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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FTA 체결이 자동차산업 및 부품산업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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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571회 작성일 07-05-0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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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철 연구위원/산업연구원

미국은 자동차산업의 가장 중요한 수출대상국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에 자동차 88억 달러, 부품 26억 달러(MTI 기준)를 수출하여, 자동차는 미국이 1위 수출대상국이며, 부품은 2위 수출대상국이었다. 중국 자동차 현지생산의 증가로 부품 수출 대상국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어 주었지만 최근 미국에서의 한국 자동차 현지생산이 이루어짐에 따라 미국에 대한 부품수출이 중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서의 현지생산에 따라 자동차 수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동시에 부품수출이 늘어나 자동차산업 전반의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편,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수출에 비하면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도 미미한 수준이다.

한·미 FTA를 통한 기대 이상의 자동차시장 개방 실현

이러한 무역구조로 인하여 한·미 FTA 협상 초기부터 자동차산업이 최대 수혜산업으로 부상되었다. 또한 협상결과 기대했던 수준 이상으로 미국시장이 개방되면서 양국간 자동차산업의 교역 및 교류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가장 관심이 큰 관세양허부문에 있어 한국은 친환경 미래형 자동차를 제외한 거의 전 품목에 대해 관세를 즉시 철폐하였고, 미국도 25%의 고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상용차 및 3,000cc 이상 대형승용차를 제외하면 대부분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밖에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특소세 및 자동차세의 배기량별 차등을 없애거나 축소시켰고, 세율 및 세액도 인하하였다. 또한 무역구제협력위원회 설치와 같은 무역구제조치관련 사항, 경쟁법이나 노동법관련 조치사항, 환경규제의 예외인정, 원산지규정, 수출통관의 원활화, 표준 및 기술기준관련 협력 등도 직간접적으로 자동차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관세철폐로 산업의 수혜 예상

현재 미국의 관세수준은 승용차가 2.5%이고, 부품이 0~2.5%로 평균 1.7% 수준이며, 상용차는 25%이다. 반면 우리의 관세는 승용차 및 부품이 8%이고, 상용차는 10% 수준이다. 단순히 관세율의 크기를 비교하면 양국의 관세철폐가 우리에게 불리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동차산업에서 대미 수입이 대미수출의 5.4%에 불과하여 가격인하효과를 충분히 고려한다고 해도 우리의 수출증대 및 수혜 폭이 훨씬 크다. 또한 2.5%의 관세에 대해서도 별로 크지 않다는 논리도 있지만 기업들이 1%의 원가절감을 하기 위해서도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는데, 가격에서 2.5%의 인하효과를 갖는 관세철폐는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관세철폐에도 불구하고 가격조정을 실시하지 않는다면, 완성차부문만 하더라도 연간 2억 달러 이상의 순수익이 더 발생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모두 가격인하로 활용한다면,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대체적으로 승용차시장에서의 가격탄력성은 2 내외이지만 특정차종의 가격만 인하할 경우는 탄력성이 5 이상 될 수도 있다. 미국 자동차시장은 세계 각국의 자동차들이 매우 심하게 경쟁하고 있고, 한국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매우 낮은 상황이므로 한국 자동차의 가격만 변하면 그 가격탄력성이 매우 높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2.5%의 가격인하는 적게는 5%, 크게는 12.5%의 판매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인하효과는 자동차부품산업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일단 미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부품의 관세가 인하됨으로써 수출증대가 기대되지만, 인하되는 관세율이 완성차에 비해 낮고, 현재 수출금액도 크지 못해 완성차에 비해 직접 수출증대 및 수혜효과는 그리 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직접 수출보다 완성차의 수출에 따른 부품생산증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자동차업체들의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외부조달비율이 70% 수준이므로 가격에서 50% 정도는 부품업체가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증가하는 완성차수출금액의 50% 정도는 부품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미 부품관세의 인하는 미국현지에서 생산되는 국내기업의 부품단가를 인하시켜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질 것이다.

수입관세 철폐에 따른 우려와 기대

현재 미국 자동차를 비롯한 외국 자동차의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올 2월까지 대미 자동차수입은 무려 80.5%나 증가하였다. 미국자동차는 수입차이기는 하지만 수입의 주력제품인 BMW, 렉서스, 벤츠, 아우디 등 고급제품과 경쟁하기보다 주로 국산 대형차와 경쟁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는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수익모델로 인식하고 있는 대형차의 판매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에는 현실성이 없지만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 업체 자동차의 수입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자동차부품분야도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비록 미국에서 수입되는 부품의 대부분이 국내에서 생산이 힘든 부분으로 국내 업체들의 생산을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이지만 첨단분야에서 미국과 경쟁하거나 기술개발을 통해 미국과 경쟁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의욕을 저하시키는 요소가 될 것은 분명하다. 물론 미국으로부터의 부품수입 증가는 첨단부품들의 주요 경쟁자인 독일이나 일본제품을 대체할 것이다. 따라서 국내 산업부문의 위협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부품 수입시장을 다변화하는 효과를 가질 것이다. 결국 부품 수입시장의 경쟁을 심화시켜 어차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부품의 단가를 인하시켜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미수입이 증가하는 경우 관련 미국업체들은 일정 수요만 확보하면 일본업체들과는 달리 관련 부품을 현지생산 및 현지조달을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미국 부품업체의 투자를 유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여타 협상결과가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

수출통관 원활화는 관련 비용과 시간을 절감시켜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무역구제협력위원회의 설치도 미국의 덤핑제소과정에 의견개진이나 소명기회를 얻을 수 있어 자동차산업에도 일정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지방정부까지 포함하여 표준 및 기술기준 제·개정시 여타국보다 우선적으로 통보하고, 상호 의견교환이 가능해짐으로 미국표준에 적합한 제품의 생산 및 수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미국의 표준 및 기술기준에 접근이 가능해짐에 따라 미국의 기술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이다.

한편, 비관세장벽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자동차관련 세제개편문제이다. 대형차의 특소세가 현행 출고가격의 10%에서 5%로, 자동차세도 220원에서 200원으로 인하된다. 결국 2,000cc 이상 대형차에 대해서만 세금이 대폭 인하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소비구조가 대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소세 및 자동차세인하로 대형차에 대한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와는 달리 국내시장에서 국내 자동차도 대형 승용차가 주력 판매차종으로 부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차 위주인 수입차뿐만 아니라 국산차의 판매도 동시에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특소세 및 자동차세의 인하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독일이나 일본의 고급차일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에도 미국의 압력에 의해 세제개편 등이 이루어지면 미국 자동차보다 일본이나 독일의 고급차 판매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쟁 및 노동관련 조치로 미국정부로부터 경쟁이나 노동에 관한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기업활동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수입차에 대한 환경기준 적용을 유예함에 따라 국산차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변화된 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필요

미국의 자동차산업은 일반 제품개발 및 생산뿐만 아니라 첨단제품 및 원천기술의 개발에 있어서도 일본에게 추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이브리드자동차부문은 미국이 일본에 비해 크게 뒤져 있고, 미국이 우위를 자랑하던 연료전지자동차부문이나 첨단 전자정보기술이 접목된 지능형자동차부분에서도 일본에 뒤쳐질 위기에 놓여 있다. 반면 한국은 일정부분 제품의 품질이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선행기술부문이나 첨단제품개발부문이 일본에 크게 뒤떨어져 있다. 따라서 한·미 FTA는 대일 수입전환 효과뿐만 아니라 미국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제품개발 및 생산기술이 결합하여 일본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으로도 매우 유효하다. 물론 미국의 원천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기술뿐만 아니라 미국의 공공연구기관이나 대학 등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술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부차원에서 이러한 기술을 국내기업이 접근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요구된다.

한·미 FTA가 미국시장에 대한 우리의 접근을 보다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이든 미국이든 시장에서 서로의 경쟁을 장벽 없이 이루어지도록 만들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극심한 경쟁상황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약간의 혜택에 안주하다보면 더 큰 위협에 처하게 될 지도 모른다. 결국 한·미 FTA라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이나 품질향상, 새로운 생산시스템의 구축 등 미래를 위한 준비에 보다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