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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이후 글로벌 자동차산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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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193회 작성일 20-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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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이후 글로벌 자동차산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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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중 책임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COVID-19의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공급․정부 정책의 변화 예상

코로나바이러스, 이른바 COVID-19의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심대한 충격을 받고 있다. 충격의 영향이 자동차 부문에도 예외 없이 적용됨은 물론이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변화를 수요․공급․정책의 3대 측면으로 대별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수요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자동차 수요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COVID-19 또는 그와 유사한 위기상황 재발에 대비하여 고가품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소비자들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동차 구매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것이다. 한편 장기적으로 보면 수요의 증감요인이 혼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재택근무와 비대면 경제의 확산으로 사회 전반의 이동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자동차 공유보다는 소유를 택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개인용 차량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COVID-19에 의한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주요 변화 요인 >

 구 분

 주요변화

 수요

 (Demand)

 소비심리 위축

 - 향후 위기상황 재발에 대비하여 고가 자동차 소비심리 위축

 소유의식 증가

 - 불특정 다수에 대한 거부감으로 개인용 자동차 소유욕 증가

 이동수요 감소 

 - 재택근무 및 비대면 접촉 일상화로 사회적 이동 수요 감소 

공급

(Supply)

 자동차산업 재편

 - 자동차산업은 단기 충격에서 생존한 기업 위주로 재편 전망

 공급망 운영 초점 변화

 - 공급망 효율성보다는 조달 안정성 및 조달처 다변화를 중시

모빌리티 서비스 변화 

 - 위생 우려 증가로 승차 공유보다는 운용리스․구독 등에 집중 

 정부

(Moderator)

 탈세계화 진전

 - 탈세계화가 진전되며 자국 산업 보호․리쇼어링 정책 확대

 기업-정부 협력 증가

 - 정부의 자동차업계 지원 및 경영에 대한 직․간접 관여 증가

 공동체 가치 강조

 - 개인의 자유보다 공동체 가치가 중시되면서 정책 재량 확대

 * 컨설팅(McKinsey, BCG, Bain 등), 언론(Bloomberg 등), 전문기관(WEF, IBM, 현대차 등) 자료를 근거로 자체 분석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수요․공급충격을 받고 2022년 이후 점진적 회복 전망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수요충격과 공급충격의 영향이 불가피하다.
향후 약 2년간은 소득 감소, 실직, 전염병 재유행 우려에 의해 완성차 수요가 정상 궤도를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주로 소비자의 의식 변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례로 2020년 5월 Deloitte가 실시한 전 세계 소비자 의식조사 결과에 의하면 설문 응답자의 46%가 자동차 등의 고가품 구매 연기를 고려하고 있으며, 특히 거대 시장인 중국(57%)․인도(75%)에서 연기를 고려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한국(27%)은 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완성차 내수 판매에는 다소간의 희망을 가져볼 수 있겠으나, 글로벌 시장 수요를 고려해야 하는 국내 완성차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히 수요 충격이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COVID-19의 소비자 경제의식 영향 조사 결과 (Deloitte) > 

 항 목

미 국 

 영 국

 독 일

 프랑스

 중 국

인 도 

 일 본

 한 국

평 균* 

실직에

대한 우려 

 33%

36% 

 28%

28% 

33% 

72% 

31% 

49% 

39%

미래의 대금

지급 우려 

26%

22% 

26% 

22% 

 38%

67% 

 15%

20% 

29% 

고가 제품

구매 연기 

45% 

47% 

38% 

38% 

57%

75% 

30% 

27% 

46% 

  * 캐나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호주가 포함된 평균치임
  * 출처 : 글로벌 소비자 행동 설문조사: COVID-19 회복 시점 및 방향성 예측하기, Deloitte(2020.5, 일부 편집)

완성차 공급충격은 공급망의 붕괴․재편에 의한 완성차 생산 지연, 그리고 완성차 기업의 자금난에 따른 신규 모델 출시 연기 등 신차 공급능력 저하로 요약된다. 2020년 1분기에 생산 중단에 직면한 Ford, FCA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였으며 그 외의 기업들도 수익이 급락한 바 있다. 북미․유럽 등으로 팬더믹 영향이 본격화된 2분기에는 상당수 완성차 기업들의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다.
상술한 수요․공급 측면의 영향을 종합하면 그간 9천만대 선을 유지해온 글로벌 승용 및 경상용차(Light Vehicle) 판매량은 2020년 약 7,660만대로 전년 대비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판매량 감소는 미주․유럽․아시아 등에서 비교적 고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판매실적은 2021년에 다소간 개선되겠으나 예전의 9천만대 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2022년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수요충격과 공급충격의 영향이 불가피하다.

< 글로벌 신차 판매량 전망 (백만대, 英 LMC Automoti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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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시장도 일시적인 충격을 받겠으나 근본적인 성장동력은 유지

전기차(BEV 및 PHEV), 하이브리드차(HEV), 수소전기차(FCEV) 등으로 대변되는 친환경차 시장 역시 COVID-19의 단기적 충격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시장 충격이 친환경차의 근본적인 성장동력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전기차는 소비심리 위축․저유가로 2020년 중에는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겠으나, 각국 정책․완성차기업의 전략에 의해 빠르게 시장을 회복하고, 2021년 이후에는 COVID-19의 영향과 무관하게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거대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연장(2020년→2022년) 및 EU의 CO2 배출규제 시행,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전동화 중심 포트폴리오 등 전기차 성장세는 필연적이다. 이에 더하여 대중교통을 대체할 각종 근거리 교통수단(예. 시티카)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새로운 근거리 교통수단의 대부분은 전기 동력에 기반할 전망이다. 운용 단계의 경제성이나 강화되는 도심 환경규제를 고려하면 내연기관보다는 전기 동력이 보다 적합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차(HEV)는 글로벌 수요 충격에 의해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하겠으나, 완성차 기업의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하이브리드차(HEV)는 순수 전기차(BEV)와 달리 내연기관 자동차를 타던 소비자들도 큰 이질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주요 완성차기업은 환경규제 대응을 위해서라도 신차 라인업에 HEV를 널리 포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비․배출가스 개선에 도움이 되는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의 빠른 확산이 하이브리드차의 성장세를 약화시길 가능성은 남아 있다.
여전히 시장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는 수소전기차 시장은 COVID-19의 단기적 영향이 미미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국가별 정책 의지가 성장의 결정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COVID-19 이후 각국 정부의 정책 재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재 수소전기차가 없는 국가에서도 수소전기차 보급을 위한 이니셔티브가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종합하면,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글로벌 친환경차(xEV) 신차 판매량은 2020년 430만대로 전년 대비 15% 가량 감소하겠으나, 이후 성장세를 빠르게 회복하여 2025년에는 약 2,190만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 수치는 2025년 예상 신차 판매량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것이다.

< COVID-19 전후 글로벌 xEV 판매량 전망 비교(백만대, 韓 SNE Resear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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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카 시장에서는 자율주행화 동력이 약화되는 대신 인포테인먼트 부문 활성화

스마트카 시장 중 COVID-19의 부정적인 영향이 두드러지는 것은 자율주행차 부문이다. 위생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공유 모빌리티 시장이 위축되고, 공유 모빌리티의 미래인 자율주행에 대한 투자 동력이 약화되는 까닭이다.
COVID-19 이후에 실시된 IBM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표적인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인 카쉐어링 사용자의 50% 이상이 향후 이용을 자제하거나 중단할 것이라고 응답하여, 공유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웠다. Uber, Lyft, Didi 등 주요 공유 모빌리티 기업은 운전자가 없는 SAE Level 4~5 완전자율주행차 운용을 통해 수익 개선을 기대해왔으나 공유 모빌리티 수요 감소로 당장의 생존이 불투명해지면서 자율주행을 향한 공격적인 투자가 어렵게 되었다. 재무 여건이 악화된 완성차기업들도 단기 실현이 어려운 완전자율주행보다는 비용 절감 및 ADAS 고도화를 통한 점진적인 자율주행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일례로 美 Ford는 2020년 1분기에 20억불의 손실이 발생한 후 자율주행 서비스를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중국의 Baidu, AutoX 등 일부 기업은 COVID-19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부문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역발상 전략을 선택하였는데, 정책에 의존하여 지속되는 투자가 향후 시장 자생력이라는 결실을 맺을지는 다소 불확실하다.

< 최근 COVID-19의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 업계 영향 >

 구분 

 대응사례

 운영중지

 전동킥보드 기업인 Bird, Lime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운영 일시 중단

 이용제한

 Uber, Lyft는 불특정 다수가 같은 차량에 동시 탑승하는 서비스 제한

 가격인하

 Socar 등은 이용료를 낮추거나 동일 요금으로 더 오랜 시간 서비스 제공

 방역조치

 Didi는 운전자-승객 간 감염 예방을 위해 격벽을 설치하여 탑승공간 분리

 구조조정

 Bird(30%), Uber(20%), Lyft(17%)가 직원 감원, Hertz는 파산보호 신청

 * Urban Mobility Daily(2020.4.1), Business Insider(2020.4.29), Forbes(2020.5.23) 기사 등을 근거로 작성

자율주행 부문의 투자가 둔화되는 것과는 달리, 인포테인먼트 부문은 오히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을 것으로 판단된다. 사람들은 COVID-19를 계기로 ‘안전한 사적 공간’으로서 자동차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있으며, 인포테인먼트가 그러한 사적 공간의 효용성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 업계는 스마트 IT기기를 확대 적용하고 음향, 조명, 공기청정 등 차내 쾌적성을 높여 자동차 소유욕을 자극하는 쪽으로 개발을 지속할 전망이다.
이에 더하여, 비대면․비접촉 생활의 보편화로 일상에서의 온라인 연결성이 새로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자동차의 커넥티비티 수준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는 차량 내 IT기기의 연결뿐만 아니라 차량 외부 상황정보 수신, 위기에 처한 탑승자 구조수단 고도화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대응 역량은 양호하나, 도약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

COVID-19의 격랑 속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변화 대응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완성차 기업 기준으로, 여타 해외 기업 대비 제품 라인업(세단/SUV/상용)이 균형 잡혀 있으며, 고도의 수직계열화에 힘입어 주요 부품의 품질 및 공급 안정성도 양호한 편이다. 또한 일시적인 위축 직후 성장세를 회복할 친환경차(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 시장 대응 역량도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
제조업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위기 속에서 변화를 창출한 기업들은 선도적인 위치로 격상되고,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도태되었다. COVID-19 위기는 한국 자동차산업이 도약(leapfrogging)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이러한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첫째, 글로벌 업계가 생존을 위해 원가절감에 집중하는 가운데, 우리는 완성차․부품의 품질에 집중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부품 공급망을 기반으로 전장부품 증가 등에 따른 새로운 품질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친환경차, 인포테인먼트, 모빌리티 서비스 등에서 실질적인 수익처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완성차․부품기업이 구조적인 저수익의 늪에 빠져 있는 가운데 우리가 나아가려는 프리미엄 시장 전망도 다소 불투명하므로, 수익에 초점을 둔 신사업 전개가 필요하다.
셋째, COVID-19 영향으로 해외 부품․IT기업의 구조조정이 확대될 것이므로, 투자 여력을 갖춘 국내 기업은 글로벌 인수합병(M&A) 기회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우수 기업에 대한 M&A는 우리 자동차업계가 기술적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수 인력 유입 및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협력하여 고용․생산을 지속함으로써 산업의 매력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완성차 내수시장에서 최소한의 경쟁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해외에 모기업을 둔 완성차 기업에 대한 생존 지원책도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2년간은 소득 감소, 실직, 전염병 재유행 우려에 의해 완성차 수요가 정상 궤도를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주로 소비자의 의식 변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례로 2020년 5월 Deloitte가 실시한 전 세계 소비자 의식조사 결과에 의하면 설문 응답자의 46%가 자동차 등의 고가품 구매 연기를 고려하고 있으며, 특히 거대 시장인 중국(57%)․인도(75%)에서 연기를 고려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한국(27%)은 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완성차 내수 판매에는 다소간의 희망을 가져볼 수 있겠으나, 글로벌 시장 수요를 고려해야 하는 국내 완성차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히 수요 충격이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COVID-19에 의한 한국 자동차산업의 SWOT 분석 >

 강점(Strengths)

 약점(Weaknesses)

 - 주요 완성차 기업의

제품․시장 포트폴리오 양호
 

 - 고도의 수직계열화로 주요 부품의

 품질 및 공급 안정성이 높은 편

 - 완성차 내수 판매 증가가 미미한 가운데 

수출 및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음
 

 - 완성차․부품을 포함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부족

기회(Opportunities)

 위협(Threats)

 - 해외 핵심 자동차 부품․IT기업에 대한

M&A 기회 확대 
 

 - COVID-19 이후에도

친환경차 시장 전망이 견조 

 - 고가품 구매 여력 감소로 인해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전망 불투명 
 

 - 일부 외자계 완성차 기업의

해외 모기업 경영 악화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