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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구조고도화를 위한 한ㆍ중 협력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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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137회 작성일 11-06-0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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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구조고도화를 위한 한ㆍ중 협력 방안

이항구 주력산업팀장 이항구 주력산업팀장 / 산업연구원 세계 자동차산업이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 중동과 북아프리카 정정 불안 및 일본 지진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단절은 위험과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중심이 동북아로 이전한 가운데 동북아지역에서의 서고 동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수요가 연안지역에서 내륙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일본의 수요가 또 다시 침체 국면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하에서는 한ㆍ중 자동차산업의 현황과 협력관계를 살펴보고, 한ㆍ중 자동차산업의 구조고도화를 위한 협력 방향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

1. 한ㆍ중 자동차산업 현황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였으나 중국과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자동차 수요 역시 중국이 지난해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였고 우리나라도 2년 연속 증가하였다. 이처럼 한ㆍ중 자동차산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한ㆍ중 자동차 수급 격차는 확대일로에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소득 증가로 중소도시 지역의 자동차수요가 증가하면서 생산설비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수요가 포화상태에 놓여 있고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생산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림-1 > 한국 자동차산업 동향 ( 단위 : 천대, 천만 달러 ) 한국 자동차산업 동향 자료 : 자동차공업협회, 무역협회
중국의 자동차 생산 증가율은 2008년에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5.2%로 둔화되었으나 정부의 수요 촉진책에 힘입어 지난 2년간 30%가 넘게 상승했다. 중국의 완성차 수출은 생산에 비해 미미한 수준인데 지난해에는 내수 호황에 따라 수출 물량이 감소했다.
< 그림-2 > 중국의 자동차 생산 추이 중국의 자동차 생산 추이 자료 : 중국 자동차공업연감,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정보네트워크
우리나라와 중국의 자동차부품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부품수출이 2007년부터 우리나라를 추월하였으나 지난해에는 우리 수출액이 중국을 상회하였다.
< 그림-3 > 한ㆍ중 자동차부품 수출 추이 한ㆍ중 자동차부품 수출 추이 자료 : 무역협회
주 : HS 8708 기준
우리 완성차업체의 해외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부품업체의 해외 공장 건설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현대자동차의 해외생산 물량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 생산 물량을 상회했다. 중국 완성차업체도 신흥개도국을 중심으로 해외직접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해외 생산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 표-1 > 한ㆍ중ㆍ일 자동차산업 현황(2010) 한ㆍ중ㆍ일 자동차산업 현황(2010) 자료 : 각국 자동차공업협회
주 : 일본의 KD 수출은 2009년 기준
자동차산업의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한ㆍ중 정부는 친환경자동차의 개발과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그린 카 전략 포럼’을 통해 친환경차 개발 및 보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도 ‘신에너지 자동차’ 정책을 수립하고 있으나 최근 동 계획이 2009년에 발표한 ‘자동차산업 조정 및 진흥 계획’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중국 정부는 2009년~2012년 중 자동차 수요 증가율을 10% 선에서 안정화하고, 자동차 소비환경을 개선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장 수요 구조 고도화의 일환으로 배기량 1,500cc 이하의 승용차의 비중을 40% 이상으로 높이고 1,000cc 이하 자동차의 비중도 15%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또한 자동차업체간 인수합병을 촉진하여 대형화를 도모하고 10대 기업(그룹)의 시장 점유율을 9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토종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을 2015년까지 50%로 확대하고 신에너지 자동차의 생산능력을 연 50만대로 제고하여 승용차 판매의 5% 이상을 차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더불어 완성차업체의 연구개발 투자를 촉진하고 핵심부품 기술의 자주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 그림-4 > 중국 완성차업체의 생산 집중도 중국 완성차업체의 생산 집중도 자료 : 중국 상해사회과학원 주 : 10대 자동차생산그룹 : 상하이, 둥펑, FAW, 창안, 베이징, 광저우, 체리, BYD, 화천, 장화이
이미 중국 10대 자동차 기업의 생산 집중도가 지난해에 86.3%에 달하고 있고 최근 이들 업체들의 설비 확충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중국 정부의 목표 달성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한편 중국의 소형 자동차 판매는 정부의 저연비 자동차 판매 촉진 정책에 따라 급증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SUV와 MPV 판매의 호조로 인해 오히려 감소했다.
< 표-2 > 중국의 차종별 판매 현황 중국의 차종별 판매 현황 자료 : 현대자동차
중국의 완성차 생산 증가에 따라 부품산업의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2009년 기준으로 중국 부품업계의 총매출액은 우리 부품업계 매출의 4배를 상회하고 있다.
< 표-3 > 중국 자동차부품산업 연도별 매출총액 중국 자동차부품산업 연도별 매출총액

2. 한ㆍ중 자동차산업 협력 현황

한ㆍ중 자동차산업 협력은 교역과 투자 분야에서 강화되고 있으나 기술협력은 낮은 수준이다. 국내 완성차업체는 고급차를 중심으로 대중국 수출을 증대하고 있으며, 부품업체의 수출은 국내 완성차 및 부품 업체의 현지 공장 조립용 부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완성차 5위 수입대상국이나 규모는 경쟁국에 비해 낮은 실정이다. 이는 중국의 완성차 수입이 고급차 중심이나 아직까지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산 고급차에 대한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우리 자동차부품의 대중 수출은 완성차업체의 현지 생산과 연동해 증가해 왔다. 그러나 우리 완성차업체의 부품 조달 현지화가 확대되면서 연관성이 낮아지고 있다. 한편 중국은 독일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부품수입 대상국 2위로 부상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중 수입 부품은 저기술범용부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그림-5 > 완성차 수출 현황(2010)                                            <그림-6 > 부품 수출 현황(2010) 수출현황
< 그림-7 > 한국 완성차업체의 중국내 생산 및 대중국 부품 수출 추이 한국 완성차업체의 중국내 생산 및 대중국 부품 수출 추이 자료 : 자동차공업협회, 무역협회
한편 중국의 자동차부품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2004년부터 일본이 독일을 제치고 최대의 수입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부품 수입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비중은 2003년 29.8%에서 지난해에는 43.2%로 증가했으며, 우리 부품의 수입 점유율도 동 기간중 11.1%에서 12.6%로 증가했다. 미국산 부품의 수입 점유율은 미국 완성차업체의 중국내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2003년 대비 0.9% 포인트가 증가한 3.2%에 그쳤는데 이는 미국 부품업체들이 중국내에서 부품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림-8 > 중국의 주요 국별 부품 수입 추이 중국의 주요 국별 부품 수입 추이 자료 : 무역협회
한ㆍ중 자동차산업에서의 투자 협력은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자동차 경영 포기로 우리나라의 대중 직접투자가 중심이 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증설로 우리 완성차업체의 중국내 생산능력은 100만대를 넘어섰으며, 현대자동차가 건설 중인 제 3공장에 이어 제 4공장을 추가 건설할 경우 중국내 생산능력이 170만대를 상회해서 국내 최대 자동차생산기지인 울산의 생산능력을 넘어설 전망이다.

3. 한ㆍ중 자동차부품산업 구조고도화를 위한 협력 방안

세계 자동차산업의 환경은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구미 업체의 구조조정, 신흥개도국의 수요ㆍ생산 주도와 일본 지진 피해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단절 등으로 급변하고 있다. 또한 지역무역협정의 확산, 모델 개발의 현지화, 소비자 밀착 경영, 유가 상승 등은 자동차산업의 지역화(Regionalization)와 준세계화(Semi-global)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품의 글로벌 소싱보다 인접국가로부터 부품을 조달하는 형태인 소위 니어쇼어링(Nearshoring)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부품 수입 상위 5개국을 살펴 보면 2003년에는 미국, 독일, 중국, 태국, 한국 순이었으나 2010년에는 중국, 태국, 독일, 한국, 미국 순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인 중국, 한국과 태국이 일본의 자동차부품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동 기간 중에 24.0%에서 47.4%로 증가하였다. 물론 일본의 자동차 수입에서 차지하는 일본기업의 기업내 교역 비중이 높으나 우리나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6.5%에서 8.2%로 증가한 점은 주목할 점이다.
중국도 인접국인 일본과 한국으로부터의 부품수입을 증대하고 있다. 2003년~2010년중 중국의 한ㆍ일 부품 수입 비중은 40.9%에서 55.8%로 증가했다. 미국 역시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동 기간 중 소폭 감소했으나 지난해에 46.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EU의 자동차부품 수입에서 차지하는 역내 기업의 비중도 86%를 상회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중심이 동북아로 이동한 가운데 한ㆍ중 자동차산업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ㆍ중 자동차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강화하고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협력의 범위와 규모가 확대되어야 한다. 한ㆍ중 자동차산업간 협력은 중국내에서의 한ㆍ중 업체간 자본협력이 중심이 되고 있다. 양국간 자동차 교역이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한국 자동차업체 주도형의 기업내 교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자본의 한국내 투자를 확대하고, 양국간 교역과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각종 장벽을 완화해 나가야 한다. 또한 양국 자동차기업 뿐 아니라 정부간 협력을 통해 기술협력을 활성화하고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최근 한국 자동차업체의 연구개발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혁신역량이 강화되고 있으며, 중국도 역혁신(Reverse Innovation) 기지로 부상하고 있어서 기술협력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 그림-9 > 한ㆍ중ㆍ일 원가 구조(2009) 한ㆍ중ㆍ일 원가 구조(2009)
향후 선진국 자동차업체와 관련 업체들은 중국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중국에서 개발한 후 각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변형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선진 완성차업체들은 중국 고유 모델과 브랜드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중국의 토종 업체들도 연구개발을 확대해 혁신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수출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임금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가속화로 중국이 저비용 생산기지로서의 잇점을 상실함으로써 인도와 같은 새로운 저비용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공급망 문제를 고려해 볼 때 단순히 임금 수준만을 고려하기 보다는 총비용(Total Cost) 관리 차원에서 중국의 생산입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에 미국의 경쟁력위원회와 딜로이트 컨설팅은 한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향후 5년간 세계 3위와 1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자동차산업이 종합산업이라는 점에서 향후 한국과 중국의 자동차산업 경쟁력은 유지ㆍ강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한ㆍ중 자동차업계간 협력은 새로운 차원에서 모색될 필요가 있다.
< 그림-10 > 중국내 주요 자동차 클러스터 현황 중국내 주요 자동차 클러스터 현황 자료 : 상하이사회과학원
양국 자동차산업간에는 기술과 경쟁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기업간, 지역간, 국가간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미 국가간 협력 차원에서 한ㆍ중 FTA가 논의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간 협력과 함께 친환경자동차 분야에서의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한ㆍ중 지역간 협력은 자동차산업의 지역화와 니어쇼어링 추세에 부응해 클러스터간 협력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양국 클러스터간 협력은 한ㆍ중 FTA가 체결ㆍ발효될 경우 한ㆍ중간 교역과 투자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는 지렛대로 작용하면서 양국 자동차업체의 제 3국 수출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나아가 우리 자동차업체가 단독 혹은 중국기업과 협력을 통해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 내륙지역으로 진출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의 상해, 북경, 장춘 지역 클러스터와 한국의 자동차산업 클러스터간에 소위 ‘환황해 자동차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기업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양국 기업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정보와 지식을 교환하여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생산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효율적인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자동차산업의 구조고도화를 도모해야 한다.
< 표-4 > 한ㆍ중 주요 자동차산업 클러스터 현황 한ㆍ중 주요 자동차산업 클러스터 현황
양국 자동차산업은 경쟁과 협력의 이원 전략을 통해 동반성장을 도모하면서 친환경자동차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양국 정부는 ‘신에너지자동차산업정책’과 ‘그린 카 산업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양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양국 기업간 기술제휴를 촉진하고 개발 기술의 공동 표준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 EU와 같이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특성상 미국과 같은 단일시장이나 통합은 되어 있으나 다양한 언어와 문화 및 소비행태가 존재해 있는 EU시장과도 다르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선진국 자동차업체들은 수출과 현지 생산, 그리고 제휴를 활용해 미국과 EU시장에 진출해 왔다. 그러나 선진국 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은 고관세와 중국기업의 기술열위로 인해 합작투자나 단독투자에 의한 현지생산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 국내외 자동차업체의 경쟁적인 설비 확충에 따라 중국내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과잉공급 능력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가 불거질 경우 세계 자동차시장은 또 다른 혼란에 빠질 우려가 높다. 중국산 자동차의 수출이 급증해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되고 글로벌 공급체계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의 외국인 투자환경이 과거에 비해 열악해 지고 있고, 중국 정부의 자동차산업 육성정책이 차별화되면서 중국 자동차업체의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부품업체가 중국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생산성 향상을 통해 단위노동 비용을 절감해 나가야 한다. 중국 자동차업체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자동차업체가 최근의 성과에 도취되어 자만에 빠질 경우 일본 자동차산업에 연이어 밀어닥치고 있는 높은 파고가 언제 우리 자동차산업을 엄습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