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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시대의 자동차부품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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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ICA
댓글 0건 조회 538회 작성일 07-08-0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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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시대의 자동차부품산업

고문수 전무이사
고문수 전무이사/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WTO 체제에 대한 실망감으로 FTA 추세가 범세계적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나라로서는 해외 주요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서는 FTA라는 국제적인 대세에 편승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 2004년 4월 1일 한·칠레 FTA가 처음으로 발효되었고, 2006년 3월 2일 싱가포르와 FTA가 발효된데 이어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EFTA(유럽자유무역연합) 4개국과의 FTA가 2006년 9월 1일 발효되었으며, 이번 7월 1일부터는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ASEAN 국가들과의 FTA가 발효되게 된다. 또한 이보다 더 국내 각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미국과의 FTA가 지난 4월2일 극적으로 타결됨으로써 우리 자동차산업은 이미 무한자유경쟁시대에 돌입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산업의 현황

1955년 태동한 우리의 자동차산업은 2006년 1차 협력업체 종업원 수만 약 32만여명, 매출액 46조원 규모로 성장하였고, 10년 무역수지 연속 흑자를 달성함으로써 우리나라 국가경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핵심 부품·소재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자동차 부품산업계 매출액 추이 > (단위 : 억원)
연도매출실적전년대비증감율
OEM A/S수출 합계
2004292,361 20,46552,812 365,638 14.1%
2005326,834 22,87867,610417,322 14.1%
2006360,00423,400 76,704 460,108 10.3%

특히 자동차부품 수출은 지난 2003년부터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2006년에는 2005년보다 21%가 증가한 102억3천만불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였고, 금년에는 128억불 수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환율 하락,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 등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 낙관만은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對세계 자동차부품 수출입 추이 > (단위 : 백만U$)
 20042005 2006 2007(예상)
수출 5,925(40.2%) 8,453(42.7%)10,230(21.0%)12,800(25.5%)
수입2,761(15.8%) 3,006(7.7%)3,394(12.9%)3,800(12.0%)
무역수지3,134 5,4476,8369,000
주) ( )는 전년대비 증감률임.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산업의 문제점과 FTA시대 대응 방안

자동차산업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부품산업도 강하다. 그러나 Automotive News에서 발표한 2005년도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 현황(OEM 매출액을 기준)을 살펴보면 미국, 일본, 독일 등 자동차 강국들은 적어도 20개 이상의 글로벌 부품업체를 보유한 반면, 우리나라는 현대모비스(25위)와 만도(84위)만이 순위에 올랐을 뿐이다. 비록 자료에 위아, 한라공조, 한국델파이 등이 누락되어 있기는 하지만,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이에 걸맞는 세계적인 규모의 부품업체 수가 이처럼 적다는 것은 국내 자동차산업이 기형적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자동차 부품업체는 규모의 대형화와 전문화를 통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글로벌화를 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경쟁 또는 동종업체간 전략적인 협력과 제휴를 도모함으로써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둘째로는 부품업계의 독자적인 기술개발능력 확보가 중요하다. 아직까지 대다수 우리 부품업체의 기술개발은 주로 완성차업체의 주도 하에 이루어지고 있거나 외국 선진업체의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 현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최근 전자분야나 신기술에 적극 대응했던 일본의 덴소(전자, 디젤기술), 미국의 Arvin Meritor(상용차용 매연저감장치), 독일의 컨티넨탈(안전조향장치부품) 등이 전년 대비 큰 매출 성장세를 실현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기술개발을 위한 부품업계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와 사명감이 필요하며, 업계 평균 2%를 겨우 상회하는 현재 R&D 투자비율을 선진국 부품업체 수준(4% 이상)으로 확대하여야 하며, 향후 세계 자동차산업을 주도할 미래형자동차(하이브리드 및 연료전지 자동차) 기술개발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셋째로는 이렇게 부품업계의 R&D 투자비율 확대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영업이익률 개선이 절실하다. 2006년도 902개 1차 협력업체 중 485개사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의 평균이익률은 5.3%인데 반해 우리 자동차 부품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05년도보다도 0.7% 감소한 4.6%를 차지하였다. 전체의 90%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 부품업체의 경우에는 더욱 그 상황이 절박하여 고작 3.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였고, 부품업계 평균 영업이익률보다 낮은 업체가 271개사, 영업손실을 기록한 업체도 59개사나 되었다. 이와 같이 최근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환율하락, 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과 더불어 완성차업체의 납품단가 인하요구(CR), 노조의 무분별한 임금인상 요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부품업체로서는 공정개선, 원자재 도입선 다변화 등을 통해 내적인 원가절감활동을 확대 전개해야 하고, 완성차업체는 부품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여 적정한 수준의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할 필요가 있으며, 노사가 화합하여 ‘이보(二步) 전진을 위한 일보(一步) 후퇴’를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넷째로 국내납품 위주의 기반에서 탈피하기 위한 적극적인 수출 신시장 개척 노력이 필요하다. 2006년도 부품업계 수출 비중은 매출액의 약 17%에 불과했지만 이를 약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의 FTA 흐름을 잘 파악하여 해외 선진업체들과의 경쟁에 대비할 수 있는 적절한 수출전략을 수립하고, 신시장 개척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미국의 Big 3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이미 타결된 한·미 FTA와 이제 막 협상을 개시한 한·EU 발효 후 한국 부품의 조달을 늘릴 예정이라고 전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국가의 업체들과 투자유치 및 기술협력을 통해 첨단기술과 선진 생산공정을 도입하는 방법도 고려할만 하며, 이를 위해 우리 정부도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의 품질 및 기술력 향상을 위해 정책적으로 품질 및 기술지원 사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맺음말

최근 우리 정부는 한·미 FTA 이후에도 EU, 캐나다, 인도, 중국 등과 FTA 또는 이에 준하는 자유무역협상을 개시했거나 이미 준비단계에 착수했다. 일부에서 급속한 우리 정부의 FTA 추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이제 FTA 추진은 불가피한 우리의 선택이며 도전과제임을 인식하고, 이를 통해 한국의 자유무역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하고, 대외신인도를 개선할 수 있는 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수년 내 자동차부품 200억불 수출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계로서는 FTA가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그 만큼의 성과를 일궈내기 위해서는 FTA 협상에 대비한 충분한 사전검토와 적절한 협상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우리의 취약 부분인 친환경 미래형자동차 부품개발을 위한 선진 업체들의 기술이전 유도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 정부도 중소기업의 자동차부품 수출확대를 위한 업계의 의견을 적극 정책 수립에 반영해야 하고, 기술개발 및 시설투자자금 등 각종 자금지원을 확대하여 부품업체들이 기술적인 자립을 이루고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을 확보함으로써 FTA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