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국내 자동차부품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지속성장 과제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302회 작성일 08-05-07 14:06

본문

국내 자동차부품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지속성장 과제

정희식 연구위원

정희식 연구위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본 기고 내용은 4월호, 5월호 2회에 나누어 연재합니다.

<목 차>
1. 부품산업 경쟁력의 현주소
2. 부품산업 성장의 장애 요인

3. 부품산업의 혁신과 지속적 성장을 위한 과제
4. 결 론

세계 자동차산업 환경은 시장의 변동성, 불확실성 및 복잡성이 커지면서 완성차업체간 무한 경쟁 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급격한 환경 변화를 맞이하여 시장 대응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 유연성, 신속성, 원가개선 능력, 세계화 등이 업계 판도를 결정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 일본업체들은 빠른 성장과 높은 수익을 달성하고 있는데 비해, 미국업체들은 극심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세계 자동차산업의 ‘대격변기’를 맞이하여 유연성, 생산성 및 원가경쟁력을 동시에 제고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21세기 자동차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완성차업체 혼자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특히 원자재가 급상승, 선진업체 견제, 후발업체 추격 등의 넛크래커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의 팀워크가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또한 2015년까지 한국 자동차산업이 세계 4강에 합류하기 위해서도 국내 자동차부품 산업의 경쟁력 제고 없이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 이 글에서는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올해 초 부품업체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한 결과를 활용하여 국내 부품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장애요인을 알아보고 국내 부품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과제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 설문주관
-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공동
□ 설문 실시 기간 및 방법
- 기간 : 2008년 1월 2일 ~ 1월 25일
- 설문 대상 :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회원사(415사)
- 설문 방법 : 이메일 또는 팩스 회송
□ 설문 결과 요약
- 응답업체 수 : 총 131사
- 구성 : 대기업(30사), 중소기업(101사)

1. 부품산업 경쟁력의 현주소

자동차부품 산업은 한국 자동차산업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해 왔다. 다른 산업들에 비해 높은 국산화율과 기술력 증가로 완성차 부문의 품질과 제품 경쟁력을 향상시켰으며, 부품 수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04년에 미국시장 초기품질 평가(IQS)에서 도요타를 처음 추월했고, 올해 컨슈머리포트지 최우수 추천차(Top Picks)에서 전체 완성차업체들 중 2위를 차지하였다. 국내 부품 수출도 2003년 43억달러에서 지난 해에는 3배 가까이 증가한 12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수출 확대의 배경에는 자동차부품의 품질 향상도 원인이지만, 일본 경쟁업체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번 조사에서도 일본업체 대비 가격 경쟁력은 24% 정도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 보면 원재료비는 일본의 78%, 인건비는 75%, 가공비(설비가동비, 수리부품비, 치공구비 등)와 간접비는 76% 수준인 것으로 각각 조사되었다.
국내 자동차부품 산업의 수출 추이 및 전망

이와 같은 수출 확대의 배경에는 자동차부품의 품질 향상도 원인이지만, 일본 경쟁업체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번 조사에서도 일본업체 대비 가격 경쟁력은 24% 정도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 보면 원재료비는 일본의 78%, 인건비는 75%, 가공비(설비가동비, 수리부품비, 치공구비 등)와 간접비는 76% 수준인 것으로 각각 조사되었다.
일본 대비 국내 부품업체 원가 비교(일본=100)
일본 대비 국내 부품업체 품질경쟁력 비교(일본=100)

국내 부품업체들의 생산 부문 경쟁력은 일본 대비 평균 8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 보면 단위시간당 생산량, 원자재 투입에서 제품 완성까지 소요되는 평균 작업 시간, 생산인력의 숙련도 등으로 표현되는 생산성은 일본 대비 79%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설비능력, 설비보전능력, 설비개발 능력 등으로 대표되는 보유 설비 수준은 일본 대비 75%로 국내 부품업체들의 설비가 일본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것으로 응답했다. 생산 리드타임, 주문에서 제품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 등을 의미하는 납기 수준은 일본 대비 84%로, 공정 자동화 수준은 일본 대비 77%로 각각 나타났다. 그리고 작업 표준화, 작업 지시서 유무, 작업 조건 준수 상태 등의 공정 관리 수준은 일본 대비 80%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본 대비 국내 부품업체 생산경쟁력 비교(일본=100)

다음으로 국내 부품업체의 기술 경쟁력은 일본 대비 73~78% 수준으로 품질과 생산 경쟁력에 비해 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기술 경쟁력은 설계기술, 생산기술, 신제품개발 기술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설계기술 경쟁력은 국내 부품업체들이 일본 대비 73%로 경쟁력 평가 조사에서 일본과 가장 큰 격차를 보이는 부문으로 나타났다. 설계 인력 및 장비 수준은 일본 대비 73%이고, 모듈 부품 설계능력은 72%라고 각각 응답했다. 국내 부품업체의 디자인 기술 수준은 74%로 조사되었다.
일본 대비 국내 부품업체 설계기술 경쟁력 비교(일본=100)

둘째 생산기술 경쟁력은 일본 대비 평균 78%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 보면 부품의 가공기술 보유 수준은 일본 대비 78%이며, 생산라인의 배치 및 최적화 수준은 77%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조립 숙련도는 일본 대비 79%라고 부품업체들이 응답했다. 전반적으로 생산기술 경쟁력이 다른 기술들에 비해 일본과의 격차가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대비 국내 부품업체 생산기술 경쟁력 비교(일본=100)

셋째 일본 동종 업종 대비 신제품개발 기술 경쟁력은 평균 75%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시작품 기술개발 수준이 일본 대비 78%이고, 원천설계 기술 보유 정도와 최신기술 구현 수준은 74%라고 부품업체들이 응답했다. 설계기술과 마찬가지로 국내 부품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일본 대비 국내 부품업체 신제품개발기술 경쟁력 비교(일본=100)

국내 부품산업의 전체 경쟁력을 평가할 때 일본업체 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발전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설문 조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설계, 원천기술 등 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져 있지만, 전자 및 소재 산업 발달, 빠른 품질 및 기술력 향상 등의 강점을 활용한다면 국내 부품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클 전망이다. 한·미 FTA, 완성차업체의 해외 생산 확대 등의 기회 요인들도 국내 부품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내 부품산업 SWOT 분석

2. 부품산업 성장의 장애 요인

□ 신기술개발 능력 부족

기술개발 관련 장애 요인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고급 기술인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연구개발비 부족이 장애 요인이라고 응답한 부품업체들이 많았고, 그밖에 완성차와 업체와의 기술정보 공유 부족, 시험/평가 시설 부족 등을 주요 신기술개발 능력 부족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기술개발 관련 장애 요인>

 고급기술
인력부족
연구
개발비 부족
기술정보
공유정보
시험/평가
시설 부족
국산 부품
사용 기피
점수3.43.33.23.12.6

주 : 점수는 131개 부품사 응답 점수의 평균임. 5점 만점으로 평가

실제로 중소 부품업체의 경우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을 담당할 수 있는 기술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이다. 완성차업체가 요구하는 연구개발 및 설계 능력 수준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고, 대형 모듈 부품업체들도 설계 능력을 갖춘 엔지니어 파견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중소 부품업체들이 지방에 소재하고 있으며, 임금 및 복지 수준도 열악해 고급 인력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또 투자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 인력을 양성해 놓더라도 대기업 또는 대형 부품업체로 이직하는 경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중소기업 인력 육성을 자동차부품연구원 등 전문 연구기관을 통해 지원하고 있지만, 중소 부품업체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기 힘들며 인력 부족으로 교육 참여가 힘든 것으로 조사되었다.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 능력이 부족한 또 다른 이유는 일본의 고급 기술 이전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기초 기술에 대한 연구 활동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기초 기술의 특성상 바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거나 제품 개발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 신제품의 경우도 선진 업체의 특허를 회피하여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개발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이다. 현재 미래형 자동차(하이브리드차, 연료전지차 등)용 첨단 부품에 대한 부품업체들의 개발능력은 글로벌 부품업체들에 비해 크게 뒤처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초 기술의 부족은 신부품 개발과 기술 혁신에 많은 어려움을 낳는 악순환 고리를 생성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신제품 개발 기술능력 부족이 지속되면 일본의 견제와 중국의 추격으로 주요 자동차부품의 기술 경쟁에 있어 샌드위치 압박을 더욱 심하게 받을 것이다.

산업기술재단 조사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부품의 기술 수준은 일본과의 격차는 유지되면서 한·중간 기술 격차는 크게 좁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컨트롤 케이블, 방진 고무, 키 셋 등의 신제품개발 기술은 2010년경 한국과 중국이 거의 대등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중간 자동차부품 신제품개발 기술 수준 전망>
(일본=100)

구분20072010
한국중국한국중국
컨트롤 케이블86829090
스티어링 시스템978897 91
램프989110096
키셋(Key Set)94879592
방진고무97949997

자료 : 한국산업기술재단

□ 수익성 악화

부품업체의 경영 활동 관련 장애 요인 조사에서 원자자재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철강재, 비철금속 등 원자재가의 급격한 상승세는 부품업체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다음 장애 요인으로 경쟁 심화라고 응답한 부품업체들이 많았고, 내수 침체, 인력 수급, 자금 확보 어려움 등도 부품업체 경영 활동에 어려움을 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경영 활동 관련 장애 요인>

 원자재가
상승
경쟁심화내수침체인력수급자금확보
어려움
점수4.54.03.9 3.43.2

주 : 점수는 131개 부품사 응답 점수의 평균임. 5점 만점으로 평가

최근 국제유가, 철강재 등 주요 원자재가 상승 추세는 매우 급격하다. 국제유가는 2000년 1월 배럴당 27달러에서 4배 이상 올라 올해 4월 120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철강재 평균 가격도 2001년 톤당 352달러에서 올해 3월 942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부품업체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요한 요인들 중 하나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이 485개사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평균 영업이익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3년에는 6.2%였지만, 2006년에는 4.6%로 하락했고, 중소기업 부품업체의 경우 동기간 중 4.7%에서 3.5%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및 철강재 가격 추이

□ 생산성 증가세 둔화

생산성 향상 관련 장애 요인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숙련공 부족, 자동화 미흡, 생산공정 개선 부족, 설비 노후화 등이 주요 요인들로 나타났다. 아울러 인력 고령화 문제도 점차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생산성 향상 관련 장애 요인

 숙련공
부족
자동화 미흡생산공정
개선부족
설비노후화인력고령화
점수3.03.0 3.03.02.9

주 : 점수는 131개 부품사 응답 점수의 평균임. 5점 만점으로 평가

□ 신뢰 기반 약화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간, 그리고 1차 부품업체와 2차 부품업체간 신뢰 약화도 부품산업 성장의 장애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뢰 약화는 거래관계에서 발생하는 장애 요인들 때문인데, 단가 인하가 가장 큰 부담을 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음으로 까다로운 거래 협상, 납품 기일 촉박 등도 신뢰를 약화시키는 요인들로 나타났다.

거래관계 관련 장애 요인

 단가인하까다로운
거래협상
납품기일
촉박
신뢰미흡
점수4.33.43.22.9

주 : 점수는 131개 부품사 응답 점수의 평균임. 5점 만점으로 평가

가격 중심의 경쟁 입찰에 따른 납품 경쟁 심화로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간 신뢰 및 유대감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응답하고 있다. 부품업체들은 생산 부품의 지속적 납품 보장 우려로 장기 투자 계획 수립이 어려우며, 생산 부품의 원가절감에 노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다른 한편으로는 완성차업체가 부품업체로의 기술정보 유출을 우려하고 있고, 부품업체도 원가 및 기술 구조 노출 우려로 실질적인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신뢰 기반 약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완성차업체의 기술 개발 로드맵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기술개발 투자가 지연되어 부품업체의 성장 잠재력이 약화될 수 있다. 또한 부품업체가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더라도 설계 및 시험 평가에 대한 완성차업체의 신뢰를 얻기 힘들어 부품 채용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 부품업체간 협력 부족

동종 또는 이종 부품업체간 기술 및 정보 교류가 부족할 뿐 아니라 공동 연구도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품업체가 대부분 자체 개발에 치중하고 있고, 개발 비용 및 리스크를 공동 분담하는 협력 활동은 많이 부족한 상태이다. 일본의 경우 부품업체간 다양한 연구회가 조직되어 있어, 기술 및 정보 교류, 표준화 추진 등의 활발한 협력 활동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