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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생산, 400만대 돌파하며 성장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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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494회 작성일 06-01-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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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호 연구위원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올해 국내 자동차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내수는 부진한 가운데 수출 호조가 지속되었다. 올해 내수는 지난해에 비해 겨우 3만대 늘어난 113만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내수가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었고, 2003년에 비해 17.0%나 감소한 것을 감안할 때 올해 내수는 매우 부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수출은 호조세가 지속되었다. 올해 수출은 전년에 비해 8.8% 증가한 259만대로 예상된다. 지난해 수출이 2003년에 비해 31.1% 증가한 것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었지만, 2002년의 151만대에서 불과 4년 만에 100만대 이상 늘어났다.
내년 국내 자동차산업은 내수가 회복되고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내수판매는 완만한 경기 회복과 이에 따른 소비 증가로 3년 간의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에 비해 줄어든 신모델 수와 고유가 지속, 정부의 자동차 억제 정책 등이 내수가 본격적으로 회복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미국경제를 비롯한 선진권의 경기 둔화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인해 수출여건도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국산차의 품질 향상과 업체들의 적극적인 수출전략에 힘입어 수출은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내수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수출도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내년 완성차 생산은 올해보다 33만대 늘어난 405만대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프랑스를 제치고 완성차 생산에서 세계 5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2006년 내수 및 수출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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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본격적인 회복세 전환
내년 내수판매 여건은 올해에 비해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경기가 회복되면서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고가품으로서 대표적인 내구재이기 때문에 경기 상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되는 데 힘입어 가계부채 문제가 점차 해소되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이 신규 고용을 늘리면서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경기 부진으로 2003년 이후 3년간 지연되었던 대체수요가 해소된다면 내수의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요인들도 많다. 가장 큰 요인은 정부의 수요억제 정책이다. 올해 자동차 내수가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7~10인승에 대한 자동차세와 등록세 인상, 경유가 인상 등으로 RV수요가 급감한 데 있다. 내년에도 이러한 제도적인 변화가 지속될 계획이다. 신모델 출시가 줄어든 것도 수요에 부정적이다. 올해는 어느 해 보다 신모델 출시가 많았다. 이로 인해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늘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에는 신모델 수가 올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4종에 불과하다. 이 밖에도 고유가로 인한 유지비 증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차량 가격 인상 등은 수요억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같은 내수 시장의 여건을 감안할 때 내년 자동차 내수는 올해에 비해 12만대가 늘어난 125만대로 전망된다. 긍정적인 요인이 부정적인 요인보다 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차종별로는 승용차와 상용차 모두 증가하는 가운데 상용차의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경기 부진으로 인해 미뤄진 대체수요가 승용차에 비해 상용차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차급별 수요를 보면 소형과 미니밴이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는 반면 경차는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경차는 올해 초 출시된 마티즈 후속의 신차 효과가 끝났으며, 경차 모델이 하나 밖에 없어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증가율이 높지 않을 전망이다. 소형차는 내년에 아반떼 후속이 출시되고, 경유 모델을 비롯해 올해 출시된 다양한 모델들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면서 높은 증가율을 나타낼 전망이다. 중형차는 경기 회복으로 인해 소형차급에서 미뤄온 대체수요가 중형으로 상향이동하면서 강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대형의 경우 수입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잠식될 우려가 있으나, 고소득층의 증가와 신모델 출시로 높은 증가율을 지속할 전망이다. 올해 판매가 부진했던 SUV는 경유가격의 상승이라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싼타페, 액티언 등 연말에 출시된 신차 효과가 지속되면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감소세를 나타내었던 미니밴은 신모델 출시와 LPG가격의 안정으로 감소세를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기에 민감한 상용차는 경기 회복과 함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경기 위축으로 중대형 트럭의 판매는 부진하겠지만, 자영업자들의 증가로 소형 트럭과 소형 버스의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수출, 견조한 증가세 유지
내년의 자동차 수출여건은 긍정적인 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수출은 외환위기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특히 2003년 이후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품질 향상과 신차 출시 확대 등을 통한 제품경쟁력 향상으로 해외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상승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수 부진으로 인해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수출 전략을 펼친 것도 수출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내년에도 이 같은 요인이 지속되면서 수출은 견조한 증가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그동안 내수에 치중하고 있던 르노삼성과 쌍용이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GM대우도 GM의 해외 판매망을 이용해 세계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산 자동차의 해외 판매가 늘어나면서 경쟁업체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국산차의 경쟁력이 높았던 저가소형차의 경우 해외 고급메이커들이 임금이 저렴한 신흥지역을 이용해 저가소형차의 생산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의 빅3는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인센티브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중국업체는 아직 선진시장에서 판매 물량이 미미한 편이지만, 저가차라는 이점을 내세워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수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수출은 올해에 비해 8.1% 증가한 280만대로 전망된다. 다만 고유가와 선진권 경기 둔화로 선진국 시장의 수요가 정체되는 가운데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출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업체들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서유럽 시장에 비해 신흥시장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출집중도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시장인 북미 시장은 일본, 한국 업체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입지가 약해진 빅3가 인센티브 증대와 가격인하 등을 통해 경쟁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산차의 판매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출 증가율이 높았던 유럽시장은 내년에도 경유차와 RV차의 투입으로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GM대우가 GM 시보레 브랜드의 소형차 전략 생산기지로 되고, 쌍용이 유럽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도 유럽 수출이 늘어나는 이유다. 그러나 유로화 약세는 업체들의 수익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어 수출 증대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 공업국으로의 수출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동유럽, 러시아, 중동 등 신흥 지역 모두 경제 성장과 함께 자동차 수요 확대 단계를 거치고 있고, 초기 시장진입으로 상대적으로 한국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게 형성되어 있어, 수출 확대에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신흥 공업국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 비중도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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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생산, 400만대 돌파
내수 회복과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로 완성차 생산은 사상 처음으로 4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0년에 300만대를 돌파한 이후 5년 만에 달성하는 것으로 200만대에서 300만대 달성까지 7년이 걸린 것에 비해 2년이 짧아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빅3를 비롯해 유럽 업체들까지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산업은 또 한번의 성장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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