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기전자업체의 자동차 사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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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기전자업체의 자동차 사업 확대
모세준 연구위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일본 전기전자업체들은 금융위기 이후로 암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가전 3사(파나소닉, 샤프, 소니)의 합산 순이익은 2011년 1.6조엔 적자에 이어 2012년에도 1.2조엔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따라서 일본 전기전자업체들은 부진한 가전사업을 축소하고 자동차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일본 전기전자업체들이 주로 진출하고 있는 자동차사업 분야는 인포테인먼트, 친환경 부품, 안전 및 제어시스템이다. 인포테인먼트는 기존 보유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내비게이션, AV시스템, 스마트폰 연동시스템 등이 있다. 친환경차 부품은 진출 범위가 과거 배터리 위주에서 충전인프라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안전 및 제어시스템은 경쟁력 있는 센서 등 요소기술에 IT솔루션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사업 확대를 위한 완성차업체와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파나소닉, 히타치, 소니, 닌텐도 등은 포드, VW, 도요타 등과 친환경차 부품 및 인포테인먼트 공동개발을 위해 협력체계를 구축하였다. 국내 완성차업체도 스마트/그린카 관련 전장기술 국산화를 위해 일본 전기전자업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일본 전기전자업체의 자동차 분야 진출 및 완성차업체와의 협력 현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일본 전기전자업체 사업 현황
일본 전기전자업체들은 금융위기 이후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일본 8대 전기전자업체의 합산 영업이익은 2009년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012년에도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대비 39.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도 2.2%로 저조했다. 이는 일본 전기전자업체가 후발업체와의 기술격차 축소, 신흥시장 성장 등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환경에 대응하지 못하고, 시기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엔고, 대지진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경영환경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일본 전기전자업체 부진은 미국 및 한국과 비교할 때 더 뚜렷하다. 일본 8대 전기전자업체의 2010~2012년 평균 매출액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은 5.0%, 2.5%로 미국업체1) 16.7%, 27.8%와 한국업체2) 13.3%, 4.5%에 크게 뒤쳐졌다. 기업별로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가전 빅3인 파나소닉, 소니, 샤프는 2008년 이후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가전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종합전기 3사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전기는 최근 영업실적이 호전되고 있다. 일본 가전 빅3인 소니, 샤프, 파나소닉은 주력 사업인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며 실적부진을 겪었다. 주요 부진 원인으로는 신속한 시장 대응 실패, 잘못된 전략방향 설정, 사업 추진력 부족이 꼽히고 있다.일본 전기전자업체 자동차사업 진출
일본 전기전자업체들은 관련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자동차부품사업을 소극적으로나마 영위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전사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자동차사업을 확대 또는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부품 중 향후 성장성이 높은 전장시스템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는 자동차 전장시스템 시장규모가 현재 14.1조엔에서 연평균 6.5% 성장하여 2022년 26.4조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HEV/EV 및 정보관련 전장부품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므로 일본 전기전자업체는 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 전기전자업체의 자동차 관련 매출 비중은 10% 내외이며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과거에 주로 진출한 분야는 AV시스템, 친환경차용 배터리, 제어관련 전자부품이다. 이는 가전 사업으로 축적된 기술을 쉽게 응용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전기전자업체들은 자동차사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단품 위주에서 시스템 부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주로 인포테인먼트, 친환경차 시스템 부품, 안전 및 제어 통합시스템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① 인포테인먼트 분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일본 전기전자업체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었던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이다. 따라서 일본 전기전자업체들은 인포테인먼트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주요 진출영역은 내비게이션, AV시스템, 스마트폰 연동 시스템 등이다. 일본 전기전자업체는 과거 단순기능 제품에서 벗어나 사용자 편의성 및 외부 연결성을 강화한 차세대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요 업체들은 M&A 및 관련 사업부 강화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파나소닉의 경우 2012년 자동차 시스템 사업부를 독립적으로 분리해 자동차 전장시스템 분야를 집중 육성 중이다. 특히 AV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파나소닉은 일본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흥 시장에서 현지 맞춤형 AV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GM 쉐보레에 마이링크 플랫폼을 제공하였으며 향후에도 GM과 인포테인먼트 차세대 시스템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교세라도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의 사업 확장을 위해 2012년 2월 옵트렉스(Optrex, 現 교세라 디스플레이)를 인수했다. 옵트렉스는 LCD 및 터치크스린 패널 전문 업체로서, 특히 자동차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교세라는 이번 M&A를 통해 인포테인먼트용 부품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② 친환경차 분야 친환경차 부품시장은 과거 일본 전기전자업체가 가장 활발하게 진출했던 자동차 사업 분야이다. 특히 친환경차용 배터리 사업을 위해 NEC, 파나소닉, GS유아사 등이 Joint Venture를 설립하였지만, 후발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고전을 하고 있다. 따라서 친환경차 부품사업은 과거 배터리에서 벗어나 다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히타치, TDK, 파나소닉, 무라타 등 많은 업체들이 여전히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친환경차 부품사업을 내세우고 있다. 사업영역은 배터리를 비롯하여 전반적인 시스템 전장부품과 충전인프라 제반 시스템까지 확대되고 있다. 히타치는 HEV와 EV에 필요한 배터리 및 관련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히타치는 중공업 기반의 업체로서 구동모터 부문에서 타사 대비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배터리 사업에서도 닛산의 자회사를 제치고 닛산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자국 경쟁업체 대비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향후 경쟁력 있는 개별 부품들을 시스템화하여 토탈 솔루션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관련 연구 인력을 현재의 2배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TDK도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친환경차 부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친환경차용 일반 부품의 공급을 늘리면서 자동차 매출 비중은 2008년 9%에서 2011년 16%로 빠르게 증가하였다. 또한 TDK는 충전 인프라 시스템을 신규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충전 편의성을 개선한 무선 충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③ 안전 및 제어시스템 분야 일본 전기전자업체는 센서 및 제어 분야의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행 안전 시스템 및 차량 통합 제어 시스템에도 진출 중이다. 이들 업체의 주요 사업영역은 관련 시스템 및 IT솔루션, 반도체, 센서 부품 등이다. 대형 전기전자업체들은 중소 전기전자업체들의 경쟁력 있는 요소기술들을 활용하여 제어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히타치는 친환경 부품뿐만 아니라 섀시 제어시스템에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주행 안전을 위한 브레이크, 서스펜션 통합 제어시스템을 비롯하여 스테레오 카메라를 활용한 장애물 인식 기술 등을 차세대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무라타제작소는 다른 전기전자업체들에 비해 자동차사업이 가장 활발하며 안전 및 제어 시스템 분야를 중점 육성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센서와 블루투스 모듈 등 핵심 전장부품의 기술력이 우수하여 다수의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이 이 회사의 요소기술을 사용하고 있다.일본 전기전자업체와 완성차업체 협력
일본 전기전자업체들은 국내외 완성차업체와 공동개발 및 기술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파나소닉, 히타치, NEC 등 배터리 메이커는 포드, VW, GM, 르노 등과 기술협력을 유지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 기능, 사용 편의성이 강화된 인포테인먼트 분야를 공동개발하기 위해 일본 전기전자업체들과 완성차업체들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반면 안전 및 제어시스템 분야의 협력은 아직까지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협력의 기회는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파나소닉은 자사의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전기차, 컨넥티드(차량 또는 부품간 통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력 및 전기차 시스템은 자사의 홈 에너지 솔루션 및 이차전지 기술을 바탕으로 테슬라, 포드와 협력하고 있다.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존 홈 AV솔루션 기술을 활용하여 VW, GM과 협력하고 있다. VW과 프리미엄 오디오를 개발하여 공급하였으며, GM과는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미쓰비시전기는 볼보와 파트너십을 맺고 2012년부터 차세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동개발 중이다. 두 업체는 사용자 편의성 및 연결성이 높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하여 2013년 12월 이후 출시되는 모든 볼보 차량에 장착할 예정이다. 미쓰비시전기는 지금까지 볼보에 카 오디오, 내비게이션을 단순 공급하였지만, 이번 협력을 통해 향후 부가가치가 높은 통합 시스템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게임업체 닌텐도는 2012년 도요타와 기술 협력하여 양사의 제품을 연동시킬 수 있는 내비게이션을 개발했다. ‘Kuruma de DS’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도요타의 스마트 내비게이션과 닌텐도 DS 장치를 연동시켜준다. 이를 통해 탑승자는 닌텐도 DS를 내비게이션 리모콘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닌텐도 DS로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입력하거나, 게임화면 및 사운드를 내비게이션과 차량 오디오에 송출할 수 있는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업체 간 제품 기능을 연동시키는 단순한 협력이기는 하지만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컨텐츠를 극대화하려는 협력 사례로 볼 수 있다.자료 : 언론보도 종합
한국 전기전자업체와 완성차업체 협력
국내 완성차업계와 전기전자업계 간 기술협력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국내 전기전자업체의 자동차 관련분야 기술 및 개발 경험이 부족하고, 전기전자업체와 완성차업체간 개발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으며 전장 융합기술의 필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서로간의 협력을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양 업계는 독자적인 기술확보를 구축하면서 해외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전기전자업체는 해외 완성차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전기차, 차량용 반도체, 전자부품, 텔레매틱스, 인포테인먼트 분야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르노-닛산과 인포테인먼트,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력제어, 비메모리 반도체 등에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리고 국내 완성차업체도 해외 전기전자업체와 협력을 강화 중이다. 현대차는 인텔과 2011년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2013년에는 제네시스에 인텔 CPU를 탑재했다. 기아차는 구글과의 제휴를 통해 북미 판매차량에 구글맵과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시사점
국내 완성차업체는 자동차용 전장부품 개발 노하우와 핵심 요소기술을 확보하는데 일본 전기전자업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전기전자업체들은 자동차용 제품을 개발해 본 경험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ECU, 센서, 카메라 등 핵심부품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은 자동차용 부품개발 경험이 있는 일본 요소기술 업체들과 협력하여 스마트카/그린카용 부품을 개발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완성차업체는 자동차용 전장부품 기술 확보를 위해 일본 전기전자업체에 대한 투자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일본 전기전자업체들은 급작스런 엔화약세로 사업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구조적인 체질개선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므로 이들의 구조조정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본 전기전자업체들은 사업부 통합과 매각을 진행하면서 시장의 M&A 매물은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국내 완성차업체가 주도적으로 M&A 또는 지분투자에 나선다면 향후 다가올 ICT 융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은 일본 전기전자업체와의 협력 분야를 차별화하여 시스템 전장부품의 국산화를 도모해야 한다. 완성차업체는 대량 생산 및 시스템 설계와 관련된 일본 대형 전기전자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부품업체들은 소량 생산 및 시스템 구성 핵심부품과 관련된 일본 중소 전기전자업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완성차업체는 핵심 요소기술에 대한 국산화 방침을 수립하여 중소 부품업체들이 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융합기술에 대한 투자여력이 부족한 국내 중소 부품업체들은 일본 중소 전기전자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1)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IBM, HP, 인텔 총 5개社 기준 2)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총 5개社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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