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리콜, 국내 자동차부품 對美 수출엔 기회
- Ford, GM 판매 약진으로, 한국 자동차부품 주문량 증가
- 단가 인하 압력은 완화,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 새로운 경쟁 시대 예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 이정선 과장
도요타 리콜 사태가 국내 자동차부품의 미국 시장 진출에 기회가 되고 있다. 도요타 리콜 사태로 포드, GM 등이 주요 수혜자로 부상하면서 한국 자동차부품 구매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이다.
포드, GM 납품 국내 부품 증가
KOTRA가 지난 3월 초, 미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부품업체 20개사에 대한 설문 조사와 미국 자동차산업 분야 전문가 4명에 대해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발간한 “도요타 리콜 사태의 국내 자동차부품업계 대미 수출 영향분석”에 따르면, 65%인 13개사가 도요타 사태 이후 납품 물량이 증가했다고 대답했다.
증가한 이유로는 포드와 GM 및 이들에게 납품하는 1,2차 납품업체로부터의 부품 주문량 증가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도요타 리콜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친 올 1월부터 3월까지의 자동차 메이커별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증가율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중소형차 인기 판매에 힘입어, 3월까지 포드의 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7.7%나 증가하며, 도요타를 제치고 미국 판매 2위로 올라섰다.
< 2010년 1~3월 미국시장 자동차 제조업체별 판매 현황 >
2010년 1~3월 미국시장 자동차 제조업체별 판매 현황제조업체 명 | 2010년 1~3월 누적 판매량 |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
---|
GM | 475,253 | 16.8 |
---|
Ford | 427,702 | 37.7 |
---|
Chrysler | 234,215 | -5.3 |
---|
Toyota | 385,686 | 7.2 |
---|
Honda | 256,412 | 11.0 |
---|
Nissan | 228,229 | 30.6 |
---|
Hyundai | 111,509 | 16.3 |
---|
Kia | 76,697 | 11.3 |
---|
VW | 58,283 | 38.4 |
---|
자료원 : Wall Street Journal
또한 올 1,2월 동안 우리 자동차부품의 미국 시장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9.2%나 증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해왔던 점에 비춰보면, 엄청난 증가율이다.
< 자동차부품 대미 수출액 추이 (2005~2010.2) >
자동차부품 대미 수출액 추이 (2005~2010.2)연도 | 對美 수출 | 연도 | 對美 수출 |
---|
금액(U$백만) | 증가율(%) | 금액(U$백만) | 증가율(%) |
---|
2005 | 2,101 | 83.8 | 2008 | 2,704 | -4.9 |
2006 | 2,591 | 23.3 | 2009 | 2,131 | -21.2 |
2007 | 2,843 | 9.7 | 2010.1~2 | 550 | 199.2 |
주: MTI 742(자동차부품) 기준
자료원 : kita.net
현지에 진출해 있는 브레이크 부품 납품업체 A사 관계자는 “올 1~3월 포드로부터의 주문 물량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서스펜션 납품 업체 T사 관계자도 “포드로부터의 물량이 증가하면서 가장 큰 바이어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이크 패드를 납품하는 K사 관계자는 “GM으로부터 주문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자동차시장의 전반적인 회복으로 납품 물량이 더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가 인하 압력은 완화, 품질 경쟁시대 열릴 것
한편, 도요타 리콜 사태는 자동차부품 시장에 새로운 품질 경쟁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단가 인하 압력으로 인해 품질 저하 우려가 커짐에 따라, 완성차업체로부터의 납품 단가 인하 압력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일례로, 올 한해 현대,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은 납품 단가를 인하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의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이 개선되고 부품 개발 투자도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안전 의식 제고로 자동차부품업계의 자발적인 품질 제고 노력과 함께, 완성차 제조업체로부터도 품질 요건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정부의 차량 안전성 규제도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KOTRA가 보고서에서 인용한 미시간대 교수이자 ‘The Toyota Way’ 저자인 Jeffrey K. Liker 교수도 “도요타 사태로 부품 품질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부품 가격 인하압력은 다소 감소하겠지만, 부품 품질 관리 요건은 강화될 것”이라며, “이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경쟁 시대의 예고”로 해석했다.
캐나다전기자동차산업협회 Electric Mobility Canada 의 Mr. Al Cromier 회장도 Liker 교수와 같은 맥락에서 “기존 납품 업체에 대한 안전성 테스트 요구가 증가할 것이며, 이번에 문제가 된 가속페달, 에어백, 전자식 제어장치 등에 대한 납품 요건이 특히 강화될 것”이라며 보다 구체적으로 업계 판도 변화를 내다봤다.
순수 전기자동차 연구 개발 탄력 받을 전망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HEV; Hybrid Electronic Vehicle)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프리우스 리콜로 인해 순수 전기자동차(EV; Electronic Vehicle) 연구 개발에 좀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금번 리콜사태에서 발견된 제동장치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연비가 희생되면, 자동차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보다 순수 전기자동차에 더욱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된다면, 순수 전기자동차에 장착되는 2차 전지 생산 국내 업계에도 수혜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