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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노조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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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498회 작성일 05-09-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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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노조 변해야 한다

1987년 민주화되고 노동운동이 활성화 된지 10년이 넘고 몇 년이 더 지나면 20년이 되지만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는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고 국가경쟁력의 가장 큰 장애요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의 세계경쟁력연감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사관계는 생산적이기 보다는 적대적이다. 노사경쟁력지수는 10점 만점에 3.5로 인구 2000만이상 비교대상 30개 국가 중 최하위이다. 일본은 7.6으로 1위이고 경쟁상대국인 말레이시아는 7.3으로 2위, 대만은 7.2로 3위이다. 우리나라 노사관계 갈등적 구조의 한 축에는 강력하나 스스로의 힘을 통제하지 못하는 비합리적인 노동조합이 존재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우리나라 노사관계 발전과정이나 현재의 상황으로 보면 노동조합으로부터 우리사회의 위치에 걸맞은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듯하다.

기업에서의 임금인상 요구는 이미 오래 전에(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을 넘은 지가 오래이나 기업규모에 따른 임금이나 근로조건의 차이는 확대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핵심주력군인 자동차 3사의 최근 노사관계 동향을 보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수입규제 등 국내시장 보호에 의한 내수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수출경쟁력 제고 등에 힘입어 그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하여 왔다. 그러나 수입자유화 등으로 국내시장에서의 경쟁 격화가 예상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노사가 합심하여 적극적으로 방어를 하여할 시점이다. 해외투자에 대해서 노조와 사전협의 내지 동의를 주장하고 있으나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사례에서도 보듯이 경영이 세계적인 추세임을 고려하면 단기적이고 이기주의적 요구라 할 수 있다.

5ㆍ60년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70년대 유류 파동을 거치면서 쇠퇴하여 80년대에 노조가 양보교섭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사례나 90년대 초까지 다른 나라 자동차업계의 귀감이 되었던 일본의 닛산이나 마쯔다를 해외자본에 매각하지 않을 수 밖에 없었던 사례는 세계화된 시장 경쟁에서는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최근에 불거진 자동차산업의 사내하도급을 둘러싼 노사정간의 갈등을 보면 자동차산업 노사문제가 자동차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산업에서 사내하도급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은 자동차산업 노사의 합의사항에 따른 결과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2000년 임금협약에서 사내하청의 비율을 16.9% 유지하기로 노사간에 합의하였다. 비정규직을 통해 인력활용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회사측의 입장과 비정규직을 향후 경기후퇴에 따른 고용조정시 완충역으로 활용하려는 노조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현대자동차 정규직의 경우 공정간 근로자의 배치전환은 물론이고 공장간의 이동도 근로자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사간의 합의된 사항에 대해 상황이 바뀌었다고 노조측이 정부당국에 고발하는 등 문제를 삼는 것은 불법여부를 떠나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특히 노조와의 합의 없이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떠한 대책도 시행할 수 없는 현대자동차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사관계가 안정화되어야 하며 노사관계 안정화를 위해서는 노동운동이 지금까지 보여 주었던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동차산업의 노조는 강성위주의 노동운동을 지향하기 보다는 대화와 논리에 바탕을 둔 합리적 노선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올해 초 노사정위원회의 복귀를 둘러싸고 벌어진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의 폭력사태는 민주노총이 그동안 커진 우리 사회에서의 위치에도 불구하고 그 위치에 걸맞은 조직으로서의 기본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민주노총의 주력사업장인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노조 간부가 연루된 채용비리 및 뇌물수수 사건도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미래가 그다지 밝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동운동은 자주성이 생명이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은 그동안의 성장과정을 거쳐 자주성은 상당 부분 획득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이 커진 힘을 통제하여 노조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아직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노조는 변하여야 한다. 노동운동은 산업민주주의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고 일본이나 독일의 자동차산업 노조와 같이 방향설정에 따라서 노조원의 이익 증진뿐만 아니라 회사 나아가서 국가 전체에도 기여한 사례는 많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노조도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여 자동차산업의 성장을 발목 잡기보다는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