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과제
페이지 정보
본문
자동차부품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과제
조 철 연구위원 / 산업연구원
1. 경쟁구조상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의 위치
한국의 자동차부품산업은 외견상 무역특화지수가 0.5를 상회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품질 및 기술경쟁력을 향상시켜 세계 시장에서 자동차부품의 수출을 큰 폭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고 우리나라도 중국으로부터 자동차부품수입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일본은 고기술·고품질을 바탕으로 자동차부품산업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용절감을 통한 가격인하전략으로 한국이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부분까지 위협하고 있다. 특히, 한·일 FTA가 체결되면 한국 시장에서까지 일본제품에게 가격경쟁력이 상실되는 부품이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경쟁구도상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은 일본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첨단 고품질제품으로 경쟁력을 확대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일반 범용부품에서 가격은 일본보다 싸면서 품질수준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향후 이러한 이점은 점차 중국에 의해 잠식될 것이다.
<그림 1>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구조
결국 국제 분업구조상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노력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지는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을 파악하여 이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2.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의 SWOT 분석
국제 분업구조상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은 중국과 일본의 중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경쟁력 결정요인들 중에서 한국만이 가지는 절대적인 강점이나 약점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가 일본에 대해 약점이면 중국에 대해서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중국에 대해 약점인 부분은 일본에 대해 강점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기업들이 이러한 요인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위협요인이 기회요인으로 될 수도 있다.
강 점 | 약 점 |
---|---|
|
|
기 회 | 위 협 |
|
|
(1) 강점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의 강점으로는 먼저 전자 및 정보통신산업, 금형 및 공구 등을 포함하는 기계산업, 금속 및 화학 등 소재산업 등 관련 산업기반이 잘 발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부품·소재 및 열처리, 도금, 금형, 관련 기계 등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국내에서 조달이 가능하다. 그동안 한국 자동차부품의 품질 및 기술수준 향상으로 중급수준의 부품에서 가격대비 확실한 품질 및 기술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제품이 가격은 낮지만 품질이나 기술수준이 낮아 경쟁력이 낮은 반면, 한국 제품은 품질이나 기술수준은 거의 일본에 육박하고 있지만 가격은 낮다는 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품질 및 기술수준이 급속하게 향상된데 기인하는 것이다. 특히, 불량률수준이나 생산기술수준은 거의 일본에 근접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도 확실한 A/S 및 짧고 정확한 납기는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의 중요한 이점 중 하나이다.
(2) 약점
여러 가지 강점들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은 많은 약점들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국제 분업구조상1) 향후 경쟁력을 확보해야할 필요가 있는 첨단·고급제품은 기술·품질면에서 열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반범용부품에 있어서도 신제품개발기술이나 신기술응용능력이 일본에 비해 뒤져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이 IT강국이기는 하지만 자동차부품산업에 응용능력이 부족하여 전장부품에서 기술 및 품질차이가 많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러한 사실은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에 대한 대비뿐만 아니라 현재 실용화되고 있는 첨단기술의 개발도 미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매출액대비 연구개발투자비의 취약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업규모의 영세성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현재 급속한 기술변화, 부품발주의 모듈화 등에 대응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 대형 자동차부품업체는 완성차업체의 계열기업 등 소수에 불과하다.
중소자동차부품업체들은 낮은 수익률로 인해 기술개발노력이 대형부품업체에 비해 더 취약하다. 전반적인 기술수준이 낮을 뿐만 아니라 특히 설계기술이 매우 취약한 수준이고, 개발설비의 부족도 심각하다. 이러한 취약성으로 인해 마케팅인력, 정보, 브랜드 이미지 등의 면에서 중소부품업체의 해외마케팅능력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마케팅능력의 부족은 품질이나 가격면에서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자동차부품의 수출산업화가 보다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1) 현재 우리의 주력품목인 범용부품에서 중국이 경쟁력을 향상시켜오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일본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첨단·고급제품에 경쟁력을 확보해야할 것임.
(3) 기회
우리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변화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전자화 및 경량화가 진전되고, 고지능형 자동차가 부상되고 있는 상황은 관련 산업기반이 잘 발달되어있는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에게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또한 국내 자동차업체의 해외생산 확대나 한국 및 일본 자동차업체의 부상, 중국, 인도 등 인접시장의 부상, 해외업체의 세계적 조달 확대, 복수납품 확대 허용, 고급부품에 대한 국내수요 증가 등은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에게 새로운 시장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의 물류 및 통신인프라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주문생산체제의 확산이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에 호기로 작용할 것이다. 물류 및 통신체제를 통해 짧은 납기로 적시에 재고부담 없이 부품의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요자의 신뢰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델파이를 비롯한 미국 부품업체의 경영난 및 구조조정은 한국 자동차부품의 수출이 확대되는 기회로 될 수 있을 것이다.
(4) 위협
기회요인보다는 위협요인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러한 위협요인에 잘 대처한다면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시장의 기술·품질 및 가격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요기업들은 자동차부품업체들에게도 기술·품질수준 향상과 부품단가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세계적 추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특히, 품질 및 기술력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저가부품에 대한 국내수요는 위축되고 있어 이들을 생산하는 부품업체에게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향후 국내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대수는 내수시장의 정체와 해외생산의 본격화 등으로 과거와 같은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일 FTA, 중국의 부상 등으로 수입의 증가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부품업체의 국내진출과 더불어 국내 자동차업체도 세계적 부품조달을 확대하고 있어 국내 자동차부품산업의 경쟁은 보다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으로 환경 및 안전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세계 주요선진업체들은 이에 대한 대처에서 우리를 크게 앞서고 있는 실정이다. 하이브리드나 연료전지자동차의 부상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국내 자동차부품업계는 이들 친환경자동차부품의 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의 전자화가 촉진되면서 전장관련 부품의 세계적 표준화가 시도되고 있는데 표준화를 주도하는 업체가 세계시장의 강자로 부상될 것이 자명한 사실이지만 국내 업계는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품발주의 모듈화 및 부품기업의 대형화가 진전되고 있다. 일부 몇몇 업체가 부품의 모듈납품을 실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취약한 수준이고, 이를 담당할 만한 규모의 기업도 많질 않다. 모듈단위의 부품은 부피나 무게도 크고 완성차업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완성차공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업체의 해외공장에 납품하는 모듈은 빠른 시일내에 현지화할 가능성이 높고, 수출은 결국 중소형 부품업체가 담당하는 단품형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몇 년간 석유화학, 철강 등 자동차부품의 주요소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단가인하압력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품업체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3. 한국 자동차부품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과제
(1) 발전핵심과제 도출
앞서 살펴본 SWOT분석에 따라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의 발전을 위한 핵심과제를 도출해보면, 먼저 우리 산업의 강점과 외부의 기회를 적절히 활용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
이를 O-S(Opportunities-Strengths)전략이라고 정의하면, O-S전략에는 우리의 잘 발달된 전자 및 신소재기술을 활용한 기술개발 및 이를 통한 신사업분야의 개척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정정도 향상된 품질·기술수준을 이용하여 국내외의 고급부품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완성차업체의 세계적 조달확대, 인도, 중국 등 인접시장의 부상, 미국, 아세안 등과의 FTA 추진 등 해외수요의 확대가능성을 이용하여 우리가 품질/가격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중급 이상의 부품분야에서 수출을 확대시켜 나가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국내 부품수요가 고품질 및 고급화됨에 따라 국내 숙련 및 고급인력을 이용하여 향후 고품질 및 고급제품으로 특화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외부의 기회들을 활용하기 위해 내부의 약점을 보완하여 강점으로 만드는 전략인 O-W(opportunities-weakness)전략으로는 차량의 고지능화 및 전장화, 경량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부문의 확충을 들 수 있다. 연구개발 분야도 현재 산업기반이 잘 발달되어 있고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은 전장, 신소재기술을 응용하여 신제품을 개발하는 분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해외시장의 기회가 확충되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이 미약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기업규모의 대형화가 필요하다. 특히 세계적 부품공급에 대응한 설비투자규모가 요구된다. 또한 부품업체의 독자적인 설계능력 확보는 필수사항이다. 고급부품의 수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숙련 및 고급인력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이는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기계관련 숙련인력이나 전자관련 인력을 기업차원에서 외부교육시설을 이용하여 양성하거나 기존인력들에게 다른 분야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할 것이다.
산업의 강점을 이용하여 외부의 위협을 기회로 활용하는 T-S(threats -strengths)전략으로는 내수위축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수출확대 전략을 들 수 있다. 우리가 지닌 가격, 품질, A/S 및 납기라면 충분히 수출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에 대응하기 위해 품질향상이나 비용절감을 통해 품질이나 가격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시도해야할 것이다.
미래의 생존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우리 자동차부품산업이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해야할 분야는 위협이 되는 환경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의 약점을 보완하는 T-W(threats-weaknesses)전략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주요 대응전략이 T-W전략 속에 포함되어 있다. 앞서 다른 전략에서도 언급되어진 기술·품질수준 향상과 비용절감, 기업의 대형화 추진, 중소부품업체를 중심으로 한 해외마케팅능력 확충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기술개발도 하이브리드나 연료전지자동차와 같은 미래형 자동차를 위한 부품개발이나 대형모듈부품개발, 전장관련 세계표준화에 참여 등 보다 미래 지향적 분야에 집중해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저부가가치분야는 해외에 이전하고, 완성차업체와 해외 동반진출을 실시하는 전략 등이 차이를 보이는 부문이다.
O-S전략 | O-W전략 |
---|---|
|
|
T-S전략 | T-W 전략 |
|
|
위에서 도출된 핵심과제를 크게 구분하여 정리하면, 기술개발, 품질수준 향상, 비용절감, 수출을 포함한 거래선 확대(마케팅능력 확충), 기업규모의 대형화, 긴밀한 상호협력관계 구축, 중소부품업체의 역량강화, 부품업체의 해외진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2) 핵심과제별 역량강화방안
1) 기술개발
향후 일본, 독일 등 자동차부품선진국들과 경쟁함에 따라 기술개발능력의 확충이 최대 핵심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기술개발의 세부과제로 부상되고 있는 차량의 전자화 및 경량화, 부품의 모듈화, 하이브리드 및 연료전지차량의 등장, 수요업체의 중소부품업체에 대한 독자설계능력 요구 등은 이와 관련된 기술개발 필요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특히, 차량의 전자화와 관련하여 기존부품의 변화 및 수많은 신사업이 창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는 전자·정보통신기술이 잘 발달되어서 기술개발노력을 통해 차별화된 사업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신소재를 활용한 부품개발도 소재업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우리가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여겨진다. 나노와 같은 신소재기술도 자동차부품에 적극 활용될 수 있다.
모듈부품의 개발은 대형부품업체가 주도권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을 대형화하거나 관련기업간 협력을 통해 통합모듈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하이브리드나 연료전지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경우 완성차업체와 병행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부품업체가 해외에 수출하거나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자동차업체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설계능력을 확보해야 하며 이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 할 수 있다. 설계인력이 확보되어있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외부관련 기관에 인력을 파견하여 교육을 통한 설계능력 습득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기술개발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기술개발인력이나 투자액으로는 이러한 기술개발요구에 부응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2> 기술개발과제의 핵심역량 강화 방안
2) 품질수준 향상
자동차의 품질경쟁 심화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은 부품업체에 대해 지속적인 품질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세계 최고품질의 일본과 경쟁하며 우리를 추격하고 있는 중국과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부품업체들도 지속적으로 품질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불량률을 줄이는 품질수준 개선은 일정정도 일본수준에 도달했지만, 감성품질이나 정밀도 등은 일본에 비해 여전히 뒤져 있어 이들 부문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품질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숙련인력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적정임금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며, 보유인력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훈련이 요망된다. 현재의 품질은 대부분 품질라인에서 검사 인력에 의존하여 불량률을 줄이는 정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비용을 인상시키는 요인일 뿐만 아니라 문제가 되는 감성품질이나 정밀도 등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 및 생산과정에서부터 품질관리개념이 도입되어져야 할 것이다.
<그림 3> 품질수준 향상과제의 핵심역량 강화 방안
3) 비용절감
현재 비용절감문제가 기술개발이나 품질수준 향상에 비해 시급한 과제는 아니지만 저가격의 중국부품이 부상하고 있고, 일본이 고품질·고기술을 바탕으로 비용절감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일FTA의 추진으로 일본부품의 국내도입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향후 중요한 경쟁력 결정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자동차의 가격경쟁은 앞으로도 심화될 전망이어서 완성차업체의 부품단가인하 요구는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가운데서 비용절감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생산의 비효율을 제거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야져야 한다. 저임금을 활용하는 방법은 중국의 등장과 국내 임금수준의 향상 등에 의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먼저 잘 구축되어져 있는 정보 및 물류기반을 활용하여 개발, 생산, 관리, 조달 등에 이르는 정보화시스템을 구축하여 재고나 각종 거래 및 관리비용 등을 감축하여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 재고를 획기적으로 축소하기 위해서는 JIT(Just-in-time)방식을 더욱 획기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JIT는 MRP나 SCM과 같은 정보화를 이용한 조달관리시스템의 활용을 통해 보다 강화될 수 있다.
도요타의 지속적인 개선 활동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국내 부품업체들도 국내 생산 및 관리방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비용절감을 위한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인력부족이나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화공정을 도입하는 등 생산공정의 효율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으며, 노동집약적 단순가공 및 조립공정은 중국 등 인건비가 저렴한 곳에서 실시하는 방안도 강구해볼 수 있다.
<그림 4> 비용절감과제의 핵심역량 강화 방안
4) 기업규모의 대형화와 중소부품업체의 역량강화
자동차부품기업의 대형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부품의 모듈발주나 대규모 투자재원이 소요되는 미래형 첨단기술개발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규모를 초대형화 하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부품업체의 모듈화를 위해 가장 일반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이 인수합병을 통한 기업의 초대형화이다. 모듈화가 뒤져 있는 일본에서 조차 모듈개발 및 생산을 위해 칼소닉과 칸세이가 합병하여 칼소닉칸세이를 설립한 사례도 있다. 또한 모듈생산 합작사 설립과 같은 기업간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기업규모의 대형화가 주는 이점을 향유하는 방법도 강구될 수 있다. 프론트엔드 모듈을 개별적으로 생산할 수 없었던 조명 전문업체 Hella사는 에어컨 전문업체인 독일의 Behr사, 프랑스의 충격흡수 바디부품 전문업체인 Plastic Omnium사와 합작으로 HBPO사를 설립한 후 공동으로 모듈을 생산하여 납품하고 있다.
기술 및 품질수준에서 능력을 보유한 중소부품업체들에게 대량부품발주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자체자금 및 외부자금조달을 통해 설비투자규모를 확대하기만 하면 기업규모는 자동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중소부품업체간의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도 자발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 경쟁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중소규모의 국내기업간 경쟁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림 5> 기업규모 대형화과제의 핵심역량 강화 방안
일단 대형 모듈부품업체의 경우 설계기술을 포함하는 전체적인 시스템 기술이 매우 중요하며, 2차 이하의 부품업체를 관리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한편, 2차 부품업체로 존재하지만 기술 중시 전문 부품업체는 고기능 제품개발을 포함하는 연구개발이 핵심 전략기술이며, 핵심인력 역시 연구개발인력이 된다. 따라서 기술 중시 전문 부품업체는 기술수준이 높고, 기업의 부가가치율은 오히려 모듈업체들에 비해 높을 수 있을 것이다. 가공 중심의 부품업체의 경우는 저 비용, 고 품질의 부품을 가공하는 제조기술이 전략기술이 되며, 숙련기능공이 핵심인력으로 자리 잡는다. 기술 중시 전문부품업체나 가공 중심의 부품업체라 할지라도 중소형규모라는 의미는 아니다. 보쉬는 모듈부품업체라고는 규정짓기 힘들고 기술 중시 전문부품업체에 가깝지만 세계 제일의 초대형부품업체이다. 또한 일반 가공 중심의 부품업체도 수출이나 대량발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정수준 이상의 규모를 갖추어야할 것이다.
기업형태 | 계층 | 전략기술 | 핵심인력 |
---|---|---|---|
초대형 모듈부품업체 | 1차 |
| 시스템 및 관리 기술자 |
기술 중시 전문부품업체 | 2차 |
| 연구개발인력 |
가공 중심의 부품업체 | 2차 또는 3차 이하 |
| 숙련기능공 |
현재 국내중소부품업체들은 낮은 이익률과 이에 따르는 기술개발투자의 취약, 낮은 임금수준과 이로 인한 만성적 인력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중소부품업체들의 역랑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노력으로는 쉽지 않고, 외부의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중소부품업체들은 다양한 정부의 지원제도나 지원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설비투자확충 등을 통해 기업의 영세성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5) 수출을 포함한 거래선 확대와 거래체제
다양한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이 자동차부품업체로 하여금 수출을 포함한 거래선 확대전략을 구사하도록 하고 있다. 수출확대나 국내 신규거래선 확보를 위해서는 품질, 가격, 기술 등 기본역량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특히, 자동차부품의 특성상 독자적인 설계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 품질과 가격조건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독자적인 수출은 매우 어렵다. 또한 제품의 수주를 받은 경우도 수출 등은 세계적 조달에 대응해야 하는 것이므로 공급해야 할 부품의 수량이 매우 커서 기존의 생산능력으로 감당하기 쉽지 않다. GM, 르노, 상해기차 등 해외 자동차업체의 국내 진출로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은 기회와 위협에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 이들 해외업체들은 대부분 세계적 조달원칙에 따르고 있으므로 그 주문자체도 각 해외 자동차업체의 세계적 수요에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자동차부품산업의 가격 및 품질 등 기본역량이 크게 향상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자체역량과 외부의 기회요인을 잘 융합하면 수출확대전략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수출확대전략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마케팅능력의 강화가 요망된다. 또한 수출에 관한 정보수집도 쉽지 않다. 이러한 수출마케팅을 위한 인력 및 정보를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힘들 경우 수요업체나 KOTRA, 무역업체 등과 같은 외부기관을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져야할 것이다.
<그림 6> 거래선 확대과제의 핵심역량 강화 방안
부품업체의 거래선 확대와 더불어 부품업계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복수납품 허용이나 수출, 연관업종으로의 진출 등으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고 있지만, 역으로 여타 부품업체나 해외업체, 연관산업에서의 진입 등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자동차부품의 거래체제는 경쟁과 기회가 공존하는 네트워크형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네트워크형 거래체제는 특정기업에 종속되거나 의존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개방적 거래체제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서 부품업체는 새로운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발전이 가능하다.
<그림 7> 자동차부품의 네트워크형 거래체제
<그림 8> 조립업체와 부품업체간의 관계
거래관계가 개방형으로 전환된다하더라도 조립업체와 부품업체간 관계는 협력적 관계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과거에는 완성차업체가 일방적으로 지원하고 통제하는 관계였다면, 현재는 상호작용하는 관계로 인식되어져야한다. 부품의 모듈화, 자동차의 품질 및 가격경쟁심화, 자동차설계에서의 부품업체 참여확대, 주문형 생산방식의 확산 등으로 인해 부품업체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조립업체와 긴밀한 의사소통을 통해서 가능하다. 또한 부품업체는 조립기업과 상호공동운명체라는 인식하에서 자발적이고 혁신적인 개선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6) 해외진출
자동차부품업체의 해외진출은 자동차업체의 해외진출이 확대되면서 동반진출형태로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중국, 인도 등에서 자동차생산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부품시장을 겨냥한 해외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국내 인건비상승이나 인력부족 등 생산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중국, 인도 등 저비용생산국으로 노동집약적 생산공정을 중국에 이전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해외진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세계적 조달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국내 부품이 가격조건 등에서 경쟁국에 비해 뒤질 경우 조달선을 해외로 전환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진출 완성차업체는 해당국에서 부품의 현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업체가 동반진출하지 않는 경우는 현지에서 다른 업체로 조달선을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동반진출이나 저비용활용 진출의 경우 연구개발이나 마케팅, 기획, 핵심부품의 생산 등 핵심 업무가 국내에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이나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해외진출에 있어 가장 큰 애로는 진출국의 상황에 대해 잘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출전에 기진출한 업체들과 접촉하는 등진출국의 정보수집에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중국 등 개도국에 진출하는 경우 합작형태보다 단독투자를 하는 것이 문제발생소지를 줄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림 9> 자동차부품업체의 해외진출
- 이전글산별노조 전환이 완성차 및 부품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기업들의 향후 대응 방향 06.07.29
- 다음글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의 경쟁력 분석 0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