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산업 관련 주요 이슈와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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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산업 관련 주요 이슈와 시사점
산업연구원 조철 선임연구위원
중국 자동차산업과 관련된 이슈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세계 최대로 부상한 시장 규모일 것이다. 거의 2,900만대에 달했다가 2,500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중국 자동차 판매가 단기적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얼마나 시장이 확대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이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전환되면서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전기차 향배가 세계 시장의 전기차 전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중국 로컬기업과 글로벌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이 틈바구니에서 우리 자동차 브랜드가 어떻게 될 것인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최근 중국 자동차는 중국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해외시장에서 우리와의 본격적인 경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와 더불어 미래 자동차의 발전 방향으로 얘기되고 있는 자율주행차에서도 중국은 빠른 발전을 이루어나가고 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중요한 경쟁 요소 중 하나인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중국의 발전 추이는 우리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1. 중국 자동차 시장 동향과 향후 발전 가능성
2000년 들어 중국 자동차 시장은 연평균 20%를 크게 상회하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을 제외하면, 2011년까지 모두 두 자리 성장을 구가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성장률은 크게 둔화되었고, 2018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2019년에도 8.2%나 감소했다.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동차 시장이 1.8% 감소한 것은 비교적 양호한 실적으로 평가되고 있고,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3.8%, 2.1% 성장하여 비교적 안정된 성장세를 보였다. 그렇지만, 작년의 경우 최고 수준이었던 2017년의 2,888만대 판매에는 크게 못 미치는 2,686만대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통제의 강화로 경제활동이 저하되면서 상용차 판매는 31.2%나 감소한 반면, 승용차 판매는 9.5%나 증가하여 안정적인 소비 증가세를 보여주었다. 안정적 경제성장, 소비 촉진 정책 지속, 코로나19 통제 완화, 반도체 공급난 해소, 상용차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는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1월 설 연휴가 있기도 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35.5%나 큰 폭으로 감소하여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 그림1 > 중국 자동차 판매량 및 증가율 변화 추이
중국 자동차 시장은 최근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마이너스 성장까지 했지만, 여전히 향후 전망은 비교적 낙관적이다.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중국의 자동차 보유 수준이 매우 낮아 소득 증가에 따라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2020년 말 중국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2억 7천만대 수준으로 인구 천명당 보유 대수는 194대 수준으로 200대를 밑돌고 있다. 이는 877대의 미국에 크게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우리나 일본의 627대, 471대 등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도 2035년까지 적어도 4천만대 수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 둔화는 갑작스러운 자동차 보유 확대에 따른 환경, 교통 등의 문제로 중국 정부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자동차 보유를 억제하는 정책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도 세계 전체의 거의 1/3에 달하는 시장이고,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어서 우리로서도 포기하기 힘든 시장이다.
< 그림2 > 주요국의 자동차 보유량과 GDP 간의 관계 비교
2. 중국의 친환경 자동차 정책과 전기차 시장의 미래
중국은 작년 신에너지자동차(BEV+PHEV+FCEV)를 688만 7천대나 판매하여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0%를 상회하였고, 세계 전체 전기차 판매의 65.5%를 차지하였다. 이는 2020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신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자동차기술로드맵2.0”에서 제시한 2025년 목표를 이미 상회한 것이고, 전기차에 대한 혜택이 대폭 줄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주목할만 하다. 한때 우리 원화로 2천만원까지 지원되던 보조금은 작년 한번 충전 후 주행거리 400km 이상 차량도 1.26만 위안(원화로 242만원)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이마저도 없어질 예정이다. 또한 자동차업체에 주어지는 평균연비(탄소배출)에서의 인센티브도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신에너지자동차 판매는 작년에 비해 30.7%나 늘어난 9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이미 보조금이 없어도 중국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전기차는 운행 비용이 낮고, 편의성이 높지만 가격이 높은 것이 문제가 되어왔다. 중국에서 팔리고 있는 자동차의 가격대를 보면, 전기차가 오히려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더 낮은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팔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 그림3 >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 및 증가율
그렇다면 중국 시장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는 얼마나 오래 남아 있을 것인가가 관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자동차기술로드맵2.0”에 따르면, 2035년까지 중국도 판매 차량의 100%를 전동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50%는 하이브리드자동차로 한다는 계획이어서 여전히 내연기관이 살아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 자동차 판매도 하이브리드 차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에너지자동차로 분류되고 있는 차량에서 내연기관을 포함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만 하더라도 전체 중국 신에너지자동차 판매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2%나 되고 있다. 결국 중국도 자동차의 전동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내연기관의 생산은 지속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의 정책을 보더라도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내연기관 기술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가장 빠르게 전기자동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을 보더라도 단기간에 내연기관이 소멸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어 우리도 내연기관에 관한 기술개발 등에 대한 고려가 있어져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 그림4 > 중국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대) 추이
< 그림5 >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부문별 비중 추이
3. 중국 자동차 시장의 경쟁구조 변화와 외자계 기업의 생존 가능성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상용차의 경우 중국 브랜드가 주류를 이루는 반면, 승용차는 중국 로컬 브랜드와 외자계 브랜드가 경쟁하는 체제이다. 중국 로컬기업의 비중은 40% 내외를 기록하고, 나머지는 외자계 업체들이 차지했다. 외자계에서는 독일이나 일본이 20% 내외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미국이 10% 내외 등이었다. 우리 업체는 2014년 9%에 달했던 것이 2015년 7% 대로 떨어졌고, 사드사태 이후 5% 수준을 기록하였으며, 이후에도 계속 하락하여 작년에 1.7%까지 추락했다. 작년에 특이한 점은 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2020년만 하더라도 38.4%에 불과했던 중국 로컬 브랜드의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21년 44.4%로 상승했고, 작년에는 49.9%까지 올라갔다. 월별 기준으로 보면, 작년 12월은 무려 56.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외자계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 표1 > 중국 승용차브랜드의 국가별 판매비중(%) 변화 추이
중국 브랜드 자동차의 점유율 상승은 중국 브랜드 전기차 판매가 큰 폭으로 늘면서 이루어진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1위를 달리는 비야디가 작년 11월까지 137%나 늘어 137만대를 기록했고, 여타 업체들도 매우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 전기 승용차 시장은 내연기관 승용차와 달리 중국 업체의 비중이 매우 높다. 작년 11월까지 40만대 판매를 기록한 테슬라를 제외하면 작년 11월까지 VW이 상하이VW과 이치VW를 합쳐 10만대를 넘어섰고, BMW가 5만대 가까이 판매하여 겨우 20위권에 들었다. 테슬라, VW, BMW 등을 제외하면 상위 20개 신에너지 승용차 판매 브랜드는 모두 중국 브랜드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되는 가운데, 외자계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에서는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저가형 모델뿐만 아니라 고급형 모델까지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어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전환되면, 외자계 기업들의 생존이 더욱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 그림6 > 주요 업체별 중국 신에너지 승용차 판매량(만대) 및 증가율
4. 중국 자동차 수출 급증과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2012년 105만대를 기록한 이후 100만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2021년 201만 5천대를 기록하면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에는 311만 1천대를 수출하여 독일을 제치고 세계 2위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2021년 이미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 되었고, 작년에는 우리 수출을 크게 앞서게 되었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도 큰 폭으로 늘고 있는데, 2021년 전년 대비 304.6%나 증가한 31만대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67만 9천대로 1.2배나 늘었다. 이는 전체 중국 자동차 수출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 그림7 > 중국 자동차 수출 변화 추이
과거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동남아나 동유럽, 중남미 등 후발국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최근 유럽 등 선진국에 대한 수출도 크게 늘고 있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벨기에, 영국 등이 주요 수출 대상국으로 부상했고, 호주에 대한 수출도 큰 편이다. 벨기에는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에 대한 판매를 위한 수출기지로 보여진다. 이러한 중국의 자동차 수출증가는 중국 자동차의 전반적인 품질 수준 향상과 스마트 기술의 적용 확대 등에 기인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유럽 자동차제조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 자동차에 주목하는 점은 스마트 커넥티드와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등을 들고 있고, 전기차를 중심으로 중국 자동차에 대해 과학기술 제품이라는 느낌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및 소형차 등을 중심으로 우리 자동차가 세계 시장에서 중국차와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 그림8 > 주요국별 중국 자동차 수출 현황(2022년)
5. 중국 자율주행 자동차의 발전 추이와 경쟁력
중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여 이미 자율주행 자동차 운행에 관한 기반을 구축했다. 작년 8월 중국 교통운수부는 “자율주행자동차운수 안전 서비스 지침(시범시행)”를 발표했고, 11월 공업정보화부는 “스마트네트워크 자동차 진입 및 도로 통행 시범업무 개시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이미 다양한 차량에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자율주행 단계에 대한 정의가 다소 다르긴 해도 중국에서는 작년에 이미 신차에 3단계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비중이 9%에 달한다고 보고 있고, 올해는 2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정 조건(광산, 항구, 간선 물류, 공항, 물류단지 등)에서 상용차의 자율주행은 상업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 그림9 > 중국 신차 판매 중 자율주행 단계별 탑재
중국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스템 기술은 바이두 등과 같은 대형 IT업체뿐만 아니라 Pony.AI, WeRide 등 벤처형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관련 반도체 기술은 글로벌 업체가 주도해왔지만, 최근 들어 화웨이나 Horizon 등과 같은 중국 업체들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각종 센서나 라이더, 레이다 등 주요 부품이나 ADAS 등은 중국 업체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도 글로벌 업체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자율주행 반도체 기술 등에서 우리에 비해 중국이 앞서 나가고 있고, 관련 시스템의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향후 자율주행 자동차 전반에서 중국이 선도적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 표2 > 자율주행 핵심 반도체 제품 비교
<그림10 > 2021년 중국 전장(前裝) ADAS 공급상 시장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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