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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자동차 현황 및 그 미래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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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643회 작성일 06-11-1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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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자동차 현황 및 그 미래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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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범 선임연구원
자동차부품연구원 미래형자동차사업단

1. 서 론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유행이라는 것이 있다.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의/식/주 모든 부분에서 불필요하게 보이는 유행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우리가 입는 옷에는 패션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면서 그 유행의 변화가 실로 변화무쌍하다. 패션이나 스타일하고는 담을 쌓고 사는 필자로서는 그 실체를 잘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보이지 않는 흐름에 의한 어떤 ‘경향’이 있는 듯하다.

근자에 하이브리드 자동차(HEV)가 자동차산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일부에서는 HEV를 과학기술계의 유행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실효성과 시장에서의 성공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HEV의 연비를 정량적으로 정밀하게 측정하여 기존 자동차와 비교하는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고, 세계 6위의 자동차산업국인 우리나라에서도 아직 일반에게 판매되지 않고 있으니, 이러한 의심은 당연한 지적일 것이다.

과연 하이브리드 자동차산업은 한 시대의 유행일까. 변화무쌍한 패션처럼 언젠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될 운명인가. 아니면 아예 세상에 나올 필요가 없는 허황된 기술인가. 필자의 미천한 지식과 짧은 혜안으로 감히 단언하여 말할 수는 없겠지만, 국내외 기술개발 동향과 미래 자동차산업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답을 조심스럽게 내어볼까 한다.

2. 하이브리드 자동차 현황

HEV는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장점만을 모은 것으로, 각각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다른 종(種)으로부터 보완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는 화석연료(가솔린, 디젤)를 연소시켜 필요한 힘을 얻어내는 내연기관(內燃機關)을 장착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순간 큰 힘을 얻을 수도 있고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엄청난 속도로 질주할 수도 있게 되었다. 반면 이 기관이 내뿜는 배기가스로 인하여 대기오염, 지구온난화 등의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내연기관 자동차와 모터 및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 자동차를 결합한 것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기존 자동차는 연료를 엔진에서 연소시켜 화학적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고, 변환된 에너지를 변속기를 통하여 바퀴에 전달하여 적절한 속도로 바퀴를 굴려주는 구조로 되어있다. 이에 비하여 HEV의 구조는 아래 그림 상으로 보아도 훨씬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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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하이브리드 자동차 VS 기존 자동차

(이단 편집 시에도 이 그림은 크게)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 자동차에는 없는 부품들이 몇 가지 있다. 위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모터(Motor), 배터리(Battery), 발전기(Generator), 전력 제어 장치(Power Control Unit; PCU) 그리고 동력 분배/전달 장치(PS) 등은 기존 자동차에는 없거나 다른 형태로 있는 것들이다. 새롭게 추가된 이런 부품들은 배기가스 저감, 연료 효율 향상을 위하여 추가되거나 변형된 것들이다.

HEV가 기존 자동차에 비하여 연료 효율이 좋은 이유는 낭비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기존 자동차는 투입된 연료의 30~40% 정도만을 차량 구동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열과 여러 기계적 마찰로 날려버린다. 우리가 구입하는 연료의 60~70%는 쓸모없이 낭비되는 것이다.

반면 HEV는 배터리, 발전기, 모터와 이를 제어하는 복잡한 제어장치를 통하여 낭비되는 에너지를 최대한 배터리로 끌어 모아서 이를 차량 구동에 다시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자동차에 비하여 연료 효율이 높다. (HEV는 브레이크를 밟으면 모터를 바퀴와 연결시켜 강제로 돌려주며, 이때 나오는 전기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함.) 다소 단순한 설명이기는 하지만 HEV의 특성은 바로 에너지 사용의 효율화(최적화)에 있다.

이러한 장점이 있는 HEV 개발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그 원리와 장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다. 일본에서는 이미 1960년대에 버스와 승용차에 가스 터빈을 사용하는 HEV를 개발하였고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하이브리드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고효율의 새로운 동력시스템을 만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과거의 HEV는 비싼 가격과 전기, 전자 기술의 부족으로 본격적인 상용화에는 실패하였다.

■ 하이브리드 자동차 동향

1997년 도요타 자동차는 자신들의 기술을 프리우스(PRIUS)라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HEV를 통하여 전세계에 과시하였다. 전기, 전자 기술의 발전으로 배터리, 모터 등 새로운 부품들을 자동차에 저렴하게 장착할 수 있게 됨으로써 본격적인 상용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도요타의 프리우스는 기존 자동차 대비 50% 이상의 연료 효율 향상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과 일반 자동차보다 그리 비싸지 않게 양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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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도요타 프리우스 HEV

도요타의 프리우스 출시 이후 이에 자극을 받은 다른 회사들도 앞 다투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상용화에 뛰어들었다. 혼다 자동차는 인사이트, 시빅, 어코드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 중이고 포드 자동차 역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 중이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를 포함하여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2006년에서 2008년 사이에 다수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시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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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하이브리드 자동차 동향

■ 하이브리드 자동차 핵심 부품 동향

HEV는 고전압 대전류 전기 시스템이 장착되는 특성으로 인하여 기존 자동차의 핵심 부품 외에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장, 변환, 관리/분배하는 부품들이 추가되며 고전압 특성에 맞는 전장 부품들을 필요로 한다. 아래 그림은 HEV의 핵심 부품 및 시스템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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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HEV 핵심 부품 및 시스템

HEV 핵심 부품 동향은 완성차와는 달리 시장 주체가 다양하지 않고, 대부분의 기술을 일본 업체가 보유하고 있다. 구동 모터의 경우에는 각국이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배터리 기술은 Panasonic, Sanyo 등이 가장 앞서 있으며 고전압 전장 부품 분야 역시 TDK, Yazaki, Sumitomo, Tyco, Matsushita 등 일본 기업들이 기술과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Siemens, Continental Teves, Bosch 등이 핵심 부품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유럽 완성차업체의 HEV 본격 상용화 일정에 따라 시장 진출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HEV 핵심 부품 기술은 도요다와 혼다의 협력 부품업체들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부품 조달을 위한 주요 메이저 완성차업체 간의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3.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단상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핵심 부품 동향에 대하여 간단히 알아보았다. 상세한 동향을 기술하기엔 지면이 부족하여 생략하겠다. 중요한 점은 일본이 완성차, 부품 모든 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것이며 자동차 왕국 미국도 이 부분에서는 일본의 기술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는 독자 개발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이 갖는 의미와 미래 전망에 대해서 논해보고자 한다. 우선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몇 가지 사안에 대하여 그 본질을 논의해 보도록 하자.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것들의 대부분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이 과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집중된다.

■ HEV VS 디젤 자동차

논의의 처음은 HEV와 디젤 자동차의 비교이다. 강력한 출력을 낼 수 있지만 사용하는 연료의 특성으로 인하여 고속 운전이 어렵고 매연 등 배기가스 특성이 나쁜 디젤 엔진이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기술에 힘입어 고효율 청정엔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형 HEV의 경우 하이브리드화에 따른 연비는 18~28km/l 정도이고 소형 디젤 승용차의 경우 16~24km/l 정도의 연비를 보여준다. 제법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HEV의 가격 상승 요인(동급 디젤 승용차 대비 두 배 이상)을 고려한다면 아직까지는 상품으로써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Stop&Go 기능이 있는 디젤 승용차의 경우 연비 측면에서는 HEV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굳이 하이브리드 제품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반대 의견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디젤 엔진의 배기가스 문제이다. DPF를 장착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배기가스 문제를 완전히 없앨 수 없을뿐더러, DPF 장착에 따른 가격 상승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의 배기가스 유해성 논란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언젠가는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이 문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가격을 어느 정도까지 다운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가격에 대한 논의는 아래에서 다시 하도록 하겠다.

■ HEV VS 연료전지 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같이 언급되는 미래 자동차 기술의 대표 격이 바로 연료전지 자동차(Fuel Cell Vehicle; FCV)이다. 근래의 기술 개발 동향을 분석해 보면, 자동차 왕국 미국은 연료전지 자동차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일본에게 뒤진 하이브리드 기술보다는 연료전지 기술에 전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현재 시점에서 HEV와 FCV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당연히 HEV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런 생각의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수소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제도의 정비 문제이다. 수소 인프라 구축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며 수소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인력 양성과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위와 관련하여 연료로서의 수소의 가격이 지금의 연료보다 저렴할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수소는 자연 상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에너지를 사용하여 만들어 내야하며, 만들어진 수소를 일반에게 공급하기 위한 모든 절차가 기존의 연료보다 고비용일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연료전지 스택의 가격, 즉 FCV의 가격이 어느 정도까지 내려올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이 부분은 HEV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지만, 현재 상황에서의 그 가격의 레벨이 너무나 다르다.

반대 주장도 있다. FCV는 시장 필요성 또는 시장의 선택에 의하여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고갈될 석유 자원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선택되어야 한다는 것과 HEV와는 달리 완전 무공해 자동차라는 것이다. (수소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를 청정 방식으로 조달할 수만 있다면.)

여러 주장을 종합하면, 결국 미래에는 FCV 형태의 자동차가 시장을 장악할 것이 확실하다. FCV 형태의 자동차라는 것은 곧 무공해 청정 자동차를 의미한다. 그 구체적인 형태가 수소와 스택을 사용하는 연료전지 자동차가 될 것인지, 수소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될 것인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전혀 새로운 무공해 연료가 사용될 것인지는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 미래의 일이기 때문이다.

■ HEV VS 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의 매력은 무공해 청정 자동차이면서 기존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런 점에서 전기자동차가 유일한 대안임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매우 높다. (더운 여름철에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면 전력 공급이 부족해져서 산업 현장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뉴스를 자주 듣는다. 1000만대가 넘는 차량이 주행에 필요한 전기 에너지를 요구한다면 국가적으로 발전소 등의 인프라를 추가로 더 지어야 할 것이다. 이 발전소에 들어가는 연료는 청정 연료인가?)

전기자동차가 갖는 이러한 매력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으로 해결되어야할 큰 문제가 하나 있다.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의 용량과 충/방전 속도이다. 지금의 자동차와 비교하자면, 5분 이내에 충전이 가능하고 운전자가 요구하는 파워를 순간적으로 방출할 수 있어야 하며, 한번 충전으로 500Km 이상은 주행이 가능해야 한다. 지금의 기술로는 어려운 점들이 너무 많다.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 자동차가 대안으로 관심 받는 이유는 외부에서 빠른 시간 내에 연료를 주입하는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전기에너지를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양을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 전기자동차는 궁극적인 이상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4. 결 론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가격 즉 기존 자동차와의 가격 차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가격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내려올 수 있을까. 이것은 곧 추가되는 구동 모터, 배터리, 전력 전장 부품들의 가격이 대량 생산으로 인하여 얼마까지 하락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같은 의미이다.

지금까지의 여러 예측 자료들을 종합하면 이 수치는 약 3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즉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 자동차보다 30% 비싼 상태에서 경쟁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30%의 차액은 에너지 저감 비용과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여러 지원 정책을 고려한다면 일반 소비자들에게 설득력 있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시점에서는 고효율 디젤 자동차가 가격대비 효율이 가장 좋은 선택일 것이고, 점진적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가격이 다운되면서 시장을 분할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래에는 완전 무공해 자동차가 거리를 주행할 것이 확실하지만 그 구동 방식이 전기자동차 형태일 것이라는 것 외에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은 ‘유행’이 아니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무공해 전기자동차 기술이 우리가 확보해야할 궁극적인 형태라면, HEV에 적용되는 고전압 전기시스템 기술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 점진적으로 기술을 확보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자체를 무공해화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 전체에서 필요한 전기에너지를 무공해 방식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