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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업 산업전환의 위기와 기존 임금체계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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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29회 작성일 26-06-1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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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고】 자동차부품업 임금체계 개선 시리즈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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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엠어소시에이츠신다솜 선임 컨설턴트


자동차부품업 산업전환의 위기와 기존 임금체계의 한계


 본 기고는 고용노동부 주관 「2026년 자동차부품업 임금체계 개선 확산 지원 사업」의 목적과 내용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본 기고에서는 급격한 산업전환에 따라 대한민국 자동차부품 중소·중견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인재 확보 위기의 본질을 임금체계의 시각에서 진단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1편에서는 산업전환의 현실과 기존 임금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살펴본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허리, 그러나 위기 속의 자동차부품업


 자동차부품업은 고용 인원, 사업체 수, 생산액, 부가가치 규모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전략 산업이다. 그 동안 자동차부품업은 전방 산업인 완성차와 후방 산업인 소재·기계 산업을 연결하는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해 왔다. 자동차부품업의 생산유발 효과와 고용창출 효과는 그 어떤 산업보다 크며, 이는 곧 우리 산업이 대한민국 수출 경쟁력의 핵심이자 지역경제의 버팀목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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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그 이면에는 우리가 직시해야 할 측면이 있다. 국내 자동차부품 사업체 총 21,443개사 가운데 2차 협력업체가 전체의 54.4%를 차지하며, 업체의 50%가 종사자 4인 이하의 영세 사업체다. 과거에 비해 개선되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완성차 중심의 다단계 원하청 구조 속에서 협력업체의 협상력은 크지 않다. 또한 수익성에 있어서도 부품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2%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높지 않다. 


 이러한 사실은 협력업체 구성원의 임금 측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수익성이 낮으면 임금인상을 할 수 있는 여력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어 중소·중견기업의 임금지불 능력으로는 우수한 인력의 확보가 어렵게 되었다. 그나마 해당 기업에서 오래 경험을 쌓은 핵심 인재들조차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기업들로 유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 애써 키워놓으면, 결국 상위 벤더 좋은 일만 시킨다."는 탄식이 흐른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대기업의 채용 전략이 신입 채용에서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직 채용으로 전환되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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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전환, 생존을 건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


 자동차 산업의 축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017년 정점을 찍은 내연기관차 판매량은 이후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전기차 판매량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배터리·모터·센서·소프트웨어 등 미래차 전용 부품군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반면, 엔진·연료계통 같은 전통 부품들은 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등 대대적인 산업전환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와 있다.


 문제는 자동차 부품사들의 대응 속도다. 현황을 살펴보면, 부품사들 중 전기·전자장치 분야를 생산하는 기업이 사업체 수 기준 약 1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일견 산업전환에 잘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현재의 전장 부품 대다수는 여전히 내연기관차용 전기 배선이나 램프 등 전통적인 항목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외형적으로는 전장화가 진행된 것처럼 보여도, 소프트웨어나 배터리 시스템 같은 미래차 핵심 기술로의 전환은 이제 막 시작된 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자동차 부품사들이 미래차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에서는 ‘자금’과 ‘사람’ 때문이라고 답한다. 자동차 부품사의 무려 87.2%가 사내에 연구 전담 조직이나 인력을 전혀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센서 등 자동차 부품사들이 미래를 위해 꼭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은 비단 자동차 부품사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탐내고 있는 인재들이다. 따라서 우리 자동차 부품사들은 동종 부품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과도 인재 확보를 위한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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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연공·직급 중심 임금체계의 구조적 한계


 현재 자동차부품업계 중소·중견기업의 임금체계는 기본급·고정OT·각종 제수당 중심의 구조로, 네 가지 구조적 한계를 공통적으로 드러낸다.

 첫째, 임금의 연공성이 높은 구조다. 즉, 직무 난이도나 성과보다 근속연수에 따라 기본급이 결정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연차가 높지 않은 인력은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더라도 정당한 보상을 받기 어려우며, 연차가 높은 인력에 대한 인건비 부담은 누적되고 있다. 둘째, 임금구조 상 변동급에 비해 고정급 비중이 높다. 이로 인해 경영 환경이 급변하거나 사업 구조를 전환해야 할 때도 인건비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기 어렵다. 셋째, 핵심 직무와 일반 직무, 고성과자와 평균 성과자 간 보상 격차가 크지 않다. 성과급마저 전 직원에게 동일하게 배분되는 관행으로 굳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핵심 인재에게 매력적인 유인책으로 다가오지 못한다. 넷째, 임금구조가 복잡하다. 임금 항목이 많고 산정 기준이 불명확해 구성원 스스로도 본인의 임금 산정 방식을 이해하기 어려우며, 인사·노무 관리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인 측면이 크다. 여기에 노동조합의 강한 교섭력과 임금단체협약의 관행이라는 구조적 제약까지 더해지면서, 임금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쉽게 변화를 시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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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미래차에 필수적인 역량을 갖춘 인재들은 기존 내연차 인력과는 다른 보상 방식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얼마를 받느냐'를 넘어, ‘내가 수행하는 직무의 가치에 맞는 대우를 받고 있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직무의 난이도, 희소성, 개인 역량에 따라 확실하게 차등된 보상을 원하는 것이다. 여기서 개인과 조직의 인식 간 간극이 발생한다. 미래차 인재들은 직무 가치에 따른 차등 보상을 기대하지만, 정작 기업의 임금체계는 여전히 근속연수 중심의 경직된 구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미래차 전환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고 싶어도 기존 임금구조와 수준 안에서는 시장 수준의 연봉을 제안하기가 쉽지 않고, 특정 인원에게만 높은 연봉을 책정하려 하면 내부 형평성 문제로 기존 직원들의 수용성을 얻기 어렵다. 어렵게 영입한 인재가 금방 이탈하거나 채용 단계에서부터 인재 확보가 막히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유다.


새로운 임금 모델의 방향: 총인건비 내 핵심 직무 중심 차등화 전략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임금 지급 능력으로서의 수익성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중소·중견기업의 특성상, 총인건비 재원 자체를 확대하는 방식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핵심은 재원을 '얼마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나누느냐'에 있다. 기존 연공 중심으로 배분되어 온 인건비 구조를 재조정하여 미래차 전환에 필요한 핵심 인력과 직무에 전략적으로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시장 임금에 연동한 임금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과거의 내부 형평성 중심 사고에서 탈피하여 외부 경쟁력을 기준점으로 삼아야 한다. 예컨대 고용노동부 임금직업포털, 각종 채용 플랫폼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각자의 회사와 비교할 수 있는 직급·직무별 시장 임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시장 대비 우리 회사의 임금 수준을 데이터로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핵심 직무에는 시장 임금을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는 별도의 임금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배터리 등 미래차 핵심 직무는 자동차 산업에 국한해서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시장 임금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은 기업 규모나 업종 관행이 아닌 직무군 단위로 임금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자동차 산업 내 연공·직급 중심의 임금 수준만으로는 시장 경쟁력 있는 처우를 제시하기 어렵다.


둘째, 핵심 직무 중심의 과감한 자원 재배분이 필요하다.

 미래차 전환의 성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직무를 우선적으로 식별하고, 해당 직무에 인건비를 집중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모든 직원의 임금을 동일하게 올려줄 수 없다면 직무의 전략적 중요도와 인력 희소성을 기준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다. 총인건비 규모를 크게 키우지 않더라도 핵심 직무 중심으로 인건비를 재배분함으로써 미래차 전환에 필요한 인력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핵심 직무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다. 미래차 전환은 연구개발에 국한하지 않고 전 조직에 기술 변화와 역량 전환을 요구하며, 기업 내 직무 자체가 재정의되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진다. 과업의 내용부터 의사결정 기준, 협업 방식까지 모든 것이 재편되고 있는 만큼, 사업 구조와 전환 전략을 고려해 우선순위가 높은 핵심 직무를 구체적으로 도출하고 해당 직무 선정에 대한 내부 공감대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 핵심 직무가 명확하게 정의될수록 제한된 재원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선명해진다.


셋째,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통해 내부 수용성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조직 내 불필요한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기존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형평성이란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는 기계적 평등이 아니라, 직무의 가치와 성과에 맞게 배분하는 전략적 공정성임을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충분한 소통과 설명의 과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신기술 학습과 전환 단계에 있는 인력은 단기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더라도 중장기적 성장을 고려한 지원이 필요하다. 현 임금체계는 이러한 학습과 전환 기여를 보상으로 연결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핵심 직무 종사자에 대한 보상 기준을 별도로 설계하고 그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수용성 확보의 핵심이다. 결국 임금체계 개선의 성패는 제도 설계만큼이나 그 제도를 함께 실행해가는 과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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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자동차부품업이 마주한 위기는 일시적 침체가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는 근본적인 전환의 파도다. 이 파도를 넘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과 기술 개발만큼이나 인재를 붙잡는 힘, 즉 임금체계의 개선이 절실하다. 총인건비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핵심 직무에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미래차 시대에 우리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다음 기고에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자동차부품업 표준임금체계 모델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소개하겠다.


1)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한국은행, 2023.08), 각 수치는 2021년 기준
2)자동차산업 미래차 전환 실태조사 결과 및 정책건의(한국자동차산업협회,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