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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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자동차 어디까지 왔나!
(재)자동차융합기술원 이항구 원장
전기동력차 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자율주행 자동차 수준별 상용화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은 단기적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의 상용화에 주력할 것이나, 회의적인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점차 미래차 전환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체들은 예상보다 많은 투자와 기술 고도화 요구에 직면해 있지만 전문인력 구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본 고에서는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 동향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도출해 보기로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및 상용화 동향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차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간적인 제한을 받지 않고 주행할 수 있었던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승용차가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직면해 사고가 발생하자 미국 정부가 운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FSD)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자율주행차 선도기업 자리를 두고 다투던 GM의 크루즈와 알파벳의 웨이모 로보택시 시험 주행을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웨이모는 캘리포니아공공유틸리티위원회(CPUC)의 허가에 따라 미국 샌프란시스코시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이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도 시험 운행을 재개했다. 웨이모는 50대 미만의 로보택시를 63제곱킬로미터의 제한된 구역에서 운행할 계획이며, 공항이나 고속도로 운행은 당분간 자제할 계획이다.
이처럼 자율주행차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자 관련 업체들은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합작 설립한 모셔널은 앱티브가 보유 지분을 50% 축소하고 더 이상의 투자를 중단하자 현대차그룹만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모셔널은 비기술직 인원 5%를 감원했다. GM은 자율주행 사업부 크루즈가 2023년에 27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자, 2024년 1월 2024년 투자 규모를 10억 달러 감액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포드와 폭스바겐은 2022년 10월에 그동안 36억 달러를 투자했던 자율주행 합작법인인 아르고AI를 해체한 바 있다.
이처럼 빠르게 진행할 줄 알았던 자율주행차의 레벨 고도화를 통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은 로보택시 운행 확대보다는 레벨 3, 즉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면서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hands-free)도 자동차가 스스로 차선 변경 등이 가능한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향후 4년 내 판매 신차의 30%가량이 hands-free 기능을 탑재할 예상이며, 전통적인 완성차업체들은 전체 투자의 약 37%를 자율주행 관련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운행하고 있는 자율주행 차량은 레벨 2 수준에 해당하며, 레벨 3 이상의 차량은 ‘상용화 준비 단계’에 놓여있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기업 대부분이 레벨 3에 해당하는 자율주행차를 출시하여 양산하고 있으며, 중국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레벨4 수준의 차량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외 완성차 및 부품기업은 레벨 3 자율주행 차량 양산뿐만 아니라 레벨4에 해당하는 기술 고도화 및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SW 및 반도체 기업 등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및 중국과 비교할 때 서비스 차량 대수와 누적 주행거리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차량은 2030년 이후 확산하기 시작하여 2035년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유럽 29%, 중국 34%, 미국 16%에 달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 1,217.8억 달러(약 157조 원)에서 2032년 2조 3,539억 달러로 증가할 예상이며, 연평균 35%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무인 주행이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레벨 5)차의 상용화는 2035년 이후 가능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자율주행 승용차의 운행이 제약받고 있지만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의 시험 주행은 증가하고 있다. 자율주행상용차는 일정 구간과 제한된 차선에서 주행하고 있어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당분간 운전석에 운전자가 탑승해야 하는 자율주행차만 허용될 예상에 따라 자율주행차의 빠른 보급은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자율주행차업체들은 자율주행차의 필요조건 중 하나인 연결성 기반의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와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이하 SDV) 관련 서비스의 완성도 제고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 시험 주행에 집중할 예상이다. 그동안 자율주행차는 커넥티드카 및 SDV와 동반 성장해 왔다. 따라서 연결성을 바탕으로 한 커넥티드카와 소프트웨어가 대부분의 핵심 부품의 작동을 결정하는 SDV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통신, IoT) 기술이 자동차에 접목되어 운전자에게 안전 및 편의를 제공하는 커넥티드카는 이동통신 모듈을 장착하여 5G,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최신 IT 기술을 통해 초고속 양방향 무선 인터넷에 연결된 자동차다. 현재 서비스가 진행 중인 텔레매틱스뿐 아니라 향후 인포테인먼트, UBI(Usage-Based Insurance), 스마트 교통 등 다양한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예상이다. 맥킨지(Mckinsey)는 전 세계 신차의 50% 이상이 커넥티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커넥티드카는 초고속 통신망을 통해 차량뿐만 아니라 하부구조 및 기기 등과 통신이 가능하므로 주변 환경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특징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여 국내외 완성차 기업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현대⋅기아의 서비스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커넥티드카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2030년에는 EU⋅미국⋅중국 등 주요국 시장 내 모든 신차가 커넥티드 기능을 탑재할 전망이다. 따라서 2030년 기준 미국 내 커넥티드카 보급 비중은 70%로 증가할 예상이며, 유럽과 중국은 각각 79%와 56%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러한 커넥티드카는 자율주행 레벨 2+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자동차 시스템 복잡성이 심화하자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제어하기보다는 소프트웨어가 다양한 전자장치들을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중앙집중형 제어가 가능한 SDV 개념이 4~5년전부터 등장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의 주행 성능과 편의․안전 기능뿐 아니라 감성 품질과 브랜드 차별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자제품에 주로 내재 되었던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에 장착된 것은 1980년대부터인데 전자 제어 시스템의 도입에 이어 각종 전기, 기계 시스템을 제어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또한 자동차업체들이 소비자 편의와 안전을 높이기 위해서 더 많은 전기와 전장 시스템을 장착하자 고급 차는 100개가 넘는 ECU를 탑재하고 있다. 그 결과 복잡성이 증가하고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도 많아져 소프트웨어의 코딩라인도 증가했다. 대형 여객기인 보잉 777이 650만 줄인 데 비해 고급 차는 2,000만 줄을 넘어섰고 1억 줄을 넘어선 모델도 있다. 비행기는 지정된 항로로 운항하지만, 자동차는 자유로이 주행하면서 고려해야 할 주변 환경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더욱 복잡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해졌다. 소프트웨어는 모든 동력원의 자동차에 탑재할 수 있으나, 전장부품 수와 소프트웨어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전력 소비가 많아 SDV는 전기동력차 플랫폼 위에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얹어야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SDV는 100여 개에 달하는 분산형 제어 시스템을 통합해 와이어 하니스의 양을 줄임으로써 경량화와 함께 공간도 축소할 수 있다. 이는 연비 향상과 소비자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다. SDV에는 기존 무선(OTA) 업데이트와는 달리 잘못된 시스템 프로그램의 수정과 시스템 기능개선, 펌웨어(Firmware) 업그레이드 등이 가능한 무선펌웨어(Firmware Over The Air)가 적용된다. FOTA는 제동 기능부터 주행거리 설정, 운전자 보조기능 개선 및 추가 적용 등 폭넓은 업데이트가 가능할 뿐 아니라 차량의 하드웨어까지 설정할 수 있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구독 서비스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소프트웨어가 기존 업체 대비 5년 이상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차량용 소프트웨어는 성능, 운전, 경험을 통제하고, 인포테인먼트, 음성인식 제어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기존 자동차업체들은 SW의 20%~30%를 내재화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2026년에 SDV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SW정의 상용차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임러 트럭과 볼보 그룹은 공동으로 SW정의 상용차 플랫폼과 상용차 전용 OS를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UBS는 2030년에 전 세계 자동차 5대 중 4대가 OTA나 FOTA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차인 전기동력·자율주행차는 소프트웨어 기반이 될 수밖에 없고, 자동차업체들은 다양한 기계 및 전기·전장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제어해 최적화할 수 있는 자체 운영시스템(OS)도 개발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애플이 차량의 스크린을 장악했고, 운전자 정보까지 저장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도요타는 차량 소프트웨어가 스마트 폰 생태계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중국의 창업 전기차업체인 니오는 소비자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 폰을 자체 개발했다. 또한 르노와 볼보는 향후 3년간 각각 3억 유로를 투자해 SDV 플랫폼 기반의 전기 밴을 생산하기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SDV도 자율주행차와 유사하게 단계별로 구분해 발전 중이다.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바이두가 공급한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테슬라 차량의 운행을 허용했다. 바이두는 테슬라와 로봇택시 사업을 공동 추진할 계획인데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적용할 예정이다. 양사는 데이터 수집도 공동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레벨 4수준의 로봇택시와 상용차의 시험 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천진시는 디디의 지원을 받고 있는 KargoBot사는 레벨 4 자율주행 상용차의 운행을 처음으로 허용했다. 동 사는 북경시에서 레벨 4 수준의 군집주행도 실시하고 있다. KargoBot사는 천진시에서 600만 km가 넘는 주행시험을 진행했으며, 물류 노동 비용의 50~8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상하이시는 “푸동 신지역 무인장비 혁신 및 응용 촉진 규제(Pudong New Area Regulations on Promoting the Innovation and Application of Unmanned Equipment)"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무인장비 고유 번호판을 발급하고 무인 이동수단의 보급 확대에 나섰다. 상하이 우편국은 2023년에만 일일 평균 1천만개가 넘는 년 37억 개의 소포를 배송했다면서 물류산업의 구인난 등 문제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완성차업체가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려면 소비자 신뢰를 획득해야 한다. 폭스바겐은 2026년에 레벨4 탑재 전기 밴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모빌아이와 협력하는 한편 SDV의 상용화를 위해 보쉬와 퀄컴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높은 해상도와 정밀도를 보유한 라이다 센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기술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라이다 원가를 절감하고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성능도 향상시킬 계획이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시스템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3,050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중 소비자 분야가 1,500억 달러, 공급업체 분야가 1,550억 달러를 차지할 전망이다. 일부 기관은 시장이 4,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 낮아지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 소비자 인식
미국 기업들이 로보택시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업체들은 로보택시 운행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가 로보택시의 시험 주행 허가 구역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완전자율 주행차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로보택시는 여타 교통수단에 비해 사용자의 교통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대도시 택시 비용은 자가용에 비해 최대 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로보택시를 단거리에 사용하면 자가용에 비해 약간 높은 수준의 비용을 내면 된다. 맥킨지 컨설팅의 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들은 레벨4~5 수준 자율주행차가 2년~3년 이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로서는 상용화 시기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자율주행차시장은 소수의 업체가 지배할 전망이다. 맥킨지 컨설팅이 2021년과 2023년에 세계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개 미만의 업체가 레벨4~5 자율주행차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역에 따라 59%~72%를 차지했다.
자율주행차업체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상용화와 산업화를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우선 과제이며, 기술개발과 수요를 후순위로 선정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중요한 기술 관련 조사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우선 과제로 들었다. 응답자들은 예측 및 의사결정 SW와 인지 SW의 개발 필요성을 가장 높게 꼽았다. 2021년 조사 대비 필요성이 증가한 분야는 제어장치(Control Unit) SW이며, 낮아진 분야는 라이다(Light detection and range) SW 분야다.
자율주행차 SW의 평균 수익률은 15%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며, 주변 환경 인지 SW의 수익률이 가장 높을 예상이다. 완성차업체와 공급업체의 평균 수익률 비교에서도 차량용 SW업체의 수익률이 전통 공급업체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러한 수익률 격차가 완성차업체와 기존 부품 공급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차량용 SW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이유다.
2) 배터리업체는 CATL, Farasis Energy, GS Yuasa, 삼성 SDI 평균
3) 반도체업체는 AMD, Cree, Elmos, 인피니언, 인텔, 엔비디아, NXP, 퀄컴, 르네사스, 롬, ST, TI의 평균
4) SW는 MS, 구글, 애플, 퀄컴의 평균
3. 시사점
130여 년 만에 전개되고 있는 전기동력차로의 전환과 소비자 안전과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자동차업체들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온 자율주행차로의 전환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미래차 전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소비자 수용성이다. 첨단 기술이라도 소비자가 신뢰하지 못하면 상용화할 수 없다. 자율주행차는 그동안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차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에서 황색 비상 테이프와 경고표식을 식별하지 못했고, 화재 현장에 진입했으며, 소방호스 위에 주차하고, 구급차를 가로막아 이송 환자를 사망하게 했으며, 보행자를 친 상태에서 6미터를 끌고 가는 등 다양한 사고를 유발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 신뢰성이 증가하기보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하락했다. 자율주행차는 전기동력차와 융합을 통해 상용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단지 전기차업체들이 구매보조금을 받더라도 판매 대당 평균 6,000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어서 전기동력 자율주행차 사업은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자동차 판매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 기능은 고급 모델부터 탑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노후차 교체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세계 전기차 수요는 감소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미국 정부가 2032년까지의 연비규제를 완화했지만, 규제 수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2032년 판매 자동차의 56%를 전기동력차로, 16%는 하이브리드카로 판매해야 규제를 충족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대규모 벌금을 지불해야 한다. 국내 일각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휴지기에 들어가고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나 전기차 수요를 상회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미래차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기업 간 제휴도 증가하고 있다. 아직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4개 사중 1개 사만이 완전한 SDV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또한 절반이 넘는 자동차업체들이 전용 소프트웨어를 원하고 있지만 부품업체와 기술업체들은 공개된 소스 코드와 소프트웨어(open source) 및 소프트웨어를 혼합해 사용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1차 협력업체의 2/3가 SDV 역량 증대를 위해 기술업체와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SDV를 포함한 자율주행자동차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서는 차량용 SW 인력이 절대 필요하다. 엘리먼트AI가 발표한‘2020 글로벌인공지능인재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인재 수는 2020년 기준 2,551명으로 30개국 중 22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18만 8,000명이나 인도의 7만 6,213명과 비교할 때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커넥티드 카, SDV와 자율주행차용 소프트웨어 기반(구동) 부품을 개발하고 양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관련 전문인력의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인해 구인난에 직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대형 부품사들은 연구개발센터를 수도권으로 이전하고 있으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전문인력이 임금 수준이 높은 기업으로 이직하기 때문이다. 결국 전문인력이 지역에 정착해 자율주행 관련 부품을 개발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도 필요하다. 정부가 중소기업이 생산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나 중견․중소 기업들이 연구개발 인력 등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사한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미래차부품 특별법에서 논의되고 있으나 분야별, 지역별, 규모별로 차별화된 지원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또한 현금성 지원이 어려울 경우 비현금성 지원도 검토해야 한다.
아직까지 선진국 소비자들은 아직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동차 노조는 운전자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전기동력․자율주행 기반 미래차 전환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으나, 최근의 수요 둔화가 본격적인 수요 증가를 위한 숨 고르기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 중국, 유럽과 일본은 로봇 택시와 상용차의 자율주행, 즉 소위 군집주행부터 상용화하고 있다. 로봇 택시는 제한된 구역에서 운행을 허용하고, 군집주행은 비교적 장거리 구간을 지정해 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상용차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오로라(Aurora)는 텍사스주 댈러스와 휴스턴을 잇는 390km 구간에서 자율주행 트럭 20대를 시험 운행하고 있다. 텍사스 교통부가 2021년에 분석한 자율주행 트럭으로 인한 고용 영향은 5년간 2%, 약 1만 명의 장거리 운전자가 해고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맥킨지는 완전자율주행 트럭이 미국 내 모든 운송 구간에 투입되면 45%의 화물 운송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했다. 현대차도 Plus사와 협력해 레벨 4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트럭을 북미에서 시험 운행할 예정이다.
전동화와 디지털화를 통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국내 중소 부품업체들의 전환 속도는 느리기만 하다. 수익성이 낮다 보니 전문인력 유지나 확보와 신기술 개발이나 사업전환 및 다각화는 언감생심이고, 금융권에서 빌린 자금의 이자 내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어렵게 신기술과 신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사전 시험인증을 받을 지원 기반도 취약하다. 지자체의 지원 하부구조 대부분이 내연기관차 중심이고, 전문인력 난도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기술원을 비롯한 정부 지원 기관들 대부분이 전문인력 구인난 속에 기업 연구소와의 임금 격차 확대에 따라 인재가 유출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대표적인 첨단기술산업이자 산업 연관 효과가 큰 산업이다. 또한 1만 개가 넘는 업체들이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미래차부품 특별법’을 제정해 7월 말부터 시행에 들어가고, 자동차산업을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만이 국내 자동차업계의 지속 가능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또한 산업전환 과정에서 등잔 밑이 어둡지 않나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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