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노멀 관점에서 본 2013년 자동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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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 관점에서 본 2013년 자동차산업
송현주 연구위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2013년은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 속에서 금융위기 이후 형성되기 시작한 “뉴 노멀(New Normal)”이 본격화되는 시기이다. 뉴 노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시점에 부상하는 표준으로 위기 이후 5~10년 간 세계 경제를 특징짓는 현상이다. 과거 사례로는 대공황 이후 정부 역할 증대, 1980년대 이후 규제 완화, IT 기술 발달이 초래한 금융 혁신 등이 대표적인 노멀 변화로 꼽을 수 있다.2013년의 뉴 노멀은 “저성장”, “정부 역할 강화”, “불안정성”, “포스트브릭스 부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우선 세계 경제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 부진, 글로벌 금융 및 재정 위기에서 비롯된 은행권, 정부 및 가계의 디레버리징과 중국의 성장속도 조정 등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잠재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한편 위기 이후 자국 경제 회복과 산업 육성을 위해 경기부양뿐만 아니라 자동차 등 주요산업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위기의 근원이 되었던 금융부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정부의 역할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 또한 유럽 재정위기 지속에 따른 금융 및 경제 불안, 주요국의 정권 교체와 그에 따른 정국 불안 외에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및 빈번한 자연재해로 인한 곡물가격 상승 등이 일상화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선진국의 경기침체 과정에서 세계 경제의 회복을 주도했던 브릭스 경제가 선진국의 저성장 지속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아세안, 중남미, 아중동 등을 중심으로 한 포스트브릭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제 상황 변화는 자동차산업의 뉴 노멀 형성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자동차산업에서의 뉴 노멀은 ‘성장 둔화’, ‘정부개입 강화’, ‘업체간 양극화’, ‘포스트브릭스 시장 부상’ 등으로 대변되고 있다.
우선 2013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3%대 증가에 그치면서 시장 성장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성장 둔화는 선진시장 부진 지속과 신흥시장 성장세 둔화가 주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선진시장 중 미국시장은 고용 개선 지연, 소비 심리 위축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유럽 시장은 유럽 재정 위기 지속에 따른 두 자릿수 실업률 지속으로 6년째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중국을 제외한 브릭스 시장은 경기 부진, 인위적인 부양책 종료, 수요 급증에 따른 대기수요 축소 등으로 성장세가 대폭 둔화될 전망이다.
한편 각국 정부는 자국 이익 극대화를 위해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선진국을 비롯한 신흥국 모두 산업연관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을 경기회복과 고용창출, 미래 성장 기반 확보의 핵심 산업으로 인식하고 자동차산업에 대한 각종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FTA 체결국 확대 등을 통한 역내 업체들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한편, 관세/비관세 장벽 강화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자국 업체 보호를 위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각국은 자동차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아니지만 자국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율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2008년 말부터 약 2.5조 달러 규모의 유동성 공급(QE1~3), 지난 12월에는 향후 월 45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QE4)을 추가하였다. 일본정부는 최근 들어 엔화가치 상승과 디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2010년 이후 자산매입프로그램 규모를 증대시키고 있으며 최근 들어 그 규모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한 업체간 양극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시장 침체 지속으로 유럽업체뿐만 아니라 유럽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업체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반면에 대지진 등의 자연재해 극복과 정부 지원 등에 힘입은 일본 업체와 중장기 체질개선 등을 바탕으로 한 폭스바겐은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업체간 수익성이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전장화, 연비규제 강화, 다양한 고객 니즈 충족 등을 위한 신기술/신기능 개발 필요성이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대규모의 연구개발 비용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실적이 우수한 업체는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는 반면, 실적이 부진한 업체는 투자가 축소되면서 미래 경쟁력 약화로 산업 내 도태 가능성이 증대되면서 업체간 경쟁력 또한 차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자동차산업에서도 뉴 노멀이 전개됨에 따라 완성차업체들도 각각의 업체 상황에 맞는 대응 전략을 마련하여 이에 대응하고 있다.
우선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선두업체들은 세계 1위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사상 최대의 판매 목표를 세우는 등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GM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도요타, 폭스바겐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1위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도요타는 2013년 글로벌 판매 목표를 991만대로 설정하면서 2년 연속 사상 최고의 판매 목표를 설정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빠르면 2014년 연간 생산 1천만대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폭스바겐 또한 2013년 중국에서 전년대비 13.2% 증가한 292만대의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하면서 도요타와의 1위 경쟁이 가사화되고 있다. 한편, 일본 업체의 공세 또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아베 정부의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 약세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인플레이션 억제 등을 위해 무제한적인 양적 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정책 효과에 힘입어 엔/달러 환율은 아베 총리 집권 후 82엔에서 88엔까지 급격히 상승하였다. 이러한 엔화 약세로 수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업체는 판매가 급감한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주력 모델의 판매 확대를 위한 대대적인 판촉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업체들의 포스트브릭스 시장 진출이 확대될 예정이다. 일본 업체는 2016년까지 아세안 지역 생산능력을 370만대로 확대하여 세계 제2의 생산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일본 빅3의 현재 아세안 지역 생산능력은 243만대 규모이나 향후 4년간 127만대의 생산능력을 증대할 계획이다. 한편,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의 주요 업체 투자들도 대폭 확대되고 있다. 르노는 2012년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연간 생산 17만대 공장을 완공했으며, 2013년 생산라인 2기가 완공될 경우 연간 40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혼다는 2016년까지 멕시코에 소형차 ‘피트’ 등을 생산하기 위한 연간 생산 능력 20만대 규모의 제3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며, 마쓰다 또한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멕시코에 건설 중인 신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당초 계획 대비 60% 증가한 23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디자인․설계부문 등에서의 혁신제품을 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도요타는 아키오 사장 취임 이후 상품력 강화를 위해 디자인 부문의 권한 등을 강화하여 디자인 혁신을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모든 양산모델을 본사 디자인총괄본부가 지휘하는 한편, 디자인 심사 참여 범위 축소와 실무진 중심이 디자인을 주도하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하였다. 또한 브랜드별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하여 렉서스는 스핀들 그릴(Spindle Grill)을 디자인 모티브로 선정하였으며, 도요타는 범퍼하부를 강조한 킨룩(Keen Look) 헤드라이트를 적용하였다. 폭스바겐은 승용차 가격 하락, 소형차 비중 증가에 따른 수익성 하락과 원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2002년부터 차급간 플랫폼 및 부품 공용이 가능한 아키텍처 기반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였다. 2012년 아키텍처 기반 플랫폼 중 하나인 MQB 플랫폼을 기반으로 출시된 골프 7세대 모델의 경우 기존 모델 대비 100kg 경량화를 통해 평균 13.9%의 연비를 향상시켰으며, 6세대와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충돌방지시스템, 인포테인먼트(위성 내비게이션, 터치스크린 등) 기능을 기본으로 장착하여 상품 경쟁력을 향상시켰다.
또한 각국 정부의 자국 산업 지원을 위한 경쟁적 환율 절하 움직임과 관세/비관세 장벽 강화로 수출 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엔화 약세로 일본 업체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며, 이를 활용한 일본 업체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된다. 또한 국가별 관세/비관세 장벽 강화로 자국 내 투자 확대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현지 생산능력 확대 및 생산 이관 등 적극적인 대응 체제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시장의 성장 둔화가 장기화될 것임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인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는 미래 잠재 시장과 혁신 제품 개발 등에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일본 업체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세안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포스트브릭스 시장 선점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또한 올해는 도요타의 디자인 혁신 제품과 폭스바겐의 아키텍처 기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설계혁신 제품의 출시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잠재 시장에 대한 분석 및 조기 진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디자인, 설계 등에서의 혁신을 통한 제품 경쟁력 제고 방안 마련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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