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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전자화에 따른 부품업체와 완성차업체와의 협력관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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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157회 작성일 10-06-0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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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전자화에 따른 부품업체와 완성차업체와의 협력관계 변화

박정규 선임연구위원 박정규 선임연구위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자동차의 전자화는 1970년대 초 대기 오염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목적으로 제정된 미국 캘리포니아의 마스키법을 시작으로 본격화되었다. 이전까지 차량에 장착된 전자부품은 헤드라이트, 점화장치 등 기본적인 주행 기능을 위한 부품이었다. 하지만, 마스키법과 오일쇼크 이후 엔진의 전자제어를 통한 연비향상을 목적으로 전자부품이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의 전자화가 급속히 진행되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안전성, 쾌적성 향상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전자부품이 차량에 장착되기 시작했다. 에어컨, 전자제어 변속기(AT), ABS, 전자제어 서스펜션, 에어백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 2000년대 들어서는 네비게이션 등 정보 통신 시스템이 차량에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최근에는 다시 환경규제와 연비향상을 목적으로 하이브리드차(HEV), 전기차(EV)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자동차의 전자화는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종래의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부품업체와 완성차업체 간의 협력관계가 전자부품 나름대로의 특성이 반영되면서 양자간의 협력 관계도 서로 변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차량용 전자 시스템 시장의 확대 동향과 최근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차량용 전자부품업체와 완성차업체 간의 협력관계 변화를 검토한다. 이를 통해 향후 하이브리드 자동차 및 전기자동차로 인해 더욱 가속화 될 전자부품업체와의 협력관계 구축에 참고하고자 한다.

차량용 전자부품 탑재의 확대와 차량의 복잡화

차량용 전자시스템 시장을 분석하기에 앞서 ‘차량용 전자시스템’의 범위에 대해 살펴보자. 1970년대부터 탑재되기 시작된 차량용 전자시스템은 당초 크게 센서(Senor), ECU, 액츄에이터(Actuator)로 구분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전자부품간 통신 기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소위 신체의 신경망에 해당하는 ‘와이어 하니스(Wire Harness)’를 포함한 4가지 영역으로 차량용 전자시스템이 구성된다(그림1 참조). 한편,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에서는 내연기관 이외의 새로운 에너지 공급원인 배터리 및 배터리 제어시스템이 새로운 주요 영역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림1> 자동차용 전자시스템 개념도 차량용 전자부품분야의 범위 확대와 함께 이중에서 특히 전자제어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ECU의 탑재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다. 일본 자동차산업 전문 조사기관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ECU의 차량 1대당 평균 탑재수는 1980년대 8~10개 정도였으나, 2005년에는 약 37개 정도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편의, 쾌적 사양에 많이 적용되는 고급차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해져 2008년에 발매된 도요타의 ‘크라운’은 약 75개의 ECU가 탑재되었으며, 2006년 렉서스 LS460의 경우 ECU를 줄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100개가 넘는 ECU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CU의 증가와 함께 MCU(Micro Computer Unit)의 수도 1980년 8개 수준에서 2005년 평균 37개 수준으로 늘어났다(그림2 참조). <그림2> 차량 탑재용 마이크로칩유닛(MCU) 탑재수 한편, 소프트웨어 내용의 규모를 프로그램 소스 코드의 행수(行數)를 통해 전자부품의 기능 증가를 살펴보자. 1995년에 차량 전체에 탑재된 소프트웨어 행수는 50만행(Line)수준이었다. 하지만 점점 프로그램의 규모가 방대해져, 2005년에는 500만행, 2010년에는 3000만행에 이르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에는 ECU 개발을 위한 전체 개발공수(man hours) 중 약 80%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소요되고 있는 정도이다(표1 참조). 이와 같이 ECU와 소프트웨어 규모의 급속한 증가는 편의, 안전, 환경 등 최근 차량에 요구되는 기능이 증가된 것과 깊은 관계가 있지만 이로 인해 차량 내부의 복잡성(Complexity)이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복잡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차량용 전자부품의 개발 시 개별 부품의 성능, 품질 뿐만 아니라 타 부품과의 상호 관계도 중요해지기 때문에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 간 한층 더 긴밀한 관계가 불가피해 질 것으로 보인다. <표1> 엔진제어 및 차량제어용 프로그램 행수 (단위:만)
엔진제어 및 차량제어용 프로그램 행수
구분1995년2000년2005년2010년(추정)
파워트레인1025100700
차량전체 501005003000
자료 : 총합기술연구소(2005)

차량용 전자부품 시장 규모의 확대

차량용 전자부품의 탑재가 증가하면서 전자부품 시장의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주요 차량용 전자부품 22개 품목1) (그림3 참조)의 시장 규모는 1995년에는 3700억엔, 2005년에는 1조 334억엔, 2010년에는 1조 242억엔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의 시장 규모는 2000년 대비 약 3배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정보통신 분야가 가장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보통신 분야는 2000년 1960억엔 규모에서 2010년 9164억엔으로 3.6배나 증가하면서 전체 시장 규모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표2 참조). 반면, 1995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엔진 제어 분야는 오히려 점차 축소되어 2010년 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엔진 제어 분야가 반도체 가격의 하락과 엔진 제어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그 무게 중심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샤시 제어, 안전/쾌적 제어(소위 차체제어) 분야는 안정적으로 시장이 확대되어 왔지만 향후에는 절대적 액수 및 상대적 비율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림3> 자동차 전자부품의 제품군1) 차량용 전자부품 22개 품목은 엔진제어(가솔린 및 디젤), 전자제어 AT/CVT, 전자제어 서스펜션, ABS, TCS, 전자제어4WS, 전자제어 4WD, 계측관련 전기 전자부품 및 전장품 중 카오디오, 냉방장치, 엔진제어, 전자제어 서스펜션, 에어백, 내비게이션 등임 <표1> 엔진제어 및 차량제어용 프로그램 행수 (단위:만)
엔진제어 및 차량제어용 프로그램 행수
구분1995년2000년2005년2010년(예상)
엔진제어125,000(33.8%) 63.570 (15.1%)89,080 (8.6%)89,433 (7.2%)
샤시제어 65,000(17.6%)92.480 (21.9%)135,132 (13.1%)126,670 (10.2%)
안정/쾌적제어95,000(25.7%)69.530 (16.5%)115,443 (11.2%)109,040 (8.8%)
정보통신85,000(25.7%)196,735 (46.6%)693,700 (67.1%)916,460 (73.8%)
합계370,000422,3151,033,3551,242,120
자료 : 총합기술연구소(2005)

완성차업체와 전자부품업체와의 협력관계 변화

자동차 가격에서 전자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소형차의 경우 10~15% 정도, 고급차에서는 20~30%,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는 47%에 이르고 있다. 특히 고급 승용차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전자부품의 비율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전자부품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면서 개발단계에서 완성차업체와 전자부품업체 간의 협력관계는 다른 기계 부품업체와의 관계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산업 연구단체인 동경대학 모노즈쿠리 연구센터의 전자화에 따른 부품업체와 완성차업체 간의 협력관계의 연구 조사를 살펴보자. 먼저, 전자부품업체와 일반 부품업체가 완성차업체와 거래하는 방식의 비교 결과를 살펴보자(그림4). 우선 완성차업체가 개발 사양을 제시하고 부품업체가 전적으로 개발을 담당하는 거래방식인 승인도 방식의 경우 기존 다른 부품업체보다 전자부품업체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계의 승인도 방식 적용이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높음을 감안할 때 부품업체가 개발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그림4> 전자부품업체와 일반 부품업체와의 거래방식 비교 또한 부품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개발능력을 염두에 둔 방식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개발 경쟁을 통해 그 성과를 가지고 부품업체를 선정하는 개발경쟁방식을 적용하는 비율이 전자부품업체들의 경우 81%에 이르는 반면, 일반 부품업체들은 64.3%에 그치고 있다(그림5 참조). 한편, 가격을 중시한 입찰방식은 전자부품업체들이 4.8%에 그친 반면, 일반 부품업체들은 11.9%로 나타나고 있다. 나아가 빠르게 변하는 신기술의 적용이 중요한 전자부품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1사에 집중적으로 발주하고 지속적으로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1사 발주방식도 9.5%로, 일반 부품업체의 23.8%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부품업체와 안정적인 거래관계 구축을 통해 비용절감과 품질 확보 등을 추구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크게 차별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5> 부품업체 선정 방식 전자부품업체의 경쟁요소도 일반 부품업체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전자부품업체들의 핵심 경쟁요소로는 기존기술의 단순한 개선에 멈추지 않고, 새로운 부품 기술 또는 새로운 컨셉 부품을 제안, 개발하는 능력이 71%로 월등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그림6 참조). 반면, 공정개선을 통한 원가절감 능력이나 설계 개선을 통한 원가절감 능력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 부품업체들의 경우 새로운 부품 기술이나 컨셉 제안 능력의 중요성이 역시 가장 높긴 하지만 공정 및 설계 개선을 통한 원가절감 능력도 비슷한 수준으로 요구되고 있다. 이것은 전자부품업체들의 경쟁력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이노베이션임을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림6> 부품업체의 경쟁 요소 그러면, 전자부품업체가 완성차업체와 어떤 단계에서부터 제품 개발에 공동 연구 참가하는지를 알아보자(그림7 참조).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자업체의 경우 탑재 모델을 지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컨셉의 부품이나 모듈, 혹은 신규요소기술(신소재 등)을 연구하는 단계가 48%임에 비해 기존 기계 부품은 20%이었다. 탑재할 대상 차량을 지정하지만 기존 기술의 개선에 머물지 않은 신규기술이나 새로운 개념이 도입된 부품을 개발할 수 있는 시점이 부품업체의 경우 29%임에 비해 기존 부품업체는 44%이다. 한편, 기존 기술을 기반으로 개선을 하는 통상적인 부품 개발 프로젝트 단계에서의 참가가 전자부품업체의 경우 14%임에 비해 기존 부품업체는 30%로 큰 비율을 나타내었다. <그림7> 부품업체의 개발 참여 시기

결 론

이상의 결과를 정리하면 전자부품업체가 기존의 기계 부품업체에 비해 대여도면 방식을 이용하는 비율이 낮고, 보다 높은 비율의 개발 공수(Man Hour)를 담당하며,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때에는 경쟁방식에 의한 개발과 함께, 높은 이노베이션 능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전기부품업체 쪽이 기존 부품업체에 비해 제품 컨셉트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만한 선행개발 프로젝트에 참가할 비율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 자동차 전자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자동차업체가 필요로 하는 고도의 전자기술을 완성차업체가 모두 생산하기란 어렵다. 그리고 자동차업체가 요구하는 수준의 차량용 전자부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회사 또한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차량용 전자부품업체는 위와 같이 변화하는 협력관계의 충분한 이해를 통해 자동차의 전자화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