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자동차산업 주요 이슈와 부품업체의 대응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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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자동차산업 주요 이슈와 부품업체의 대응방안
이준호 연구위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올해는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정치ㆍ경제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해보다도 크다. 우선 세계 각국의 대선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교체되면 기존 정책 방향이 변화되면서 자동차 수요는 물론 친환경차 등 업체 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 해소와도 맞물려 있어 불확실성이 더 크다.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주요 이슈로 ① 글로벌 수요 둔화 지속, ② 미국시장 3년 연속 회복세, ③ 유럽시장 불확실성 증대, ④ 브릭스시장 공급 과잉 우려, ⑤ 주요 시장 가격 경쟁 심화, ⑥ 유럽업체 구조조정 본격화, ⑦ 폭스바겐 전방위 공세 강화, ⑧ 일본업체 미국시장에서 반격 개시, ⑨ 전기차 친환경차 주도권 경쟁 가세를, 국내 자동차산업의 주요 이슈로는 ① 4년 만에 수요 감소 전환, ② 미국産 우회 수입차 도입 확대를 꼽을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주요 이슈
① 글로벌 수요 둔화 지속올해 글로벌 산업수요는 4.2% 증가한 7,855만대로 지난해에 이어 증가세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성장 모멘텀의 약화는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선진시장 회복세와 주요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동시에 둔화되는데 기인한다.
다만, 선진권에서는 미국시장이 유럽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는 증가세가 둔화되나 대기수요 유입과 신차효과, 생산 확대 등으로 7.7% 증가하는 반면, 유럽시장은 재정위기 리스크와 유로존 위기 등으로 경기가 악화되면서 회복이 지연되어 산업수요가 지난해 수준에서 정체되고, 신흥권에서는 중국시장이 긴축 기조로 인해 수요가 둔화되고 있으나 중서부내륙 지방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에 비해 증가 폭이 확대되는 반면, 인도와 브라질시장은 경기 둔화에 따라 자동차 판매도 둔화되고, 러시아시장은 유가 하락 및 정책 여건 악화 등으로 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권역 내에서도 국가별로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시장은 일본 지진으로 인한 공급 부족과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는 2000년에 8.9년이던 평균 차령이 2010년에 11년으로 늘어나는 등 보유 차량 노후화로 인한 대체수요 증가와 금융위기 이후 누적된 대기수요가 발현되면서 수요를 견인한 영향이 컸다.
올해는 수요 증가율이 7.7%로 다소 둔화되지만, 2010년 상반기까지 20만대 수준이었던 분기별 대기수요가 지난해에는 2배에 달하는 40만대로 증가하면서 올해 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이다. 또한, 지난해 재고 부족으로 위축되었던 도요타와 혼다가 점유율 회복을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함에 따라 업체간 인센티브 경쟁을 유발함으로써 실거래가격 하락으로 인한 추가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 연간 20만대 이상 판매되는 주요 중형 모델의 후속차 출시도 수요 진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유럽에서는 러시아, 스페인, 프랑스의 대선과 이탈리아, 그리스의 총선 등이 몰려 있어 유럽 재정위기 해결 등 공조체제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선거 이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프랑스 대선은 유럽연합 결속에 영향이 커서 그 결과에 따라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방안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불어 1/4분기 만기인 이탈리아 국채 상환액이 유로존 전체 국채 만기액의 1/3에 달하는 530억 유로라는 점도 위기 악화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는 요소이다.
이러한 정치ㆍ경제적 불확실성이 현실화되어 재정위기 해결이 지체될 경우 유럽시장은 5년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그 여파는 유럽 의존도가 높은 업체가 가장 크게 입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PSA나 생산성 혁신을 위해 노조 계약조건을 바꾼 피아트는 시장 침체 및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압력 때문에 회생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어떤 해결책을 강구할 지 주목된다.
올해 브릭스시장은 수요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업체가 브릭스지역의 현지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어서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 브릭스시장의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4분기 13.7%에서 점차 둔화되어 4/4분기에는 1.6%로 하락했으며, 올해 1/4분기에는 -5.6%로 급락할 전망이다.
반면, 주요 완성차업체는 기존 공장 증설 및 신공장 건설을 통해 올해 브릭스시장의 생산능력을 총 646만대 규모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시장에서는 GM, 닛산 등 합자업체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정부 정책으로 지연되었던 생산능력 확대를 실현할 예정이며, 인도시장에서는 스즈끼마루티, 닛산, 르노 등이 생산능력을 20만대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공장 가동률 유지 및 판매 확대를 위해 완성차업체간 가격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과거 로컬업체에 주로 나타났던 공장 가동률 하락 현상이 올해부터는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는 합자업체에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공장 가동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생산물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려야 하기 때문에 결국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 미국시장에서는 일본 지진의 여파로 판매가 부진했던 도요타와 혼다가 점유율 회복을 위해 인센티브 확대에 나서고, 현지공장을 본격 가동한 폭스바겐도 연산 15만대의 생산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유연한 가격 정책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시장에서는 재정위기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유럽업체가 가동률 유지를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가운데 폭스바겐이 2011년형 파사트를 1,000달러 인하하는 등 가격 인하를 통한 판매 확대에 나서면서 연쇄적 가격 경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가격 경쟁 심화는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브릭스시장뿐 아니라 완성차업체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선진시장에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업체로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확보와 수익성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금융위기 직후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은 오펠과 포드 등 주로 미국 메이커와 관련되어 전개되었기 때문에 유럽업체의 구조조정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그러나 유럽시장의 산업수요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감소하고, 올해 회복 전망도 불투명한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도 가중되고 있어 완성차업체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피아트가 자국 내 공장을 폐쇄했으며 기타 유럽업체도 감원, 조업 축소 등 비용 절감을 추진 중이다.
향후 주로 유럽시장 의존도가 높고 공장 가동률이 낮은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겠지만, 정부의 영향력과 노사관계 등 각종 제약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 및 고용에 민감한 정부와 노조의 반발로 공장 폐쇄 등 생산설비 조정보다는 브랜드 매각이나 지분 제휴 등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일부 상위업체의 구조조정은 하위권 업체에게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를 제공하면서 유럽시장 내 경쟁구도 변화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그동안 시장 지위가 미미했던 미국시장에서 연산 15만대의 현지공장 가동과 함께 기존 모델보다 가격이 7천 달러 저렴한 미국형 파사트를 투입하는 한편, 중남미용 전략차인 골(Gol)뿐이었던 A세그먼트에 Up!을 추가 투입하는 등 지역과 차급에 걸친 공세의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는 기존 주력시장인 유럽과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인도 등 취약시장에서 전방위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유럽시장에서 Up!을 본격적으로 판매하는 한편, 중국에서 신차 6종을 출시하고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딜러망을 강화할 예정이다. 미국시장에서는 50만대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능력 확대 및 생산 모델 추가와 더불어 제타 HEV를 출시할 예정이고, 인도시장에서는 기존 모델의 현지화율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Up!과 시티고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의 이러한 전방위 공세 강화로 미국과 인도시장 등에서 선두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일본업체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05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2005년 28.7%였던 시장점유율이 이후 꾸준히 상승하여 2009년 35.5%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급감하여 지난해 30.1%까지 하락한 것이다. 이는 리콜로 인한 브랜드 약화, 일본 지진과 태국 홍수로 인한 공급 차질, 엔고, 주요 차급의 경쟁모델 상품성 향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올해는 생산 정상화를 바탕으로 주력 모델 후속차 출시와 인센티브 지속으로 단기간 내 시장점유율 회복에 주력할 방침이다. 도요타는 프리우스C(일본명 프리우스α, 왜건형)와 RAV4 후속차를, 혼다는 어코드와 CR-V의 후속차를, 닛산은 알티마를 비롯한 13종의 신모델을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일본 지진과 태국 홍수 여파로 일시 축소했던 인센티브를 올해 공격적 판매 강화를 위해 다시 확대할 가능성이 크며, 중기적으로는 인접국인 멕시코의 생산능력을 확대해 미국 소형차시장 공략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부진했던 전기차시장은 올해 선두업체의 공급 확대, 후발업체의 신차 출시, 중국시장 진출 등으로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선두업체인 닛산이 리프 전용라인을 통해 올해 15만대를 생산하고, GM은 볼트의 생산량을 6만대로 늘리는 등 공급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후발업체인 도요타는 프리우스 PHEV, iQ EV, RAV4 EV를 잇따라 미국시장에 출시하고, 포드는 성능을 개선한 2012년형 포커스 EV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편, 중국에서는 닛산이 베누시아 브랜드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혼다가 피트 EV, 도요타가 소형 EV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기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중심이었던 전기차시장이 신흥국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더욱 확대되면서, 그동안 하이브리드차가 주도했던 친환경차시장에 전기차가 대안으로 가세할 전망이다. 다만, 전기차의 본격적인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지난해 발생했던 리프의 시동 결함과 볼트의 배터리 화재 등 품질ㆍ안전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조기에 해소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 주요 이슈
⑩ 내수, 4년 만에 감소 전환2008년 122만대까지 급감했던 내수 판매는 2009년 정부의 노후차 교체지원 정책 효과로 145만대까지 증가했다. 그리고 2010년에는 정책 종료 후 후유증을 우려했으나 아반떼, 쏘나타, K5와 같은 볼륨 차급의 신차 출시로 155만대가 판매되었고, 2011년에도 그랜저, 모닝 등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2년 연속 판매 증가세를 이어 갔다.
그러나 올해에는 전년비 2.2% 감소한 155만대로 2008년 이후 4년 만에 감소할 전망이다. 우선, 국내 경기 부진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물가 상승 및 가계부채 확대로 실질 구매력도 약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준중형과 중형차급 내 인기 모델의 신차 출시가 예년에 비해 적어 신차 효과로 인한 수요 진작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1톤 트럭 등 소형상용차는 지난해 말 선수요 발생으로 인한 기저 효과와 유로5 배기가스 규제 대응을 위한 신형 엔진 장착으로 가격 인상이 예정되어 있어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ㆍ미 FTA가 이르면 올해 3월, 늦어도 6월까지 발효될 예정인 가운데 엔고회피와 생산거점 변화 등을 배경으로 미국産 수입차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엔고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된 일본 브랜드 중에서 도요타는 미국産 시에나(미니밴)를 지난해 11월 도입한 데 이어 지난 1월 미국에서 생산된 주력 모델 캠리를 출시했다. 혼다도 올 가을 출시 예정인 신형 어코드를 시작으로 점차 수입 모델을 미국産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폭스바겐은 기존 유럽형 모델보다 500~800만원 저렴한 미국형 파사트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국내 수입차시장은 가격이 낮아진 미국産 우회 수입차 도입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인하분을 가격에 반영하거나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함으로써 가격 경쟁력 향상에 직간접적인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수입차 가격 인하 효과로 국산 중대형차와의 가격 격차가 축소될 경우, 양자간의 직접적인 경쟁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내 부품업체의 대응방안
올해는 글로벌시장에서 수요 둔화와 공급 확대가 맞물리면서 판매 및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안정적인 공장 가동률 확보와 함께 가격 경쟁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특히, 국내업체가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거나 최근 약진했던 주요 시장에서 경쟁업체의 공세가 거세짐에 따라 효과적인 방어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한편,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변화 방향에 대한 예측력을 높이는 동시에 이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 각국에서 실시되는 총선 및 대선, 유럽 재정위기의 진행 방향이 자동차산업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위한 분석력을 제고하고, 파급영향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국내 부품업체의 경우, 최근 인도, EU와의 FTA 발효에 이어 올해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주요 수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이다. 또한, 중국, 인도 등 지리적으로 인접한 신흥시장에서의 생산능력 확대로 부품 수출이 증대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글로벌시장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부품업체에도 원가 절감 요구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또한, 하이브리드차에 이어 전기차도 점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배터리나 모터 같은 친환경차 관련 부품의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높은 품질 수준을 훼손하지 않는 가운데 원가를 절감하고, 친환경차 관련 핵심 부품에 대한 기술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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