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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하반기 국내외 자동차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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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160회 작성일 08-07-0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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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하반기 국내외 자동차시장 전망

김철묵 연구위원

김철묵 연구위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1. 세계 자동차시장 동향

2008년에 들어서 세계 자동차시장은 선진시장의 부진과 신흥시장의 성장이라는 지역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고유가가 계속되면서 소형차종 및 친환경차의 판매 증가 및 중대형 차종 부진이란 양상이 보인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업체별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쳐 미국업체의 극심한 부진과 유럽업체의 정체, 일본 업체의 호조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도 연초에 경차규격이 확대되고, 모하비, 제네시스 등 많은 신차가 출시되면서 전체 판매는 증가하고 있지만, 고유가의 지속 등으로 차급별 성장률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①선진시장의 부진과 신흥시장의 호조

최근 몇 년간 세계 자동차시장은 미국과 일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국, 러시아 등 신흥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호조를 보였다. 올해에도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면서 지난 5월까지 세계 자동차 판매는 J.D 파워의 분석에 의하면 전년동기대비 3.1% 증가한 2,742만대로 비교적 호조를 보였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주택경기 침체가 소비 위축, 고용 부진 등으로 연결되면서 5월까지의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8.4% 감소한 622만 5천대에 머물렀다. 유럽연합(EU)지역도 지속된 내수부진과 유로화 강세에 따른 수출 둔화 등으로 5월까지 승용차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0.7% 감소했다. 또한, 2004년 이후 매년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일본은 올해도 판매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를 포함한 신흥시장의 자동차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러시아와 철강석 등 각종 자원부국인 브라질은 원자재가격의 급등 등에 힘입어 경제가 상당한 호조를 보이며 작년보다 30% 이상 판매가 급등하고 있으며 중국도 19.4%가 증가하는 등 브릭스 시장은 상당한 호조를 보였다.

<2008년 1~5월 주요 지역 자동차 판매 동향>
(단위 : 만대)

구분20072008증가율(%)
미국679.3622.5-8.4
EU 승용696.9691.9-0.7
일본233.6230.0-1.5
중국 승용210.6248.418.0
인도83.692.811.0
러시아69.093.936.2
브라질88.4115.130.3
한국51.654.96.3
아세안 6개국57.676.132.2

②소형차 호조와 중대형차종 부진

올들어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자동차시장에도 파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자동차 유지비가 급등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소형차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픽업트럭이나 중대형 SUV는 판매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득이 급격이 증가하면서 자동차대중화가 나타나고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 일부 신흥시장에서는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대형 차종의 판매가 증가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나들면서 5월까지 전년동기대비 소형승용은 11% 증가했지만, 중대형SUV는 31%, 픽업트럭은 21%, 미니밴은 20%나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SUV는 지역별로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SUV 시장이 성장한 유럽은 CO2 배출량과 연계된 자동차 세제의 도입이 확산되면서 SUV 판매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신흥시장에서는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중국에서 41%가 증가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③일본업체 호조, 미국업체 부진, 선진시장에서의 도요타 부진

지역별 시장 차별화, 차급별 판매 변화 등은 자동차 메이커별 경쟁에도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자동차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신흥시장과 고유가 수혜 차종인 소형과 친환경차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일본업체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과 인도, 러시아, 아세안 등 성장시장에서의 일본 업체 호조가 지속되고 있으며, 판매가 부진한 미국에서도 소형차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2007년 최대 생산업체인 도요타는 미국과 서유럽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까지 미국에서의 도요타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3.5% 감소하면서 혼다와 닛산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EU 지역에서는 미국보다 상황이 더욱 좋지 않아 5월까지 11.2%나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툰드라, 시에나 등 픽업트럭 및 미니밴, SUV 차종이 부진했고 EU에서는 CO2 배출량과 연관된 자동차세 도입 확대로 SUV 차종이 부진했다. 그리고 인센티브 운영을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판매 부진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도요타는 중국과 러시아, 아세안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가 늘면서 전체 판매에서는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일본 업체의 호조와 달리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업체는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주력시장인 미국 픽업트럭, SUV 등의 판매가 극도로 부진하고, 수익성이 낮은 플릿 판매를 축소하면서 큰 폭의 판매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④한국 자동차시장 동향

국내 자동차시장은 다양한 신차종 출시와 고유가와 경차규격 확대에 따른 경차 판매 증가, 수입차 판매의 호조 지속 등으로 2004년 이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5월까지 국내업체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5.2% 증가한 52만 1천대, 수입차는 32.2% 증가한 2만 8천대가 판매되면서 전체 자동차 판매는 6.3%인 3만 3천대가 증가한 54만 9천대였다.
차급별로 보면 경차가 작년보다 4만 2천대가 증가한 6만 4천대가 판매되면서 가장 크게 증가했다. 경차는 규격 확대에 따른 기아 모닝의 경차 분류, 고유가에 따른 소비자의 관심 증대, 유류비 환급 등 정부의 경차지원 확대에 따라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대형차도 현대 제네시스, 쌍용 체어맨W 등 신차가 나오면서 증가했다. 반면 경유가격이 휘발유가격보다 높은 상황이 벌어지면서 경유를 주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SUV나 상용차 판매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UV는 지난 연말에 르노삼성에서 QM5를 출시했고, 올해 1월에 기아에서 모하비를 출시하면서 3월까지는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경유가격 급등이 이슈화된 4월 이후 판매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5월에는 2000년 8월 이후 월별 실적으로는 가장 적은 1만 1천대 판매에 불과했다. 상용차도 GM대우의 경상용차가 일시적으로 단종과 고유가 영향이 겹치면서 5월까지 판매가 7.1% 감소했다. 하지만 4월말에 GM대우에서 경상용차를 재출시하면서 5월 판매는 증가했지만, 경유 차종의 부진은 계속되었다.

2. 하반기 자동차시장 변화요인

5월까지 국내외 자동차 판매는 비교적 호조를 보였지만 최근에 인플레이션 등 각종 변수가 나타나면서 향후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하반기 자동차시장을 전망하면서 주의해야 될 것은 국제 경제의 흐름, 원유 등 각종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이다. 국내 시장의 경유가격 급등, 신차종 출시 등도 하반기 자동차시장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①세계 경제성장의 둔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경기 침체 현상이 나타나고, 원유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고용 지표 및 소비 심리가 크게 악화되면서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미국의 경기 침체는 일본, EU 등 선진권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중국, 인도 등의 경제성장률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여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4.2%에서 3.7%로 하향 조정하였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2007년 세계 경제성장률 추정치인 4.9%에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따라서 하반기 세계 경제의 부진은 자동차산업에도 영향을 주면서 자동차시장의 성장세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나 브라질, 중동 등 자원부국의 경우 성장동력을 유지하겠지만, 인도, 중국 등 주요 원자재를 수입하는 국가의 경우 성장 약화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②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인플레이션

최근 WTI 기준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 가까이 상승하는 등 고유가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철광석, 구리 등 자동차 제조와 관련된 각종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는 양상이다. 세계 경제가 둔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가 진정될 것으로 전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국과 인도 등의 경제성장이 지속되면서 원자재 가격의 급등에 따른 시장 불안요인이 지속될 전망이다. 자동차 생산 및 운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원자재와 유가의 상승은 자동차 가격 상승요인이 되지만, 가격인상은 자동차 판매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인상요인을 흡수하려고 할 것이다.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 부담은 소형차종과 친환경차 등 고연비 차종에 대한 수요를 증대시키고, 중대형 차종에 대한 수요 감소 요인이다.
국제 원자재가격의 급등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방출된 막대한 자금이 향후 국제적인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금리 상승을 초래하고 소비자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켜 자동차시장에는 또 다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③국내 시장 변화 요인

하반기 국내 시장에 영향을 줄 요인은 경유를 비롯한 각종 유류비의 상승, 경기 침체 여부 등 국제 상황과 비슷한 측면이 많이 있다. 그리고 차령 10년 이상된 노후 차량의 급속한 증가, 중소형 중심의 다양한 신차종 출시, 한·미 FTA의 체결에 따른 자동차 세제의 변화 등 다양한 요소들이 국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가의 지속, 국제 경제의 불안 등 각종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신차종, 노후차량 증가에 따른 폐차율 증가 등은 하반기 국내 자동차시장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3. 하반기 전망

①세계 자동차시장

2008년의 세계 자동차시장은 전반적인 세계 경제의 둔화로 판매증가 추세는 크게 약화될 것이나 신흥시장의 견조한 성장이 지속되면서 전년대비 증가 추세는 유지하겠지만 판매증가율은 2007년 4.9%에서 2.9%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선진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브릭스를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되겠지만 고성장세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연간 시장규모가 1천만대를 넘는 두 번째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러시아와 브라질은 큰 폭의 성장을 계속하면서 영국, 이탈리아 등보다 시장규모가 큰 세계 5위와 6위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하반기 주요 시장 전망>
(단위:만대)

구분20072008증가율(%)
선진시장미국1,608.91,494.8-7.1
EU1,820.41,805.8-0.8
신흥시장중국878.51.013.215.3
인도199.0222.311.7
러시아256.6315.022.8
브라질234.1283.020.9
전세계6,954.67,157.42.9

②국내 자동차시장

국내와 세계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자동차시장 내부 환경은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즉, 중소형 차종을 중심으로 신차 출시가 확대되고 노후 차량 증가에 따른 대폐차 증가로 하반기 자동차시장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신차종 출시는 중소형 부문에 집중되고 있다. 기아는 중소형 신모델과 CUV(컨셉카 소울)를 출시하고, 현대는 i30 왜건, GM대우는 중소형승용 등 중소형차종에 다양한 파생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기아의 CUV와 현대의 i30왜건은 국내시장에서 새로 시도하는 스타일로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수입차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 판매는 하반기에는 전년동기대비 6.8% 증가한 68만 9천대, 연간으로는 6.9% 증가한 136만대가 예상된다. 차급별로는 경차 및 소형차종이 증가할 전망이다. 경차는 경차규격 확대에 따른 경차의 안전성 및 편의성 증대, 고유가 지속 등으로 큰 폭의 증가세는 지속되지만 하반기에 소형차종의 출시로 증가폭은 둔화될 수 있다. 소형은 상반기에는 경차 증가 등으로 부진하지만 하반기에는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면서 부진에서 회복될 전망이다. 중형은 인접 차급인 소형과 대형에서의 신차종 출시는 부정적이지만 경유가격의 급등으로 RV 수요가 승용으로 이전하면서 소폭 증가하고, 대형은 제네시스, 체어맨W 등 신차종의 판매 호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고유가 등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SUV는 다양한 신차 출시에도 경유가격 급등세로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용 시장에서 경상용 차종의 재출시는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경유가격의 급등과 물류산업의 효율성 향상 등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수입차는 닛산, 미쓰비시 등 신규 브랜드 진출과 차종 다양화로 큰 폭의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국내 자동차시장 전망>
(단위:만대)

구분20072008(E)증가율(%)
승용경형5.415.0177.8
소형24.923.4-6.0
중형25.326.05.5
대형14.717.210.2
SUV22.121.5-2.7
미니밴6.24.0-35.0
소계98.6106.88.3
상용차23.322.2-4.7
수입차5.37.032.1
합계127.2136.06.9

4. 맺음말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이 급변하면서 하반기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글에서 국내 시장은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경기침체 우려, 경유가 급등, 물가상승 등의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며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것으로 가정한 것이다. 세계 시장 전망도 최근의 경제 위기가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부분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전 세계적인 침체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가정한 것이다. 하지만 고유가의 지속, 인플레이션 발생 등 최근의 변수들이 더욱 악화될 경우 국내에서 경차와 소형차는 어느 정도 판매를 유지할 수 있지만, 대형승용, SUV, 상용차 판매는 더욱 어려워지면서 전체 시장규모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 또한 신흥시장도 인플레이션의 확대와 고금리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여지도 있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경제상황의 급변 과정에서 다양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자동차산업 종사자들은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