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경량화 동향 및 경쟁업체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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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경량화 동향 및 경쟁업체의 대응
최상원 연구위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와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연비 향상 기술은 자동차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차량 경량화는 연비 향상 기술 중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부품 삭감 및 구조개선, 신소재 적용 등 다양한 부문에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알루미늄 등의 신소재 적용 확대를 통한 경량화는 이미 많은 자동차업체들이 양산차에 적용하여 확실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본고에서는 신소재 적용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경량화 동향과 각 업체의 경량화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경량화, 연비 향상 기술로 주목
전 세계적인 연비 규제 강화 추세와 가솔린 가격 상승으로 연비 성능이 차량 판매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심각하게 논의되기 시작한 지구온난화 문제는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고연비 차량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고효율 에너지 차량에 대한 수요 급증을 초래했다.
반면, 고급차 붐 및 차량 고성능화를 배경으로 각종 편의 및 안전장비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급증하면서 자동차의 중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미국 환경청(EPA)에 따르면, 2006년형 모델들의 평균 차량 무게는 4,142파운드(=1,879kg)로 10년 전에 비해 약 500파운드(=227kg)나 증가했다. 이러한 차량 무게 증가가 연비 악화의 중요한 원인으로 거론되면서 차량 연비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경량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차량 경량화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경량화가 연비 개선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차량 무게를 10% 줄이면 연비는 3∼8%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엔진 출력을 동일하게 하고 동력성능도 변화시키지 않았을 때라면, 통계적으로 차량 중량 1% 감소는 연비 1% 개선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개선 효과로 인해 주요 연비 향상 기술 중 상대적으로 개선효과가 미미한 주행저항 감소 기술이나, 기술적인 한계에 도달하여 큰 폭의 개선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엔진효율 향상 기술보다 주목받게 된 것이다. 또한 경제적인 이유도 있는데, 연비 효율 향상을 위한 신기술 도입이나 대체연료 차량 개발보다는 경량화가 더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경량화 기술 중에서는 ‘재료 변경’이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개별 부품의 두께 감소(박육화)나 속을 비우는 중공화는 이미 엔진이나 서스펜션 시스템 부품에 많이 적용되어 있어 추가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다. 그리고 경량화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 및 원가절감 측면에서도 중요한 부품의 간소화·모듈화는 사용 소재의 변경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결국 자동차부품 소재를 기존의 철강 중심에서 알루미늄 등 다양한 재료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경량화 기술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 경량화 동향
자동차의 경량화는 단순 경량화와 기능부품 경량화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단순 경량화는 주로 소재 변경 등을 통한 차체 무게 절감을 의미한다. 차체·구조재의 경량화가 주를 이루며, 실제로 경량화 비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만 소재 변경 시 제조성형성, 연료와의 상관관계(부식, 누설 등), 코스트 등을 철저히 비교·분석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이에 비해 기능부품 경량화는 경량화 비율은 낮지만 운동손실 개선 등의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엔진의 피스톤, 커넥팅로드, 밸브 등 운동부품의 경량화는 마찰손실, 관성손실 등의 감소 효과도 있어 연비 개선의 추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경량화 기술 개발 과정에서 철강 중심의 자동차 소재시장은 타 소재와의 경합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철 대체 금속으로는 알루미늄, 마그네슘, 티타늄합금 등이 있으며, 비금속으로는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경량화를 위해 개발·적용되는 각각의 소재는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특정 소재의 독주보다는 철강재를 포함한 각 소재간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고 있다.
자료 : Nikkei Ecology
주 : 1. 위 그림은 소재·부품업체가 자동차부품용으로 공급한 예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실제로 그림에 있는 모두를 적용한 차는 없음
2. 그림에 나타낸 부분 외 부품에 적용되거나, 다른 소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음
차량 경량화는 경량 재료 및 고장력 강판 사용 외에도 부품 수 삭제, 컴퓨터 설계 등을 통해서도 진행된다. 부품 수 삭감의 대표적인 예는 스페어타이어 미탑재이며, 여러 부품의 일체화, 모듈화 과정에서의 부품 간 연결재 삭감, 그리고 컴퓨터를 이용한 최적의 구조 분석 및 설계 구현도 경량화에 크게 기여했다.
완성차업체 동향
완성차업체는 사내 경량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자체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체 경량화와는 별도로 부품회사와 공동으로 경량화 기술을 연구·개발하기도 한다. 조직을 개편 또는 신설하기도 하고, 경량화 기술 개발에 강점을 가진 업체라면 부문에 구애받지 않는 광범위한 제휴 또는 공동개발을 추진한다. 업체들은 이렇게 개발한 기술을 대부분 양산 부담이 없는 컨셉트 카에 적용해보고, 품질, 가격, 제조성형성 등을 개선하여 양산차에 적용한다.
도요타는 범사적인 차량 경량화 프로젝트 ‘MI(Mass Innovation)’를 추진하고 있다. 2007년 시작된 ‘MI 프로젝트’는 사내 기술 및 조달 부문이 참여하고, 소재·부품업체가 동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량화 계획이다. 목표는 친환경 자동차업체로서의 이미지 제고와 함께 경량화를 통한 산업 주도권 확보이며, 연비 향상을 위해 사용 소재 및 부품 설계 시스템을 대폭 재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각 주요 차종에 대해서는 중량 삭감 목표를 설정했다. 중형 승용차 부문에서 8∼10% 정도의 경량화 목표를 설정하여 3∼4% 수준의 연비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도요타는 2010년 중반까지 출시되는 신차들을 순차적으로 경량형 차량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꿈의 연비차 1리터카의 컨셉트 카를 제작했다. 2002년 세계 최초로 경유 1ℓ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도록 개발한 이 차에도 경량화 기술은 필수였다. 알루미늄 재질의 크랭크케이스, 실린더 헤드, 서스펜션 등 가벼운 재질의 부품을 적극 채용했다. 폭스바겐은 이미 세계 최초로 3리터카를 상용화한 바 있는데, 3리터카의 연비 향상 요인 중 경량화 부분은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파워트레인 60%, 저항감소 20%)
닛산은 2015년까지 판매 전 차종에 대해 2005년 대비 15% 경량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중형차를 대상으로 10% 경량화 하겠다고 선언한 도요타의 목표보다도 강력한 것으로, 일본 선두 자동차업체들이 큰 폭의 경량화 전략을 경쟁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자동차 소재 혁명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닛산은 이 계획이 일본, 유럽, 미국 등지에서의 연비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 방안으로는 첫째, 탄소섬유 복합 재료 등 신소재 적용 확대 둘째, 부품설계 재수정 셋째, 차체 디자인 개선을 꼽았다.
다임러는 향후 신차가 기존 차량의 중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실제로는 5% 정도의 경량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현재로선 양산차에 적용하기 어려운 기술들을 컨셉트 카에 시험 적용하고 있는데, 향후 10년 이내에 이들 중 50% 이상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품업체/철강업체 동향
부품업체는 완성차업체와 연동하여 경량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품업체가 자체적으로 경량화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만들고, 완성차업체에 제품의 적용을 제안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모듈화를 총괄하는 1차 협력업체의 경우,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런 경향을 선도하고 있다.
부품업체 경량화 동향
업체 | 정량화 동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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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o정기 | - 2010년까지 휠 중량을 현재보다 15% 감량- 도요타의 ‘MI 프로젝트’와 연계, 디자인·설계 등 대응 |
TEIJIN | - 향후 5~10년 내에 자동차 외판을 폴리카보네이트 수지化 |
덴소 | - '프런트 엔드 모듈' 개발을 통해 기존 대비 20% 감량 |
神戶제강 | - 도어빔(Door Beam)용 알루미늄 합금 적용으로 30% 감량 |
GE플라스틱 | - 프런트 램프用 폴리카보네이트 수지 LXH 개발 |
보쉬 | - 파워 윈도우 등에 적용되는 액튜에이터 20% 감량 |
히타치 | - 2012년까지 생산하는 모든 부품에 대해 20% 감량 계획 |
철강업체는 동종업체 간 및 이종업체와의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철강업계 간 협력은 철강부품의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한 자구책으로, 경쟁하되 업계 전체의 문제는 공동 대응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도이다. 특히 알루미늄 등 신소재 적용 분야가 확대되면서 철강 제품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철강업계 간 경량화 제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신기술, 신소재 개발을 위한 철강업계와 철강 제품 수요업체와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도 확대되고 있다.
시사점 및 전망
각국의 연비 규제 강화는 물론,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가솔린 가격 급등으로 연비 향상은 자동차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이 때문에 경량화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데, 그 이유는 엔진의 개량만으론 요구되는 연비 성능을 확보하기 어려우며, 경량화와 병행해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경량화 기술의 핵심은 신소재 개발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의 경량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철을 대체할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의 신소재 개발·적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경량화율은 신소재 적용 비율에 따라 좌우되므로 경쟁력 있는 신소재 개발 능력은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필요로 하는 부품기능에 맞춰 신소재의 특성을 개발·확보하거나, 또는 소재의 독자적인 특성에 맞춰 부품 설계를 변경하는 것은 이미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다만 신소재는 품질수준과 제조원가, 양산 가능성, 안전성 확보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한편, 신소재 개발과 함께 자동차용 소재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철의 경량화 노력도 병행될 것이다. 신소재 적용에 따른 경량화는 효과는 크지만 아직 원가나 공급측면, 생산 및 설계기술 면에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고장력강 적용 및 소형화, 중공화, 박육화 등의 노력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다.
향후 자동차용 신소재 부품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후지키메라종합연구소는 강재와 수지 등 40가지 주요 자동차용 부품소재의 2015년 시장 전망을 발표했는데, 시장 총 규모가 2005년 2조 8,541억 엔에서 2015년 3조 1,343억 엔으로 9.8%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용 소재 시장의 확대는 자동차업체의 소재 수급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많은 업체들이 안정적인 철강재료 수급을 위해 철강업계와 제휴를 맺거나, 나아가서는 자체적으로 제철소를 보유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이 핵심 소재업체와의 제휴 또는 인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소재 선물계약 등을 적극 추진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으로 보인다.
또한 경량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유대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경량화는 구조변경을 수반한 소재의 변환이 가장 효과가 크며, 이는 설계부터 생산 공정까지 총체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완성차업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므로, 소재·부품업체와의 긴밀한 협조와 유대관계 유지, 공동 개발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경량화 기술 발전을 위한 자금, 정책 지원 등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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