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 자동차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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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세계 자동차시장 전망
김철묵 연구위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1. 2011년 자동차시장 동향
세계 자동차시장은 2009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였지만, 유럽의 재정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3월의 일본 대지진, 8월의 미국 신용등급 하락 등의 영향으로 경제 불안이 커지면서 판매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올해 연초 각국 정부의 신차구입지원 정책 종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신흥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1월과 2월 판매는 전년동월대비 9% 넘게 증가했지만 3월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일본 업체의 공급이 감소하면서 크게 둔화됐다.8월 이후 일본 업체의 공급은 대지진의 영향에서 벗어나 정상화됐지만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 재정위기의 심화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둔화로 판매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세계 자동차 판매는 전년비 4.3% 증가한 7,535만대로 예상되는데 이는 2010년의 증가율 13.4%에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2011년의 자동차시장은 지역별로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3월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공급부족이 발생하면서 일본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의 판매가 하락했다. 그리고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세계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가 영향을 받으면서 최근 세계 자동차시장의 성장 동력이었던 중국과 인도의 자동차 판매도 2011년 하반기에 부진한 양상이다.
인도는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시장 위축과 경기 부진, 최대업체인 스즈키 마루티의 생산 차질 등이 발생하면서 7월 이후 전년동기대비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도 소형차에 대한 구매세 인상, 베이징의 등록 규제 등 각종 정책변수에 일본업체의 생산 감소 등으로 4월 이후 부진한 상황이며, 브라질도 물가상승 및 부채증가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판매가 부진하는 등 최근 몇 년간 세계 자동차 판매의 성장 동력 역할을 했던 신흥시장도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판매가 급감했던 미국과 러시아 등은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일본업체의 공급부족, 9% 전후의 높은 실업률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11월까지 전년대비 10.4% 증가했으며, 러시아도 주력 수출 품목인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자원의 수출 호조로 자동차 판매가 전년대비 40.9% 급증했다. 그렇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시장이 크게 축소됐고 올해 판매가 크게 증가했어도 위기 이전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으로 아직 완전히 회복됐다고 할 수 없다.
올해 세계 자동차시장 상황이 지역별로 차별화되고, 각종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업체별 경쟁구도에도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다. 올해 10월까지의 업체별 판매는 일본 업체의 일시적 부진 속에 GM과 폭스바겐의 호조가 계속되고 있다. 한때 파산보호신청을 했던 미국의 GM은 소형차 경쟁력 강화와 중국과 미국에서의 호조로 올해 세계 1위 판매 업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폭스바겐은 유럽시장의 부진 속에서도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선전하고 미국에서 신형 파사트를 전 모델보다 약 7천 달러 낮춰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내면서 올해 판매 2위 업체가 될 전망이다.
닛산을 제외한 일본 업체는 일본 대지진, 태국 홍수 등 각종 자연재해로 생산에 큰 타격을 받으면서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최대 업체였던 도요타는 각종 자연재해로 생산이 크게 감소하면서 올해 판매순위 3위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은 대지진의 영향을 덜 받았고 중국 등 신흥시장은 물론 유럽에서 판매가 증가하면서 다른 일본 업체와 달리 판매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시장은 9월까지 각종 신차 효과 및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판매호조가 지속되면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160만대가 넘는 판매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주식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경제성장 둔화 등의 영향이 본격화된 10월 이후 급격히 위축되면서 전년대비 1.2% 증가한 157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한편, 올해 본격 출시된 닛산의 전기차 리프와 GM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볼트 판매는 정부의 각종 세제 지원과 고유가에 따른 관심 증가로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판매가 부진했다. 볼트의 올해 미국 판매목표는 1만대였지만 11월까지 6,142대가 판매됐으며, 리프는 2만대 목표에 11월까지 8,720대 판매에 그쳤다. 미국에서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2009년 2.8%에서 2011년 2.1%로 하락세이다. 더욱이 시보레 볼트의 화재 사건으로 확대된 안전성 논란이 향후 친환경차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2. 2012년 세계 자동차시장 전망의 전제 사항
2012년 세계 자동차시장은 유럽 재정위기의 향후 전개 방향, 미국 경제의 더블딥 발생과 신흥권의 연착륙 여부 등 경제요인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는 주요국의 재정적자 감축과 경제성장이라는 근본적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기적인 정책 대응 반복과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경기 악화 시 추가 경기부양 등으로 미국이 더블딥에 빠지거나 신흥권 경제가 경착륙에 진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미국과 신흥권 모두 경기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세계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급격한 위기는 발생하지 않지만 유럽, 미국, 신흥권 경기가 동반 부진에 빠지는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세계 경제는 선진권 경기 재침체 우려와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우려 등으로 둔화세가 점차 확대되면서 2012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 및 경기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선진권의 저성장과 신흥권의 성장세 둔화로 올해 4.0%보다 하락한 3.7%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 하강국면에 진입한 국내 경제는 2012년에도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기업 투자 지연으로 내수가 위축되고 수출도 둔화되면서 경제성장률이 올해 3.9%에서 3.6%로 하락할 것이다. 대외 금융불안 속에서 가계부채 확대, 물가불안 지속 등도 우려되는 사안이다.
또한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유럽 위기로 달러화와 유로화가 엔화와 위안화 등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국내 경제의 상대적인 안정세에 따른 달러화 공급 우위로 하락 압력이 지속되면서 연평균 1,070원대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하지만 유럽위기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로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지만 일시적인 변수에 따라 급등락하는 불안정한 양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는 세계 경기 둔화로 올해보다 다소 하락한 연평균 80~90달러(WTI 기준)대를 유지할 것이다.
3. 2012년 세계 자동차시장 전망
2012년 세계 자동차 판매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일본과 유럽시장이 대기수요 유입으로 증가세로의 전환과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공급능력 확대 등으로 2011년과 비슷한 4.2% 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7,855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미국의 회복세가 둔화되고, 신흥시장의 성장세도 축소되는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부진한 양상이 전개될 것이다.다만 장기간 침체에 따른 대기수요 증가와 유럽 최대업체인 폭스바겐의 소형 저가차 업! 출시 등 공격적 판매 확대 전략 등으로 1.6% 증가한 1,545만대의 판매가 예상된다. 유럽시장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판매 회복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우며, 2011년 폐차인센티브 종료 등 정부 정책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실질적으로 침체 장기화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2011년 신차구입지원 지원 정책 종료 및 일본 업체의 공급 부족이라는 악재가 사라지고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연기됐던 합자업체들의 신공장이 대거 준공되면서 공급이 확대된다는 것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둔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4.2%에 불과한 1,928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인도는 생산능력이 2011년 319만대에서 2012년 441만대로 크게 증가하고 스코다 시티고, 피아트 판다 등 각종 신차가 출시되겠지만 경기 및 할부시장 위축의 영향으로 전년비 6.2% 증가한 344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브라질은 올해 12월에 수입차에 대한 공업세(IPI) 30%p 인상과 경기부진이라는 부정적 요인이 있다. 하지만 GM과 폭스바겐, 도요타의 공장 신/증설로 49만대 추가 생산능력이 확대되고, 도요타 에티오스, 닛산 마이크라, 시보레 스파크, 포드 피에스타 등이 출시 예정이다. 또한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를 위한 투자가 계속되면서 2.4% 증가한 357만대의 판매가 예상된다.
2010년과 2011년에 30%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던 러시아의 자동차 판매는 경기회복세 둔화, 할부금융 지원 제도(2011년 20만대 수혜)의 종료 등으로 증가율이 4.2%로 떨어지면서 270만대가 넘을 전망이다. 러시아에서는 C세그먼트에서 포드 포커스, 혼다 시빅, 닛산 티이다와 SUV에서 도요타 라브4, 닛산 카시콰이 등의 신차가 출시될 예정이며 폭스바겐, 포드, 르노 등의 현지 생산이 늘어날 전망이다.
2012년의 차급별 판매는 일본과 유럽의 회복세로 경소형인 A/B세그먼트가 호조를 보이면서 비중은 2011년 23.0% 에서 2012년 23.5% 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준중형인 C세그먼트 판매가 증가하면서 소형차 비중 확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SUV는 미국, 중국 등에서 소형 SUV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10년 13.8%, 2011년 14.7%, 2012년 14.8%로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2009년 이후 증가세를 유지하던 국내 내수 판매는 경기 부진 및 볼륨 차종의 신차 효과 약화, 소형상용차의 환경규제 강화로 인한 가격 상승 등 여러 악재로 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155만대에 머물 전망이다. 차급별로는 신차효과 약화로 소형, 준중형 및 대형의 판매 감소가 예상되나, 경차, 중형, SUV 판매는 소폭 증가할 것이다. 내수시장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판매는 신차 출시 확대, FTA 발효 등으로 2011년 10만대를 넘고 2012년에는 11만대를 넘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유럽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자동차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공세적 전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미국업체는 미국/유럽/중국 시장 방어에 주력하면서 가격 인하와 판매망 정비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다. 일본 업체는 지진 피해에서 벗어나 미국과 유럽에서의 실적 만회를 위한 공격적 판매 활동을 펼치고 급격한 엔고에 대응해 신흥시장 생산확대 등 글로벌 차원의 생산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업체는 유럽시장이 5년 연속 부진하면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며, 유럽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흥시장 판매망 확대 등 탈(脫)유럽을 적극 모색할 전망이다. 특히 UAW 협상 타결로 경쟁력 제고 기반을 마련한 GM과 1위 확대를 목표로 내건 폭스바겐의 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업체는 각종 자연재해로 인한 2011년의 부진에서 벗어나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2012년의 경쟁상황은 전 세계 모든 지역과 차급에서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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