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파이·GM의 경영난과 국내 자동차부품업계의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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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파이와 GM의 경영난과 그 원인지난해 10월 세계 2위 자동차부품업체인 델파이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사실상 파산에 해당하는 파산보호법 제11조 적용을 뉴욕법원에 신청하였다. 파산보호는 재무위기에 빠진 기업에 대해 기업의 채무이행을 일시 중지시키고, 자산매각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절차로 우리나라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 최근 미국 자동차업계의 판매부진으로 자동차부품업계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파산보호신청이 급증하고 있지만, 미국 최대, 세계 2위 자동차부품업체의 파산보호신청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자동차 및 부품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 시사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델파이는 GM에서 분리되면서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고, 최근 GM외의 거래선 확보를 통해 매출을 다소 증대시켜왔지만, 엄청난 규모의 적자를 내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특히, 미국증권거래위원회가 델파이의 회계처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여 수정한 순이익규모를 보면, 장부외 부채가 표면화되면서 2004년에 47억 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였다. 델파이의 경영실적 (단위 : 백만 달러)
자료 : Fourin, 世界自動車調査月報, 2005.11. 높은 기술수준, 사업의 성공적 세계 전개, GM외 고객확보 등 여러 가지 이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GM으로부터 이어온 고비용 구조가 경영난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1999년 GM에서 분사하면서 27달러에 달하는 시간당 임금과 직원의 의료비 및 연금 등 GM의 복리후생제도(의료비 등 기타복지비용을 포함하면 65달러)는 그대로 유지하였다. 또한, GM 등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판매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수많은 신규모델을 개발하여 시장에 투입하였고, 이는 델파이를 비롯한 부품업체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소로 작용하였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적자는 델파이의 북미지역사업장에서 발생하였다. 여전히 매출의 54%를 GM에 의존하고 있는 델파이로서는 GM의 판매부진이 경영악화로 연계되었다. 또한, GM의 세계적 조달확대에 따라 델파이의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002년 1월부터 GM은 델파이와의 수주보증조치가 종료하면서 GM은 1990년대 초부터 국제구매전략을 통해 고품질·저가격의 새로운 부품업체를 적극 발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세계적 조달확대와 더불어 부품단가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당초 목표치인 5%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미국 빅3은 지난 2년간 평균부품조달비용을 3.5%나 절감하였다. GM은 델파이와 같이 파산보호신청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경영악화로 인해 신용등급이 크게 악화되는 등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작년 5월 5일 신용평가기관인 S&P가 GM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정크본드수준인 BB로 하락시켰고, 같은 해 11월에는 다시 피치사가 이보다 낮은 B로 낮추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GM은 세계시장에서 그 역할이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GM그룹이 세계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0.3%에서 2004년 18.8%로 줄어들었고, 미국시장점유율도 1996년 31%에서 2005년 26.5%로 크게 축소되었다. 이에 따라 GM의 경영상황은 2000년대 들어 크게 악화되었고, 급기야 작년은 큰 폭의 적자를 겪게 되었다. 특히 북미지역 GM의 경영악화가 심각하여 작년 3/4분기까지 48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GM의 경영실적(단위 : 백만 달러)
자료 : Fourin, 世界自動車調査月報, 2005.11. GM의 경영악화에도 높은 인건비를 비롯한 고비용구조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2004년 북미 GM의 시간당 노동비용은 73.73달러로서 1996년 44.19달러에 비해 66.8%나 상승하였다. 그동안 GM은 구조조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미국내 종업원수를 감소시켜왔지만 고비용구조로부터 탈피하는 데는 실패하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GM은 다양한 모델의 차량을 개발해왔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개발에도 실패하였고, 이러한 차종개발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였다. 최근 들어 급격한 유가상승으로 에너지효율이 강조되고 있지만 연료가 많이 소요되는 대형차나 SUVs, 미니밴, 픽업 등에 주력해왔고, 하이브리드자동차와 같이 현재 실용화할 수 있는 친환경 자동차의 개발 및 생산에서는 일본 자동차업체에게 크게 뒤쳐지게 되었다. 고비용구조에도 불구하고 품질수준은 여전히 일본 자동차에 비해 뒤져 있고, 최근 들어 한국 자동차에도 추월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GM은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인하나 각종 인센티브 제공 등을 실시하였지만 판매는 크게 늘이지 못하였고, 적자만 누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경영난에 대응한 구조조정 및 부품조달체제의 변화델파이는 파산보호신청을 하면서 경영재건을 위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미국에 있는 45개의 생산거점 중에서 부실이 심한 공장을 정리하거나 매각하고, 인건비를 대폭 감축하며, 의료비 및 연금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65달러에 달하는 시간당 노동비용을 16~18달러로 줄이고(시간당 임금은 27달러에서 9.5달러수준으로), 일시해고시의 급여보증제도를 철폐하며, 연간휴일도 10~12일 정도 줄이는 내용이다. 델파이는 파산신청 직전에 이러한 구조조정 방안을 노조측에 제시하였으나 거부당한 바 있다. 또한 이와 유사한 제안을 지난 10월 말에 노조에 제시하였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뉴욕파산법원에 노동협약을 종료시켜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에 대해 노조측의 반응은 냉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외 근무가 없다면 이러한 임금은 4인 가족기준으로 빈곤계층수준이라는 것이다. GM도 지속적으로 경영재건책 및 비용삭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먼저 노동조합과 합의를 통해 지난해 10월 의료비를 대폭 삭감했다. 종업원의 의료비를 삭감할 뿐만 아니라 퇴직자의료비부담도 축소하여 북미 자동차생산 대당 1,500달러에 달하던 의료비부담을 1,000달러 수준으로 줄였다. 또한 GM은 화이트칼라에 대한 의료비부담률을 종래 27%에서 31%로 올려 의료비용을 감축하였고, 지난 5년간 화이트칼라인력의 30%나 삭감한데 이어 올해도 인력감축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11월 GM의 북미지역 생산능력도 대폭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06~2008년간 생산능력 100만대분과 종업원 3만명을 줄인다는 계획으로 조립공장 4개, 부품공장 5개를 포함한 북미의 12개의 생산거점을 폐쇄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GM은 조달비용을 지속적으로 삭감해 나가고 있다. 2006년에도 연간 850억 달러에 달하는 부품·재료비에서 20억 달러를 삭감할 계획으로 있다. GM은 비용절감의 일환으로 세계적 조달을 강화하여 단독집중조달 및 저비용국 조달로 부품조달체제를 전환하고 있다. GM은 현재 40개국에서 4,000명의 인력이 조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조달체제도 2004년까지 화학부품, 전자부품, 금속부품 등 3개 팀으로 운영하던 것을 2005년부터 외장, 내장, 전자, 공조, 섀시, 파워트레인, 구조·도어 등 7개 팀으로 확대 개편하였다. 조달부품당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다른 프랫폼에 사용되는 부품까지 공용화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특히 세계최적조달을 진행하면서 GM은 중국, 한국, 인도 등에서 조달을 확대할 계획으로 있다. 중국에서는 2009년까지 조달을 100억 달러까지 확대할 계획인데, 이 중 40%는 중국 외 세계 GM계열사에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도 현대모비스와 스티어링부품 조달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GM은 주요 프랫폼의 개발을 주요 지역별로 분담하여 실시할 계획으로 있다. 특히 오펠의 Corsa나 Meriva, Buick의 Sail 등으로 대표되는 GM의 소형차를 생산하는 Gamma 플랫폼은 한국의 GM대우가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또한 콤팩트 크로스오버 자동차를 생산하는 Theta 플랫폼개발에도 GM대우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국내 자동차부품업계의 대응전략델파이와 GM의 구조조정방향은 인건비를 비롯한 노동비용 삭감과 공장폐쇄 등 생산능력감축, 부품조달비용의 절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대대적인 고용비용 삭감을 계획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대로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합의되었던 델파이에서 공급하는 부품의 단가인하계획도 작년 11월 일시적으로 철회되었다. 단가인하로 임금 등 노동계약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파업 등으로 인해 GM의 생산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결국 GM은 중장기적으로 북미 델파이에서의 조달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조정을 시도할 것이고, 델파이도 구조조정을 통해 북미지역 생산을 감축할 것이다. 또한 GM은 북미지역에서의 자동차생산을 축소하는 대신에 생산의 이점이 존재하는 여타지역의 자동차생산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부품조달도 국적과 상관없이 값싸고 질 좋은 업체로 집약화 될 것이다. 이러한 델파이와 GM의 구조조정방향은 국내 자동차부품업체에게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GM의 구조조정으로 한국 GM대우의 역할이 생산뿐만 아니라 개발에서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국내 자동차부품업체가 GM의 글로벌 생산에 편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북미 델파이의 구조조정과 GM의 세계적 조달 확대로 대우계열의 부품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부품업체에게도 GM에 부품을 공급할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내 부품업체들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우려야할 것이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비용이나 품질면에서의 강점을 보다 강화할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기술개발체제를 확립해야할 것이다. 현재 GM과 델파이의 위기는 대부분이 비용조건과 품질수준을 맞추지 못한데서 기인한다. 또한 GM은 세계 40개국에서 부품조달을 실시하고 있고, 이들의 가격 및 품질을 비교하여 최고로 조건이 좋은 기업을 선택하려 하고 있다. 결국 세계적인 품질 및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때에야 GM의 세계적 부품공급업체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단순히 GM대우의 부품공급업체로만 생존할 방법은 없다. GM 전체를 대상으로 공급을 하던지, 전혀 공급을 못하던지 하는 두 가지 중 하나로 귀결될 것이다. GM의 세계적 공급망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능력을 보유해야한다. 모기업이 주는 도면에 의한 생산방식은 더 이상 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의 국제화도 한층 촉진되어야할 것이다. 세계적 공급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술적 문제나 수요처와의 협상 등에서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현재 여타국에 수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GM대우에 납품하는 것도 영어로 된 양식을 작성해야하고 GM대우의 구매담당임원도 외국인인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부품업체의 대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적인 수요에 대응할 정도의 생산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수주를 받을 수 없을 것이고, 연구개발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업규모가 일정규모 이상이 되어야한다. 세계적 경쟁체제하에서는 국내기업끼리의 경쟁은 의미가 없을 것이므로 업체간의 자발적인 인수합병이 이루어는 것이 바람직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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