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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세계 자동차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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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228회 작성일 09-12-0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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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세계 자동차시장 전망

양진수 연구위원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 양진수 연구위원

2010년 세계 자동차시장 회복세 전환

2010년 세계 자동차 판매는 6,492만대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판매를 6,133만대로 추산했을 때, 올해 대비 5.9% 증가한 것으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대략 2005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세계경제가 금융위기 여파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회복세를 보였던 세계 경제는 2010년에는 민간부문에 의해 회복세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면서 3% 전후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물론 미국, 유럽 등 선진권은 가계 부채 및 구조조정 등으로 신흥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중국, 인도 등 신흥권의 경기회복세가 글로벌 경기회복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여파로 침체되었던 소비심리가 점차적으로 살아나면서 자동차 시장의 회복을 견인할 것이다. 하지만, 2009년 세계 주요국에서 실시된 신차구입 지원정책이 종료되거나 축소됨에 따라 회복세는 제한될 전망이다. 각국 정부의 신차구입 지원정책은 올 한해 자동차 시장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금융위기 속에서도 판매가 증가한 국가들의 면면이 이를 잘 보여준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은 소비세를 인하를 통해, 독일 등 서유럽 주요 국가들은 폐차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자동차 판매를 촉진하였다. 그 결과 올해 3/4분기까지의 자동차 판매가 중국은 34.2%, 인도는 3.9%, 브라질은 5.5%, 독일은 26.1% 증가하였다. 2010년에는 중국, 브라질의 소비세 인하가 종료되고 서유럽 주요국의 폐차 인센티브도 대부분 끝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 브라질의 판매 증가추세는 다소 둔화될 전망이고, 서유럽의 판매는 감소할 전망이어서 세계 자동차 판매의 성장세도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자동차 판매 추이 및 전망  - 판매대수(만대) 05년6,396  06년6,633  07년6,955  08년6,618  09년6,133  10년 6,492 - 증가율(%)  05년4.1  06년3.7  07년4.9  08년-4.8  09년-7.3  10년 5.9 자료 : Global Insight, 2009년 추정치 및 2010년 전망치는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선진시장 : 미국은 점진적 회복, 유럽은 정체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시장은 올 한해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경기 침체로 소비 여력은 줄어들고 금융 경색으로 자동차 할부금융 및 리스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2월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41.3% 감소한 것을 최저점으로 판매 감소세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 시장은 바닥권을 지나 조금씩이나마 회복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2010년에도 이러한 회복세가 이어져 미국시장 판매는 올해보다 14.6% 증가한 1,1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대비 경기가 소폭 개선되면서 경제성장률이 플러스 전환되고, 업체들은 마케팅 투자를 확대하는 등 판매 증대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빠르지 않고 할부금융 시장의 회복도 지연되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10년 판매 예상치인 1,180만대는 금융위기 전인 2007년의 1,609만대에 비하면 무려 400만대 이상 적은 것으로 2차 오일쇼크의 영향을 받은 1982년 수준이다. 차종별로는 승용이 15.0% 증가한 614만대, 소형상용은 14.1% 증가한 566만대가 판매될 전망이다. 소형상용보다 승용의 증가율이 높은 것은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어 소비자의 연비 민감도가 높아지고 가격 대비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가 확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연비 민감도 증가로 SUV 수요는 CUV로 지속적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유럽시장은 경기 부진이 자동차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미국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는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서유럽 주요국에서 실시한 폐차 인센티브 제도가 큰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 이탈리아 등에 이어 영국, 스페인이 폐차 인센티브 제도를 실시한 6월 이후 유럽 시장의 판매가 증가세로 전환된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올해 폐차 인센티브 제도의 영향으로 발생한 선수요는 2010년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2010년 경제성장률도 0.3%로 미국(1.5%), 일본(1.7%)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을 것으로 보여 소비심리도 쉽게 되살아 나기는 힘들 것이다. 이에 따라 유럽시장의 2010년 판매는 올해보다 0.6% 감소한 1,550만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별로는 올해 폐차 인센티브 영향으로 판매가 급증했던 독일의 판매가 10.0% 감소한 348만대, 이탈리아는 2.2% 감소한 225만대, 프랑스는 3.2% 감소한 249만대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판매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영국과 스페인은 소폭이나마 증가해 각각 215만대, 108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종별로는 폐차 인센티브 혜택이 컸던 승용은 1.6% 감소한 1,395만대, 정책 혜택에서 소외되었던 소형상용은 8.4% 증가한 155만대가 판매될 전망이다.

브릭스시장 : 중국, 인도, 브라질 호조 속 러시아 부진

2009년 중국 판매는 전년대비 37.3% 증가한 1,288만대로 추정된다.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의 판매가 증가한 것은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1.6L이하 차량 구매세 인하 정책의 영향이 컸다. 실제 올해 1월에만 해도 판매가 14.4% 감소하는 등 금융위기 이후 판매 감소세가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구매세 인하가 시행된 2월 이후 자동차 판매는 증가세로 전환되었고 최근까지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구매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이 집중된 C세그먼트 이하 승용차가 최근의 판매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구매세 인하 정책의 효과를 잘 보여 준다. 2010년에도 중국시장의 판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 본격화에 따른 소비심리가 호전과 업체들의 현지화 모델 출시 확대 등이 판매 증가를 견인할 것이다. 하지만, 올해 실시되었던 구매세 인하 등 신차구매 지원정책이 종료됨에 따라 성장세는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10년 판매는 올해보다 5.3% 증가한 1,356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미국을 제치고 단일국가로는 세계 최대 시장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종별로는 승용차는 전년대비 3.6% 증가한 806만대, 상용차는 7.9% 증가한 550만대가 판매될 전망이다. 승용차는 경기 회복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이 판매 증가에 일조할 전망이나 신차구입 지원 정책 종료로 증가율은 제한될 것이다. 상용차는 상하이 엑스포 개최, 서부지역 개발 등으로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2009년 인도 판매는 전년대비 10.6% 증가한 219만대로 추정된다. 금융위기 속에서도 인도시장의 판매가 증가한 것은 내수시장 비중이 높아 금융위기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을 뿐 아니라 소비세 인하 등을 통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자동차 판매를 촉진했기 때문이다. 올해의 이 같은 판매 증가세는 2010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경기가 올해 2/4분기 이후 최저점을 탈피하여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고 주요 업체들이 컴팩트급(i10급) 신차 투입을 예고하고 있는 등 판매 여건이 호전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초저가차 나노의 생산과 공급이 안정화됨에 따라 초저가차 시장도 성장할 것이다. 이에 따라 2010년 판매는 올해보다 10.5% 증가한 242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차종별로는 승용이 올해보다 8.1% 증가한 158만대, 상용은 15.5% 증가한 84만대가 판매될 전망이다. 승용은 주요 업체의 컴팩트급 신차 출시 및 나노의 공급 안정화가 판매 증가에 일조할 전망이며, 상용은 정부의 인프라 구축사업 확대로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중국, 인도와 마찬가지로 브라질의 2009년 판매에도 정부의 신차구매 지원정책이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브라질 정부는 2008년 12월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자동차에 부과되는 공업세를 감면해 주는 정책을 시행하였고 그 결과 2009년 판매는 9.8% 증가한 291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에는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자동차 판매도 증가하겠지만 공업세 감면정책이 종료되면서 성장률은 다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10년에는 올해보다 5.8% 증가한 308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차종별로는 승용이 4.8% 증가한 252만대, 소형상용이 10.6% 증가한 56만대로 예상된다. 공업세 감면 정책 종료는 승용의 판매 확대를 다소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브릭스 국가 중 유일하게 2009년 판매가 감소한 국가이다. 특히 최근 월별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50% 이상 감소하고 있을 정도로 극심한 시장 침체를 겪고 있다. 이러한 시장 침체는 천연가스와 원유에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 경제구조의 특성에 기인한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침체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하였는데 이는 러시아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따라 실물경기는 극도로 악화되었고 자동차 판매도 급감하였다. 2010년에도 러시아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유가는 소폭 상승할 전망이지만 실질적인 성장효과는 낮아 경제성장률도 2.0% 내외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며, 은행권 부실, 재정적자 확대 등 불안요인도 다수 상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0년 판매도 2008년의 60% 수준인 174만대에 머물 전망이다. 물론 올해에 비해 판매 증가율은 13.7%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침체기에 흔히 나타나는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며, 경기 호전에 따른 본격적인 판매 회복은 2011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주요 자동차시장 판매 전망>
국가별 2009~2010년 판매 전망
국가2009년2010년
한국139(14.3%)141(1.4%)
미국1,030(-21.9%)1,180(14.6%)
EU1,560(-6.8%)1,550(-0.6%)
중국1,288(37.3%)1,356(5.3%)
인도219(10.6%)242(10.5%)
러시아153(-47.4%)174(13.7%)
브라질291(9.8%)308(5.8%)
기타1,453(-19.8%)1,541(6.1%)
전세계6,133(-7.3%)6,492(5.9%)
자료:한국자동차 산업 연구소 주:( )는 전년대비 증가율

내수 판매 소폭 증가

올 한해 내수시장은 신차구입 지원정책과 다양한 신차 출시에 힘입어 금융위기 여파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벗어났다. 노후차 교체지원 등 정부의 신차구입 지원정책에 힘입어 내수 판매는 5월 이후 증가세로 전환되었으며, 7월 이후에도 업체의 적극적인 판촉과 신차 투입으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올 12월까지도 지속되어 2009년 판매는 전년대비 14.3% 증가한 139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내수 판매 여건은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 우선 긍정적 요인으로는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과 다양한 신차 출시를 들 수 있다. 국내경기의 회복과 수출 증가세 전환으로 경제성장률은 4.3%에 이를 것으로 보이고 자산 및 소득 증가에 따라 소비심리도 개선될 것이다. 또한, 국내 완성차업체의 신차 10여종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노후차 교체지원 정책 종료,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과 가계 부채 증가 등은 소비 심리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10년 내수 판매는 올해보다 1.4% 증가한 141만대로 전망된다. 차급별로는 준중형의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용차 수요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환율하락 및 수입차 업체의 공격적 마케팅, 도요타 국내시장 진출 등으로 올해 침체를 겪었던 수입차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0년 수출은 260만대로 2006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수요 회복이 빠른 신흥권으로의 수출이 올해보다 33.5% 증가한 160만대, 선진권으로의 수출은 11.0% 증가한 100만대로 예상된다. 차급별로는 세계적인 소형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최근 들어 비중이 늘어난 준중형의 수출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 회복기에 대비해야 할 때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세계 자동차 시장은 2010년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다. 시장이 회복된다는 소식은 올 한해 수요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자동차업계 종사자에게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시장 회복이 곧바로 모든 업체들의 성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시장이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2010년 세계 자동차 판매는 금융위기 전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2010년 역시 금융위기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 정상적인 상황으로 되돌아 왔다고 볼 수는 없으며, 업체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 질 것이다. 또한,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만족을 찾으려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자동차산업의 기본기라 할 수 있는 품질 향상 및 원가 절감 노력은 중요성은 결코 낮아지지 않을 것이다.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