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시대를 맞이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기술 고도화
오세두 책임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동차가 급증하는 신흥국 중심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수요가 지속되면서, 향후 글로벌 시장에는 내연기관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인 보급정책에 힘입어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는 확산 추세에 있으나, 전기차․수소전기차의 확산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충전 인프라 및 경제성 확보가 어려운 신흥국을 중심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인도 등 일부 신흥국에서 적극적인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발표한 사례도 있으나, 막대한 인프라 구축 비용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중동, 중앙아시아, 남미 등 산유국이 많은 지역에서는 전기차․수소전기차의 운영 경제성이 상대적으로 돋보이지 않아 친환경차 확산이 제한될 전망이다.
경제 발전 및 소비력 증대에 힘입어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신흥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국가별, 용도별, 지역별 특성에 따라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포화 상태인 북미와 유럽의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수소전기차로의 교체 수요 중심으로 유지되고, 확대되는 신흥국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 자동차 신규 수요 중심으로 성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장예측 기관별로 다양한 시장전망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적어도 향후 10년 이상은 고효율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차, 수소전기차가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예측 기관인 IHS Markit에 의하면 2026년까지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Mature) 시장의 신차 판매는 3% 감소하는 반면, 신흥시장(Emerging)의 신차 판매는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2031년 기준 글로벌 신차 파워트레인은 순수 내연기관 46%, 마이크로 하이브리드 29%, 하이브리드 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7%로 전망되며, 이는 내연기관 탑재 자동차가 전체의 87%에 이를 것이라는 의미이다.
< 2026년까지의 주요 지역별 자동차 신차 판매량 전망 >
* 출처 : IHS Markit, Automotive Industry Outlook(2019)
글로벌 완성차업계도 친환경․고효율 내연기관차의 개발전략 수립 중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개발 계획뿐만 아니라 친환경․고효율 내연기관 로드맵을 수립하여 병행 개발 중에 있다. 폭스바겐과 BMW는 2025년 기준 70% 이상을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 차량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도요타 및 마쯔다는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2025년까지의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고 열효율 50% 이상의 엔진을 양산할 예정이다. 국내 현대자동차도 2018년부터 스마트 스트림(Smart Stream) 엔진으로 전환 후 지속적인 내연기관 개발 로드맵을 보유하고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내연기관 기술개발은 친환경과 고효율이라는 목표 아래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 대안들이 경쟁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각 완성차업체별로 엔진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 개발과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내연기관 및 부품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내연기관의 활용 기간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 글로벌 자동차업체별 내연기관 개발현황 >
업 체 명 |
개 발 현 황 |
TOYOTA |
▪TNGA* 기반의 연비와 주행을 양립하는 고효율 Dynamic Force 엔진 개발 중 - 2023년까지 도요타 차량의 80%에 적용, 열효율 목표 : 40%(2015년) → 50%(2025년) |
VW |
▪‘22년까지 22조 투자 (내연기관 연비 10~15% 향상 목표, 2017.4월) - 내연기관은 여전히 시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형태로 유지 |
MAZDA |
▪SPCCI** 연소방식을 적용하여 가솔린엔진 압축착화 최초 실용화 (SKYACTIV-X, 2017) - 열효율 목표 : 40%(2017) → 50%(2020, 2세대 SKYACTIV) → 56%(2025, 3세대 SKYACTIV) |
BMW | ▪디젤 및 가솔린엔진은 각각 향후 20~30년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여 효율 개선 지속 |
* 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 플랫폼 하나로 여러 차종을 만들면서 핵심부품을 공유하는 방식
** Spark Controlled Compression Ignition : 가솔린 엔진을 디젤엔진과 같이 압축착화하는 연소방식
< 현대자동차의 내연기관 기술개발 로드맵 >
친환경 시대를 위한 대표적인 내연기관 신기술
최근 차량연비를 향상시키는 신기술로서 대부분의 자동차업체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으며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차량 구동을 내연기관이 주도하면서 48V 전기모터가 시동, 토크보조, 회생제동 및 발전 등의 작동을 통해 차량연비 개선에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이 48V 하이브리드 기술 적용을 통해 연비 15% 이상 개선과 배출가스 저감이 가능하고, 비용 대비 효과가 우수하여 차기 환경규제 대응 기술로 자동차업체가 양산 검토하는 신기술이다. IHS에서는 2023년 전동화 차량 판매대수 2,044만대 중 50% 이상인 1,060만대에 이러한 48V 시스템을 채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도 스타터 제너레이터(MHSG), 전동식 수퍼차저(e-SC) 등의 48V 하이브리드 핵심부품 개발에 활용 가능한 시뮬레이터 등을 기반으로 핵심부품 및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48V 시스템의 시동, 토크보조, 회생제동, 발전 등의 작동모드에 따른 엔진 및 차량의 연비, 배출가스 분석을 통해 성능 최적화 개발 중에 있다.
< 48V 하이브리드 핵심부품의 작동조건별 성능 최적화 >
두 번째로 내연기관의 열효율 향상을 위하여 완성차업체마다 독자적인 가변시스템을 개발하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가변시스템은 차량 주행조건에 따라 가장 효율이 높은 조건에 엔진이 운전되도록 시스템을 가변 제어하여 연비와 출력을 향상시스템 시스템이다. 일본의 인피니티社는 2019년 2월 가변압축터보 기술이 적용된 QX50 차량을 국내 출시하였다. 가변압축 기술은 엔진 연소실 높낮이를 조절하여 엔진 운전상태에 따라 스스로 압축비를 변경하여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각 완성차업체별로 독자적인 가변압축 선행기술을 기보유한 상태이며 양산 가능한 모델로 기술개발 진행 중에 있다. 국내 현대자동차는 2019년 7월 가변밸브 기술인 CVVD(연속가변밸브듀레이션) 기술을 독자 개발하였다. CVVD 기술은 엔진의 작동조건에 따라 흡기 밸브의 여닫는 타이밍을 최적화하여 엔진의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향상시키고 배출가스도 저감시킬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CVVT 및 CVVL 기술 적용을 통해 엔진 성능 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이번 CVVD 기술 양산을 통해 가변밸브 기술을 통해 엔진 효율 향상을 선도하고 있다.
그 밖의 가변기술로서 가변 오일펌프 기술, 가변 워터펌프 기술 및 가변 열관리기술을 적용하여 엔진효율 개선 등이 양산 진행 중이고, 한국자동차연구원도 이러한 가변기술에 대하여 완성차업계 및 부품업계의 기술 지원을 통해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세 번째로 가솔린 엔진에 압축착화 기술을 구현하여 연비와 출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기술이 개발 중에 있다. 일반적으로 가솔린 엔진은 점화시스템에 의한 착화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나, 압축공기에 가솔린 연료를 분사하여 착화하는 방식을 적용하여 디젤 수준의 연비와 가솔린 엔진의 장점을 동시에 활용 가능한 장점이 있다. SPCCI(Spark Controlled Compression Ignition)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현재 일본의 마쯔다社에서 일부 상용화 하였으며, 기존 대비 약 30%의 연비 향상과 배출가스 저감이 가능하다. 본 기술은 ‘SKYACTIV’로 명명되어 현재 50% 수준의 열효율을 2025년까지 56%까지 개선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중이다.
또한, 폭스바겐은 연료의 분사압력을 500bar 이상으로 증대시켜 연소 효율을 향상시키는 고압분사 가솔린 엔진을 개발하고 있고, 일본의 완성차업체는 공기-연료 혼합비율을 희박하게 공급하여 연비를 향상시키는 희박연소 엔진을 개발 중이다. 이러한 고효율 엔진 기술은 향후 5년 내에 양산될 것으로 예상되며, 각 완성차업체별로 내연기관 기술 고도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 참고 : 한국자동차연구원 추진 고효율․저배기 내연기관 R&D 과제 >
개발 현황 |
▪내연기관 효율 향상을 위한 신기술 적용 엔진 시스템 최적화 개발 추진 ➊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및 전동화 부품 탑재 엔진/차량 연비 향상 기술 ➋ 과급/연료계/보기류/배기계 등 핵심 요소부품 개발 및 평가 분석 기술 |
▪EURO-7, SULEV 등 차기 배기규제 대응을 위한 배기 성능 개발 추진 ➊ 포스트 배기규제 대응 복합 후처리시스템 국산화 개발 지원 및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저감장치 저감효율 최적화 ➋ 열유체 해석을 활용한 후처리시스템 유동해석 및 최적설계 ➌ 운행자동차의 미세먼지 저감장치 성능 인증 및 실도로 평가모드 개발 |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저탄소 연료*(CNG, LPG) 및 신재생 연료**(바이오 에탄올) 등의 친환경 대체연료 엔진 성능 캘리브레이션 및 연료계 핵심부품 제어 기술 * LPG 직접분사 연료시스템 및 천연가스 엔진 연료시스템 국산화 개발 지원 및 차량 성능 최적화 기술 ** 직접분사 에탄올 FFV 차량 SULEV 규제 대응 기술 |
전기차․수소전기차 보급과 내연기관차 기술 개발을 위한 정책 지원 병행 필요
최근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자동차의 전동화 추세는 분명해 보이지만 보급 속도 및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서 내연기관의 중요성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COVID-19에 따른 투자 재원 문제 등으로 전기․수소차의 성장세가 조정될 경우 각국의 내연기관 기술 경쟁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는 국가적으로 CO2를 줄이기 위해 현재의 주행단계(TTW; Tank-to-Wheel) 기반의 정책에서 LCA(전과정평가; Life-Cycle Assessment) 기반의 정책 전환을 준비 중이다.
LCA는 기존 주행 중 오염물질뿐만 아니라 제조단계에서의 배출량까지 더한 값이며, 일부 연구에서는 전과정평가 결과 내연기관의 친환경성이 전기차에 비해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유럽과 일본의 연비에 대한 新규제에서는 전기차에도 LCA 방식을 도입하는 새로운 연비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 최근 친환경차 보급에 관한 주요국 정책 변화 >
국가 |
정 책 변 화 |
미국 |
▪자동차 평균연비․온실가스 규제 완화: 당초 연평균 5.0% 개선에서 1.5%로 대폭 완화하여 목표 확정 고시(2020.3.31) |
EU |
▪2020년부터 강화된 자동차 환경규제 적용 또는 미충족시 과징금 유예 등을 건의(유럽자동차협회 등) |
중국 |
▪신규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China 6) 전국 적용 시점(2020.7월) 유예 건의(중국자동차협회) |
독일 | ▪보조금 지급대상 차종을 온실가스 저배출량 차량에 한정 또는 가솔린․디젤 등 모든 차종으로 확대 방안 검토 중 |
자동차산업 전반으로 전동화 중심의 산업생태계 전환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내연기관에서 전기․수소로의 전환을 위한 중간 단계로 고효율 내연기관 기술개발 지원을 통한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내연기관의 기술 경쟁력 확보 및 전기구동 기술과 수소연료전기 기술 지원을 통한 미래산업에 대한 준비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우리 자동차부품업계는 장기적으로 축적한 자동차부품 개발 경험을 단계적으로 전기․수소차 분야로 진출을 준비하고 업종 전환을 통해 기업 운영의 연속성을 준비해야 한다. 각국의 환경규제 및 정책에 따라 향후 10년간은 다양한 동력원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정부는 특정 기술에 대한 선택과 집중보다는 균형 있는 자동차산업 지원 정책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