적인 경기 여건 악화로 증가세는 다소 둔화될 전망이며 지난해 일본 업체의 공급부족이 8월까지 영향을 준 것을 감안하면 일정 부문 기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실업률과 주택시장 침체, 유로존 위기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은 부정적인 영향이다.차급별로 승용은 전년동기대비 21.4% 증가한 356만대, 소형상용은 0.6% 감소한 349만대로 승용 판매가 소형상용을 상회할 전망이다. 6월에 유가가 갤런당 3.5달러 이하까지 하락하는 등 고유가 완화로 연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낮아질 수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 평균 유가 2.86달러 대비 여전히 높기 때문에 연비가 우수한 소형 차급에 대한 선호는 계속될 것이다. 또한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포드 퓨전 등 연간 20만대 이상 판매되는 베스트셀링 모델의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신차 효과도 기대된다.
2012년 하반기 유럽시장은 전년동기대비 0.7% 감소한 698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며, 연간 판매는 전년대비 4.1% 감소한 1,464만대가 예상된다. 이는 5년 연속 감소하면서 시장규모는 2007년 1,817만대의 8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다만 감소폭은 상반기 7.0%에서 0.7%로 완화될 것이지만 이는 지난해 4/4분기 이후 판매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부진한 시장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시장 부진에 따라 유럽 비중이 높은 PSA와 르노, 피아트, 오펠 등은 구조조정이나 생산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차급별로는 C 세그먼트와 SUV 등 주요 차급의 감소가 예상된다. C 세그먼트는 경기 부진에 따른 A, B 세그먼트로의 수요 이전과 주요 모델 출시 지연으로, SUV는 주요 모델 노후화와 기저효과에 따른 증가세 둔화가 예상된다.
하반기에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부진 지속, 독일과 영국의 증가세 둔화, 프랑스의 소폭 회복이 예상된다. 독일의 수출경기 둔화, 영국의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전환 등이 예상되면서 독일과 영국은 상반기에 비해 증가폭이 감소할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의 핵심국가 중 하나로 상반기에 가장 크게 감소했던 이탈리아는 하반기 감소폭이 다소 완화되나 증가세 전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스페인은 금융권 부실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면서 올해 판매는 87만대로 2005년 191만대의 46% 수준에 불과할 전망이다. 프랑스는 폐차인센티브 종료에 따른 영향이 없어지고 정부 정책기조가 성장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하반기 증가세 전환이 예상된다.
하반기 중국 자동차시장은 전년대비 4.0% 증가한 955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경제는 상반기의 부진한 흐름이 계속되겠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 실시와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 인센티브 확대를 통한 공격적 판매 등으로 증가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하반기에 수요 진작을 위해 경기부양 및 보조금 지원 정책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에 대폭 축소했던 에너지절약차량 보조금 지원 대상을 총 60억 위안을 투자하여 확대 적용하여 5년간 약 200만대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배기량 1.3리터 이하 차량 대상의 기차하향 정책과 이구환신 정책을 하반기에 다시 시행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과거에 비해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대규모의 신차구매지원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2010년과 달리 정책 지원 대상이 1.3 리터 이하 소형승용과 상용차에 국한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정책변화 변화에 따라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뀔 수 있다. 하반기 시장은 정책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차종별로 보면 승용차는 전년대비 9.5% 증가한 673만대, 승화물양용은 5.5% 증가한 105만대, 상용차는 12.8% 감소한 178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상용차는 부동산과 건설 부분의 투자 위축으로 승용대비 판매가 상대적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하반기 인도시장의 승용 및 소형상용 판매는 10.4% 증가한 128만대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해 7~10월 4차례에 걸쳐 60일간 인도 1위 업체인 스즈키마루티의 파업에 따른 시장 부진을 감안하면 하반기의 10%대 증가를 성장세 유지로 해석하기 어렵다. 오히려 상반기에 시행된 소비세 및 휘발유가 인상 등으로 차량 가격 및 유지비가 오른 상황에서 경기 부진 지속으로 자동차시장이 부진한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차급별로는 승용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도요타, 혼다, 폭스바겐, 포드 등 주요업체들의 인도 전략차종 투입이 일단락되면서 당분간 신차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들의 신차 투입은 하반기에도 계속되겠지만 대부분 시장규모가 적은 이그제큐티브급(준중형급) 이상에 몰려있어 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다. 소형상용의 상반기 판매는 40% 이상 증가했는데 하반기에도 이러한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다. 현재 주요 소형상용 모델보다 저렴한 가격의 신차로 소형차 세제 혜택을 받는 포드 에코스포트, 마힌드라 미니자일로 등을 출시할 계획인데, 이 경우 일부 승용 수요가 소형상용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하반기 브라질 자동차 판매는 5.0% 증가한 188만대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에 시행된 공업세(IPI) 인상으로 수입차 판매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나, 정부가 국내 생산 소형차에 대한 공업세 인하, 금융거래세 인하 및 대출 확대 등의 정책을 시행하면서 상반기 감소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부터 공업세가 3~7%p 인하되어 2011년 전체 시장의 45.2%를 차지한 배기량 1ℓ이하 차종은 공업세율이 0%가 되었으며 소비자는 구매시 1,800~2,000헤알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금융거래세가 1.0%p 인하되어 할부금융 활성화에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 자금 이탈, 부실대출 비율 상승 등의 문제로 경기부진에서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소비 여력 악화가 지속되면서 부양책이 판매 확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공업세 감면 혜택 대상 차종이 많은 승용은 증가할 것이며, 소형상용은 수혜 차종이 적어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러시아시장은 상반기와 같은 급격한 회복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에 따른 경기 둔화와 정책 여건 악화가 소비심리를 악화시켜 판매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경기 부진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러시아의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하반기 러시아 판매는 전년대비 4.5% 증가한 148만대로 예상된다. 차종별로 보면, 승용은 전년대비 2.7% 증가한 94만대, 소형상용은 전년대비 7.7% 증가한 55만대가 판매될 것이다.
소형상용은 SUV 차급에서 혼다 CR-V, 도요타 RAV4 등 주요 차종의 후속 모델 출시로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 업체별로는 해외업체와 로컬업체의 판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상반기에 있었던 로컬업체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로컬업체의 비중이 높은 C 세그먼트의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다. 반면, 해외업체는 WTO 가입에 따른 수입차 관세 인하 혜택과 함께 현지생산 확대로 판매가 증가할 것이다. 르노-닛산이 2012년 4월부터 아브토바즈와 공동 현지생산을 개시해 2016년 35만대까지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이고 피아트, 도요타, 폭스바겐, GM 등 다수의 해외업체가 러시아 내 현지생산 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반기 국내 자동차시장은 상반기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겠지만 감소세에서는 벗어날 전망이다. 하반기 국내경제는 해외시장 부진에 따른 수출 둔화가 지속되고, 가계부채 급증 등 상반기의 불안 요인이 계속되면서 시장 상황은 좋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4/4분기 부진했던 경제상황에 대한 기저효과로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3.7%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과 소득 정체 등으로 소비 증가는 소폭에 그치고 건설산업도 공공부문의 투자 감소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2012년 하반기 국내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하반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상반기 75만 7천대 대비 4.0% 증가한 78만 8천대가 예상된다. 이 경우 2012년 연간 판매는 지난해 대비 2.1% 감소한 154.5만대가 될 전망이다. 2012년 하반기 국내 자동차시장은 상반기와 유사하게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영향과 가계부채 문제의 진행 상황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고유가 현상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점차 하락하면서 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2001년 이후 하반기 판매는 상반기 판매 대비 평균 2.8% 증가했다.
경제 위기나 정부 정책으로 인한 증감이 있었던 세 번의 상황, 즉 2003년 신용카드 버블 붕괴,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의 글로벌 금융위기 심화, 2009년 상반기 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 등을 제외하면 상반기 대비 하반기 판매는 4.8% 증가했다. 따라서 예년과 비교할 경우 올해 하반기 판매는 평균대비 부진한 것으로, 전년동기대비 판매감소에서 전년과 같은 판매는 회복이 아니라 기저효과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된다.
차급별로는 경차와 소형차, 수입차, SUV시장은 증가하겠지만 준중형과 대형 상용차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차는 소비자의 경제력 약화, 소형차는 디젤차 비중확대, SUV는 싼타페 등 주요 모델의 신차 출시로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수입차 판매는 FTA로 인한 관세 인하, 중저가 브랜드 출시 확대 등으로 20%가 넘는 판매 증가율을 보이면서 점유율이 지난해 6.6%에서 급증해 8%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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